모든 것을 인터넷에, 시스코 '만물 인터넷' 비전 제시

이상우 lswoo@itdonga.com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된 환경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유선인터넷과 PC가 필수였지만, 지금은 이동통신망과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고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다음에는 무엇이 등장할까? 많은 전문가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를 꼽는다. IoT란 인간, 사물, 서비스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말한다. 손목에 차면 운동량이나 운동 시간, 소모 열량 등을 계산해 이 정보를 웹 페이지에서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액세서리,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병원에 신고해주는 자동차 등 IoT는 부지불식간에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 교통정보, 주차장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지능형 전광판 등 IoT 적용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 시스코가 지향하는 미래는 이 IoT를 넘어선 IoE(Internet of Everything, 만물 인터넷)다. IoE는 사물을 단순히 인터넷에 연결해 통신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사물 자체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어떤 데이터를 서로 연결해야 하는지 사물 스스로 통찰하고, 이렇게 정리한 정보를 사람에게 전달해준다는 개념이다. 여기서는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 처리 과정이나, 정보를 수용하는 사람 등 관련 있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

시스코 존 아포스톨로폴로스(Jhon Apostolopoulos) CTO는 "이전까지 유통업체는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광고 전단을 활용해왔다. 반면 IoE를 활용하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스마트폰에 필요한 정보만 전달할 수 있다. 타겟을 정하지 않고 모두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광고 전단과 달리 IoE는 특정 타겟을 위한 정보를 보낼 수 있다"며 IoE의 활용 사례를 들었다.

시스코 존 아포스톨로폴로스 CTO
시스코 존 아포스톨로폴로스 CTO

또한, 그는 IoE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요 기술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의 통합 관리다. 클라우드는 크게 3가지 형태로 운용된다. 기업 내부에 독자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아마존이나 구글 등의 서비스 제공자가 공급하는 클라우드를 대여해 운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이 두 가지를 혼합해 운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이다.

최근 기업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추세다. 업무를 사내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처리할 수 있으며, 미션 크리티컬 등의 특수 상황에 대비할 수도 있다. 특히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이 때 여러 곳에 흩어진 데이터나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해 분석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스코가 제안하는 통합 관리는 시스템 개방형 클라우드인 '인터클라우드(InterCloud)다. 시스코 관계자는 "개방형 클라우드는 IoE 환경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IoE는 기본적으로 수십억 개의 장비가 네트워크에 연결돼야 하는데, 만약 특정 벤더의 클라우드에 묶인다면 엔드 포인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통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스코 데이브 웨스트 CTO
시스코 데이브 웨스트 CTO

데이터를 처리하는 위치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SaaS의 경우 인터넷에 항상 연결돼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IoE는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기 때문에 항상 인터넷에 연결될 필요가 없다. 즉 서버에서 이뤄지는 빅데이터 분석을 사물 단위까지 내리고, 여기서 발생한 데이터를 추려 의미 있는 정보만을 서버로 보낸다.

*SaaS 사용자가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 상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시스코는 IoE를 위한 아키텍처를 새로 만들었다. 이른바 '포그(fog) 컴퓨팅'이다. 구름(클라우드)의 일부를 땅에 내린다는 의미다. 엔드포인트에서 센서를 통해 모은 정보를 포그 컴퓨팅 단에서 처리해, 의미 있는 데이터만을 최상단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로 보낸다. 즉 쓸모없는 데이터를 한번 걸러내는 셈이다.

시스코 코리아 정경원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의 수는 500억 개에 이를 것이며, 이제는 IoE 시대를 맞아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며, "시스코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 부분 준비를 마친 만큼, 기업과 정부는 개인에게까지 IoE를 위한 현실적인 기술 로드맵과 구체적인 기술 방안까지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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