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섹슈얼 네트워크 서비스'인가요?

이상우 lswoo@itdonga.com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온라인 상에서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더 넓은 인맥을 만들고, 개인의 정보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SNS가 음란물 유통의 온상이 되고 있다. 소셜(Social)이 아니라 섹슈얼(Sexual)이라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게시물 자체가 음란물인 경우는 드물다. 약간 노출이 과하지만, 적법한 수준의 콘텐츠라는 의미다. 문제는 해당 게시물에 함께 노출된 광고 링크다. 상당수 링크가 최음제, 성인용품, 성매매 관련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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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나 재미있는 자료를 주로 다뤄 페이지 구독자를 늘린 뒤, '광고주'를 구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좋은 정보인 줄 알고 페이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의도치 않았더라도 성인광고를 자신의 친구에게 전달하는 셈이다.

심지어 '야동'에서 노출이 없는 부분만 보여준 뒤, 계속 보려면 링크를 눌러 성인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페이지도 있다. 이런 동영상 게시물은 페이스북 규정상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불쾌함을 느낀 사용자가 신고해도 차단되지 않을 수 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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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이스북의 음란물에 관한 규정은 명백하다. 음란물 콘텐츠와 미성년자가 관련된,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에 대해 엄격히 제재한다. 또한 나체 이미지 게시에 대해서도 제한을 가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콘텐츠 자체의 음란성은 낮다. 하지만 콘텐츠에 붙어있는, 질나쁜 사설 광고도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트위터는 상황이 심각하다. 이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쳐 날뛰고 있다'. 여성(물론 남자도)이 나체 상태로 자신의 특정 부위를 찍어 트위터에 게시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욕설을 해달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를 본 팔로워(해당 계정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환호하면서 더 수위가 높은 사진을 요구한다. 인용하기도 낯뜨거운, 성적인 욕설도 함께...

이런 사진은 성인 커뮤니티에서 가져온 타인의 사진이 아니라, 진짜 본인 사진이다. 이들은 '인증(본인임을 밝히는 일)'을 통해 실제 본인임을 밝힌다. 과거에는 이런 음란물 대부분이 상대방을 몰래 촬영해 올린 경우였지만, 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자체 생산'되고 있다. 바인이나 텔리 등 트위터와 연동되는 동영상 앱은 무료 성인 콘텐츠를 더 풍족(?)하게 해준다.

충격적인 것은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 중에는 10대도 있다. 정말 10대냐고 물으니 '맞으니까 자꾸 물으면 차단한다'고 답한다. 이들에게는 보통 수천~수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 팔로워가 되면 해당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오프'라고 불리는 즉석 만남까지 갖는 사람도 있다. 성관계를 맺은 뒤 후기까지 남긴다. 물론 젊은 남녀가 만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0대는 더 위험하다.

트위터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니터링 요원을 통해 음란 게시물을 발견하면 사용자 동의 없이 해당 계정을 차단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모든 음란물을 차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만약 사용자가 게시물을 신고한다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게다가 차단 후에도 새로운 계정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 가입 시 별다른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아, 차단당하더라도 새로운 계정을 만들 수 있다. 그만큼 단속에 어려움이 따른다.

자체 단속에는 한계가… 자정 노력과 관심이 필요

지난해 6월, 서울지방경찰청이 SNS 음란물을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청소년을 포함 총 43명을 검거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이 중 몇 명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대응도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음란물 규정이 외국과 한국이 동일하다. 그런데, 외국은 '포르노'가 합법적인 사업이다. 즉, 우리가 '음란물'이라고 생각한 자료를 외국에서는 예술로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런 문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커뮤니티나 개인 블로그 등 인터넷 전반에 걸친 문제다. 예를 들어 네이버 등의 국내 사업자는 이런 자료를 필터링하고 성인인증을 거친 사용자에게만 보여주지만, 외국 사업자인 구글은 이런 과정 없이 모든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정서의 차이고 문화의 차이다.

현실적인 해결방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관계기관(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지속적인 단속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트위터 관계자는 사용자의 신고가 있을 때 해당 문제에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사용자의 자발적 신고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만약 이런 자료로 피해를 입었다면 한국 인터넷 진흥원이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등을 이용해 신고하는 방법도 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15204/)

가정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자신의 자녀가 어떤 광고에 노출되는지, 혹시 음란물의 '주인공'이 되고 있지 않은지 알아야 한다.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음란물에 열광(?)하는 사람은 SNS라는 플랫폼의 용도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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