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보호 기술 갖춘 벤큐 모니터, 써보면 놀랄 것"

김영우 pengo@itdonga.com

한국의 IT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토종 업체들의 텃세가 워낙 강해 해외업체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체도 한국에 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곤 한다. 대만의 벤큐(BenQ)도 그런 업체 중의 하나다.

벤큐는 프로젝터 및 모니터 시장의 강자 중 한 곳이며 특히 DLP 방식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니터 시장의 경우, 삼성, LG에 이은 세계 3위의 LCD 패널 생산업체인 AOU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역시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이런 벤큐가 2014년을 맞이해 한층 강화된 마케팅 전략과 특화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4일, 벤큐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인 아드리안 장(Adrian Chang) 대표는 IT동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향후 여러 의견을 밝혔다. 그는 1991년 벤큐에 입사한 후 중동, 뉴질랜드, 중국 등의 여러 국가에서 벤큐의 글로벌 사업을 이끈 바 있다.

BenQ라는 브랜드의 의미를 알아줬으면

벤큐코리아 11주년을 맞아 새롭게 정비한 사무실을 둘러보고 협력사들을 방문하기 위해 방한했다는 장 대표는 이번이 2년만의 방문이라고 한다. 그는 우선 벤큐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벤큐는 1984년에 설립된 대만의 대표적인 IT기업입니다. 사명의 의미는 'Bring Enjoyment & Quality to Life', 즉 인생을 즐겁게 하는 고품질을 제공한다는 의미죠. 특히 'LIFE'에서 벤큐의 주력 사업이 드러나는데, 'Lifestyle', 즉 라이프스타일을 향상시키는 가정용 제품, 'Increasing efficiency', 효율을 향상시키는 비즈니스 제품, 'Feeling healthier' 건강을 위한 의료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Enhancing learning' 즉 교육용 제품을 의미합니다”

특화 제품 선보여 전문가들부터 공략

벤큐는 그의 말대로 상당한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 내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다. 그는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는 것 보단 벤큐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특화 제품으로 한국에 어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상당히 성숙한 시장입니다. 이런 눈 높은 소비자들에게는 기술적으로 특화된 제품을 공급하는 틈새 전략이 유효하죠. 프로젝터의 경우, 교육용 시장에서 유용한 단초점 제품, 그리고 풀HD와 3D를 지원하는 홈시어터용 제품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이런 특화 시장에서1위를 하고 있지요. 이는 모니터 시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게이머들을 위한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것도 바로 벤큐인데 이로 인해 경쟁사들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다만, 이런 틈새 전략은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건 결국 언젠가는 좋은 결과로 돌아옵니다. 모니터 같은 경우, 게임용 XL시리즈, CAD/CAM 설계용 BL시리즈 등은 프로게이머나 디자이너 등의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는데, 이는 벤큐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습니다. 그리고 경쟁사들도 이런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이 열렸으니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산업 발전에도 기여한 것이지요"

일단은 프로젝터와 모니터 시장에 집중

벤큐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 프로젝터 및 모니터의 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나 사실 해외에선 그 외에도 TV나 카메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 한층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판매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장 대표에게 물었다.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당분간은 한국에선 프로젝터와 모니터 사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의료기기 사업도 고려해 볼만하지만 사업부가 다르니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군요. 하지만 콘택트렌즈 같은 경우 미국 FDA의 승인을 요청해둔 상태죠. 그 외에 휴대용 스캐너는 이미 출시를 했으며, 스마트 모니터나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출시를 고려 중입니다. 일단은 가장 잘 하는 것부터 확실히 하자는 생각이지요"

시력 보호하는 '아이케어' 기술에 주목하라

최근 해외에서 의료 사업을 하고 있는 벤큐는 자사의 IT제품에도 건강 관련 기능을 접목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용자의 시력을 보호한다는 '아이케어(eye-care)' 기술이 그것이다. 벤큐 모니터 제품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 이 기술에 대해 장 대표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아이케어 기술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화면 전반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깜박임을 없앤 '플리커 프리(Flicker Free)' 기능, 그리고 눈에 부담을 주는 청색 파장을 70%까지 줄이는 '로우 블루라이트(Low Blue Light)' 기능이 핵심입니다. 경쟁사에서도 깜박임을 줄였다고 하는데, 벤큐 제품은 이를 줄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없앤 것이라는 것에 주목해 주십시오"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아이케어 기능에 대한 장 대표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단순히 광고 문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로 검증을 받은 기술이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청색 파장의 경우, 자외선과 흡사해 지속적으로 볼 경우 눈이 피로해 질 뿐 아니라 망막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아이케어 기술은 주변의 환경에 따라 모니터의 밝기가 자동 조절되는 '아이 프로텍트 센서(Eye Protect Sensor)' 기능도 포함하지요. 아이케어 기술은 이미 영국, 대만, 호주 등 각 국가별로 저명한 안과 의료진을 통해 의학적 효능을 검증 받았으니, 한국에서도 안과 협회 등에 검증을 의뢰할까 생각 중입니다"

특화된 기술로 한국의 전문가들에게 인정 받을 것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아드리안 장 대표는 한국의 소비자들 및 IT동아의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한국은 산업적, 경제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시장입니다. 이런 곳에 벤큐도 참가해 전반적인 시장 발전에 한 몫을 담당했으면 합니다. 벤큐코리아의 역사는 불과 10년 남짓이지만, 앞으로도 좀 더 오랫동안 한국 소비자들과 함께 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벤큐 아드리안 장 아태 대표

현재 벤큐는 과도한 마케팅이나 가격 정책으로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는 것 보다는 자사의 기술력을 투입한 특화제품을 선보여 브랜드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진행중인 의료 사업에서 얻은 노하우를 제품에도 접목하고자 하는 행보가 눈에 띈다. 그들의 행보는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장 대표의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듯, 최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조만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일지도 모를 노릇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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