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은 전국구여도, LG U+는 전국망 아니더라

지난 2014년 2월 5일,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www.uplus.co.kr)가 LTE 주파수 대역폭 80MHz를 이용, 3개의 LTE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트래픽을 해소하는 3밴드(Band) 멀티캐리어(Multi Carrier)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3밴드 멀티캐리어는 기존 800MHz LTE 전국망과 2.1GHz LTE 보조망에 지난 주파수 할당 경매로 확보한 2.6GHz 광대역 등 총 3개 주파수를 활용해 제공한다.

멀티캐리어 기술은 특정 대역 주파수에 사용자가 과도하게 몰려 트래픽이 늘어날 경우, 다른 대역 주파수를 선택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꽉 막힌 도로 옆에 뻥 뚫린 도로가 있다고 생각하자. 지금까지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개의 LTE 주파수를 이용해 멀티캐리어를 제공했다. 그래서 LG유플러스는 말한다. 3밴드 멀티캐리어 서비스 제공은 우리가 국내 최초라고 말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서비스 출시에 따라 향후 LTE 가입자가 증가해 기존 800MHz 전국망 대역에 트래픽이 급증해도 2.1GHz, 2.6GHz의 2개 주파수 대역으로 트래픽을 분산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LTE8 TV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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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LG유플러스는 타사는 멀티캐리어 기술으로 트래픽을 분산해 데이터 평균 속도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음성 및 데이터 품질을 유지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LTE 데이터는 대역폭이 넓어 상대적으로 트래픽이 적은 2.6GHz 광대역 주파수를, 전송속도와 관련 없는 VoLTE 음성 통화 서비스는 기존 800MHz 전국망 주파수를 우선으로 이용한다. 쉽게 말해 용도에 맞는 전용 도로를 우선 배분한다는 뜻이다.

다만,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3밴드 멀티캐리어를 이용하기 위한 기반 시설 및 단말기 확보는 얼마나 되었을까. 이동통신 기술은 언제나 현실보다 앞서 나간다. 실제 적용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그만큼 많다는 뜻.

3밴드 멀티캐리어, 서비스 지역은 얼마나

LG유플러스가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LG유플러스는 800MHz 주파수는 전국망, 2.1GHz는 보조망, 2.6GHz는 광대역 이라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3밴드 멀티캐리어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3개의 주파수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2.1GHz와 2.6GHz도 전국망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800MHz 주파수는 전국에서, 2.1GHz 주파수는 수도권 및 광역시와 전국 84개 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문제는 2.6GHz.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8월 30일 2.6GHz 주파수를 할당받았다. 불과 6개월 전. 전국에 기지국을 설치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으로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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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2.1GHz 서비스는 84개 시를 넘어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리고 있으며, 2.6GHz는 오는 3월까지 서울 수도권 및 광역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7월 내 2.1GHz와 2.6GHz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하반기부터는 전국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단말기 준비는?

서비스 지역 확대와 함께 단말기도 준비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3밴드 멀티캐리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LG Gx처럼 2.6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LTE 스마트폰이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지난 2013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6GHz 주파수 지원 단말기는 이미 나와 있다. 현재 출시된 단말기 중 로밍을 위해 2.6GHz 수신 기능을 탑재한 기종이 40~50%이다. 네트워크만 확보하면 해당 단말기는 바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LG Gx
LG Gx

틀린 말은 아니다. 갤럭시S4 LTE-A 이후 출시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2.6GHz 주파수를 지원한다. 단말기 내에서 해당 주파수 기능을 꺼 놓은 상태라고 이해하자. 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다시 활성화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해외로 시선을 돌려도 2.6GHz로 LTE를 서비스하고 있는 국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추후 단말기 확보 등도 어렵지 않을 전망.

다만, 전국망 서비스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그 이전에는 반쪽짜리 기술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사용자는 LG유플러스가 3밴드 멀티캐리어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알렸어야 한다. 여러 주파수를 사용할수록 배터리 소모도 늘어난다. 당연하다. 통신 칩셋이 여러 주파수를 바꿔서 사용하려면 이를 감지하고, 연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만큼 전력 소모가 늘어나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단축되기 마련이다.

3밴드 멀티캐리어, 3밴드 LTE-A를 위한 준비 과정

3밴드 멀티캐리어는 과거 LTE-A 이전에 멀티캐리어 기술에 주목했듯, 3밴드 LTE-A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3밴드 LTE-A 이전에 광대역 LTE-A 서비스도 있다.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 과정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데이터 평균속도 및 전송속도를 늘리는 것. 이는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SK텔레콤, KT도 모두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 3밴드 LTE-A 시연 성공
LG유플러스 3밴드 LTE-A 시연 성공

지난 2014년 1월 2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세계 최초'라며 기존 LTE보다 4배 전송속도가 빠른 3밴드 LTE-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국내 최초. 이동통신 3사 모두 '최초'를 앞세운 마케팅이 너무 과하다. 매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국내 최초' 또는 '세계 최초'가 따라붙는다. 사용자들에게 가장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최초'이고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용이한 타이틀이라지만, 좀 아쉽다. '최초' 마케팅에 쏟을 노력으로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질부터 높일 수는 없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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