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영어에도 '차별화'가 중요합니다", 매드포스터디 이상민 대표

이문규 munch@itdonga.com

흔히 어학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학습이 그러하듯, 의지만 있다면 학원이든 독학이든 무엇이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나 도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보다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 입소문을 타고 각광을 받고 있다. 여러 학습자를 통해 학습 효과를 검증 받은 어학공부 방법이라면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

이러한 추세를 증명하듯 지난 몇 년 동안 PC나 휴대폰(일반 전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등)를 활용한 어학공부 서비스가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전화영어/화상영어 서비스는 저렴한 수강료와 자유로운 강의 방식, 독창적인 학습 내용 등의 장점을 살려 교육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반을 다진 상태다.

성장 가능성을 예측한 어학업계 대기업까지 속속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전화영어/화상영어 시장은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만의 교육 차별화로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는 업체 중 하나가 '매드포스터디(대표 이상민, www.m4study.com)'다.

이상민 대표
이상민 대표

이 대표가 다양한 학습법 중 전화영어/화상영어서비스를 선택한 계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매드포스터디를 창립하기 10여년 전 이 대표는 필리핀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찮게 현지에서 영어 때문에 고민하던 한인들을 상대로 학습 상담을 한 적 있다. 상담이 만족스러웠는지 이 대표에게 농담반진담반, 어학원을 설립하면 어떻겠느냐 제안을 했다.

"한국의 어학원 시장은 워낙 좁고 치열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기존과는 다른 학습방법이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전화를 이용한 회화 연습이었습니다."

그는 오프라인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전화를 통해 1대1로 회화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10년 전에는 지금의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혹은 유선전화)이 널리 이용됐기에 큰 비용 부담 없이 누구라도 전화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효과적인 회화학습이 가능하도록 필리핀 현지 영어강사와 한국 수강생을 전화로 연결하는, 당시로서는 다소 생소한 전화영어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드포스터디'가 설립된 것이다(2004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자본금 700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능성을 봤고 그에 따른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일 거라 믿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 자신 만의 강의 과정과 학습 방식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냈으며, 필리핀 강사에 따른 인식적 편견을 극복하고 현재 북미 강사와의 전화영어/화상영어 수업도 제공하게 됐다. 필리핀은 타갈로그어와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만큼 영어회화에 있어 원어민 못지 않은 수준을 보이지만, 필리핀 강사에 대한 편견 때문에 수업을 꺼리는 이들이 사실 적지 않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물론 필리핀 사람들이 '네이티브 스피커(영어 원어민)'는 아닙니다. 하지만 영어회화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에게는 그래도 한국 문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필리핀 강사가 학습에 유리할 경우도 있더라고요. 서양인보다는 좀 친숙하기도 하고요. 강사는 당연히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선발합니다. 북미권 강사라도 마찬가집니다."

2004년 매드포스터디를 설립하여 전화영어/화상영어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시장 경쟁이 지금처럼 치열하지 않았다. 전화영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없었을 뿐더러 업계에서 그 성장가능성을 크게 점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교육업계 중견/대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첨예한 경쟁 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된 것. 또 다른 차별화가 이 대표에게 필요했다.

"무엇보다 우리만의 교육관리시스템(LMS)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사와 수강생 간의 일정 조율, 수업 현황 및 수강생 관리가 전화영어서비스의 기본이고, 그것이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쓰러지지 않을 힘이라 믿었습니다. 이에 이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리라 계획했습니다. 뒤돌아 보면 당시로서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강사 관리, 수강생 관리, 교육과정 관리, 일정 관리, 수업 관리, 콘텐츠 관리 등을 아우르는 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다. 소규모 교육업체가 이러한 교육관리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것 자체가 이 대표 자신에게 가장 큰 결실이었다.

매드포스터디 홈페이지
매드포스터디 홈페이지

"관리시스템을 적용한 후부터 학습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관리 만큼 중요한 것이 콘텐츠이니까요. 외국인 강사만 섭외한다고 전화영어서비스가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수강생의 어학 수준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우선 전화영어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무료 콘텐츠를 대거 배치했습니다. 일단 한번 맛보면 끊기 어렵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대표는 수강생 대상 풍부한 무료 콘텐츠를 마련했다. 또한 자가학습이 가능한 이른 바 '스마트러닝 프로그램'도 개발, 제공함으로써 수업 시간 외에도 언제든 스스로 학습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스마트 트레이너'와 '무료 학습공간'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도 동참하고 있다. 영어교육업계의 특성 상 저작권을 무시한 기존 콘텐츠의 재사용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매드포스터디는 그동안 한국데이터베이스 진흥원의 '굿콘텐츠' 인증을 비롯 한국저작권단체협의회의 '클린사이트' 인증, 미래창조과학부의 이트러스트(e-trust)' 인증을 받으며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전화영어/화상영어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어학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실히 달라졌음을 몸소 체감한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자못 바라는 바지만, 무분별한 확장으로 자칫 '교육의 질'이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고 고백한다. 전화영어서비스 업계에 10년 동안 몸 담으며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학습방식은 크게, 자가학습 프로그램, 동영상 강좌 프로그램, 전화/화상영어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는데, 자가학습이나 동영상 학습이나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혼자 공부하는 방식이기에 학습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합니다. 전화영어 프로그램 등의 실시간 과외 학습 역시 10분~20분 회화 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결론은, 지속적인 학습을 유도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콘텐츠 개발이다. 인터넷을 30분만 뒤져도 한 없이 쏟아지는 영어교육 콘텐츠 홍수 속에서 수강생들의 관심과 학습의지를 이끌어 내는 건 결국 '양질의 콘텐츠'라 강조한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방대한 영어 콘텐츠를 집중 구축하고, 이를 자사 고유의 자가학습 프로그램에 담았다. 이를 통해 수강생은 전화/화상 수업 전후 예습과 복습 학습을 스스로 진행할 수 있다. 더불어 동영상 강좌뿐 아니라 발음, 청취, 어휘, 문법 등 학습 내용을 자세히 복습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개선할 계획이라 전한다. 곧 스마트폰 앱으로도 공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의 어학공부는 의지만 있다고 가능한 게 아닙니다. 그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가 받쳐주어야 하고, 눈이 아닌 귀와 입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무조건 많이 듣고 많이 (따라)말하는 것만이 학습 효과가 자연스레 튀어 나옵니다. 수강생들의 학습 결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자가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학습이 그러하듯 어학학습에도 '바른 길'은 있지만 '빠른 길'은 없습니다. 첫째, 의지 있는 예습과 복습, 둘째, 양질의 교육 콘텐츠,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학습 관리가 필요합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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