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뿔났다 "SK텔레콤, 그러면 안돼"

5:3:2.

2014년 1월 기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2013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5,468만 840명이다. 이중 SK텔레콤은 2,735만 2,482명으로 50.02%, KT는 1,645만 4,314명으로 30.09%, LG유플러스는 1,087만 4,044명으로 19.89%를 기록 중이다. 지난 기사 '점유율 1%를 잡아라, 이동통신사의 소리 없는 전쟁(http://it.donga.com/17248/)'에서 밝혔듯 이통사는 소리 없는 전쟁 중이다.

1.23 대란
1.23 대란

이 날 선 공방의 끝은 어디일까. 2014년 2월 12일, 오늘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보조금 대란의 주범은 SK텔레콤이라고 주장한다. 10년 동안 고착화되어 있는 5:3:2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해 SK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로서 입지를 다지고, 경쟁 상황을 통제해 MVNO, 제 4이통 등의 시장 경쟁 활성화를 무력화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어필했다. 먼저, LG유플러스의 주장을 들어보자.

보조금 대란의 시작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저녁부터 11일까지 600억~800억 원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보조금 대란을 주도했다"라며, "하루 동안에만 6,000여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이는 작년 이통 3사의 영업정지 기간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최대치(주말, 공휴일 실적 제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11일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경우, 출고가 84만 7,000원의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 무려 61만 원을 페이백 또는 요금 할인하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또한, 갤럭시S4 액티브는 128만 원, LG G2는 118만 원, 베가 시크릿노트는 108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모두 마이너스 폰으로 판매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2014년 2월 10일 저녁, SK텔레콤의 정책
공지
2014년 2월 10일 저녁, SK텔레콤의 정책 공지

LG유플러스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통계를 들며 부연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11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1만 여건으로 방통위 기준 대비 4.6배나 많은 초과열 양상이었다"라며, "2월 1일부터 10일까지 5,069건의 순감을 기록한 SK텔레콤은 바로 ‘50% 사수 보조금’으로 대응해 단 하루만에 이를 만회했다. 하루 6,000명 가입자 순증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SK텔레콤의 일일 순증 가입자 규모로는 최대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통해 SK텔레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재입증한 결과라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2014년 2월 11일, SK텔레콤의
단가표
2014년 2월 11일, SK텔레콤의 단가표

SK텔레콤이 지급한 보조금 사례도 설명해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아래는 LG유플러스가 공개한 보도자료 원문이다.

떴다방 보조금: 방통위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심야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 기습적으로 할부원금 '0'원 물량을 쏟은 후 폰파라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내방 가입 유도.

불바다 보조금: 경쟁사에 가입자 뺏기면 즉시 대응하여 대규모 가입자 모집. 사례: 1월 24일~29일 가입자 순감하자 설 연휴 기간 곧바로 반격에 나서 2월 3일~5일 사흘간 9,000여건 순증.

뻗치기 보조금: 개통 가능 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음날까지 밤새 예약 가입 접수. 이에 따라 공짜폰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야밤과 새벽에도 매장 앞에 줄 서서 가입 대기. 사례: SKT는 10일 저녁 6시부터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해 개통 가능 시간인 저녁 8시 30분을 넘겨 11일 오전까지 예약 가입을 진행. 이에 한 온라인 휴대폰 판매 커뮤니티는 11일 한때 접속이 제한되기도 했으며, SKT로 번호이동하려는 고객들이 새벽부터 매장에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목격되기도 함.

방통위 농락 보조금: 구형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하지 않는 방통위 단속의 헛점을 이용, 출고 20개월 이상 피처폰과 3G폰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여 마이너스폰으로 판매. 2G 및 3G 가입수요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주된 소비층으로 SKT는 알뜰폰 틈새시장마저도 독식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 투입은 물론 제조사를 통해 3G폰 수만 대를 추가 입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짐(제조사에 따르면 특정 3G모델 1월~3월기간 7만대 추가 입고 계획).

SK텔레콤 2월 피처폰/3G 단가표
SK텔레콤 2월 피처폰/3G 단가표

호갱님 보조금: 자사 전용 모델에만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해 타사 가입자 차별 유치전략으로 순증. 자사 공짜폰을 통해 약정 등 불편 감수시키고 고객 번호이동 유도, 호갱화. 사례: 설 연휴 직후 SKT 전용폰 베가 LTE-A에만 차별적 보조금 지급, 2월 3일~5일 기간 전체 LTE 판매량 중 베가 LTE-A 판매 비율 30%, 상회.

과열되는 경쟁, 책임은 누가 지는가

현 이동통신 시장은 유래 없는 경쟁 중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약 10년간 고착화된 5:3:2 시장점유율은 어떤 형태로든 무너질 조짐이다. 몇 년간 IT 소식을 전한 본 기자도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논란이 과거에도 있었나 싶다. 마치 사활을 건 듯한 모양새다.

물론, LG유플러스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다.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다. 정황상 추측할 뿐이다. 특히, 지난해 치열한 LTE 경쟁을 통해 1,000만 가입자를 유치한 LG유플러스의 억울한 심정이 표출된 것일 수도 있다. 방통위의 시장조사 결과는 다를 수 있는 만큼, 하나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다만,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이 사용자들에게 돌아갈까 두렵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3사에 의해 좌우된다. MVNO, 제 4이통 등 다른 채널도 있지만, 아직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못했다. 사용자의 선택권은 결국 3사로 제한된다. 이미 보조금이라는 제도 자체도 사용자를 위한 제도가 아니다. 당장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매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부담은 부메랑처럼 사용자에게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의 결과는 어떤 마침표를 찍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당부하고 싶다. 더 이상 애매한 물음표가 아닌 명확한 느낌표가 찍힐 수는 없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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