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XP 지원 중단", SW 업체들 "우린 지원 계속"

김영우 pengo@itdonga.com

2001년에 첫 출시된 이후, 한때 PC용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윈도XP(Windows XP)가 오는 4월 8일부로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로부터의 지원이 종료된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윈도XP를 쓰는 사용자의 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윈도XP
윈도XP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PC 사용자 중 약 18%가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MS는 추정하고 있다. 전체 PC 10대 중 2대, 즉 수백만 명이 윈도XP 사용자라는 의미다. MS에서는 후속 운영체제인 윈도7과 윈도8의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4월 이후에는 윈도XP 기반의 PC를 곧장 쓸 수 없게 되는 것일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일단 기본적인 부팅이나 응용프로그램의 구동은 가능하므로 4월 9일이 된다고 해서 갑자기 윈도XP 기반 PC가 ‘먹통’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MS측에선 하루라도 빨리 모든 윈도XP 사용자들이 윈도7이나 윈도8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4월 8일 이후부터 윈도XP의 기능 향상 및 오류 수정을 위한 업데이트는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며, MS시큐리티에센셜(2015년 7월까지 지원)등 일부 예외 사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안 업데이트도 지원이 끝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4월 이후에도 윈도XP를 사용한다면 여러 가지 오류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해킹이나 악성코드의 침입에 취약해진다고 강조한다.

대다수 주요 SW업체 "XP 지원 계속"

아무튼 윈도XP 운영체제 자체에 대한 지원은 올 4월부로 끝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입장은 어떠할까? 만약 이들마저 윈도XP 지원을 종료한다면 그야말로 윈도XP 사용자들의 PC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IT동아의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오는 4월 이후에도 당분간은 윈도XP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소프트웨어인 '노턴'시리즈를 공급하고 있는 시만텍코리아의 관계자는 "더 나은 보안을 원한다면 상위 운영체제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여전히 많은 윈도 XP사용자가 존재하므로 4월 이후에도 시만텍은 당분간 윈도XP 사용자들을 위한 보안소프트웨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베스트코리아의 경우, "앞으로도 어베스트는 계속 윈도XP를 지원할 것"이라며 "MS의 지원 종료 이후 윈도XP 사용자들은 한층 심각한 보안 위협에 처하겠지만 어베스트를 이용한다면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압축 소프트웨어인 '알집', 이미지 뷰어인 '알씨'등을 공급하는 이스트소프트의 관계자는 "현재 이스트소프트의 모든 응용프로그램은 윈도XP를 정식 지원하며, 이들 제품의 XP 지원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며 "물론, 향후 완전히 새로운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면 지원 대상에 XP가 빠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 여부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등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관계자 역시 "현재 어도비 소프트웨어의 윈도XP 지원 중단에 대한 본사의 지침이 내려온 바 없다"고 밝혔다.

윈도XP 이용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이머들 역시 당분간은 안심이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의 관계자는 "다수 사용자가 원하는 한 넥슨의 게임이 갑자기 윈도XP 지원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MS의 보안 업데이트 지원이 중단되는 만큼, 자체적인 보안 솔루션을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윈도XP, 당분간은 쓸 수 있으나 한계는 분명

MS가 윈도XP의 지원 중단을 발표한 와중에도 위와 같이 대부분의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윈도XP을 계속 지원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윈도XP 이용자들은 오는 4월 이후에도 당분간은 PC 이용에 큰 불편을 겪을 것 같진 않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이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영원히 윈도XP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들은 한결 같이 '사용자들이 원한다면 지원 계속'이라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 비해 하드웨어 업체들의 윈도XP 지원은 소극적인 편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PC용 프로세서 업체인 인텔은 작년에 최신 제품인 4세대 코어(코드명 하스웰)을 출시하며 지원 운영체제 항목에서 윈도XP를 제외했다. 향후 출시될 대부분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는 윈도XP를 쓸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금 윈도XP 기반의 구형 PC를 쓰고 있고, 기능 면에서 그다지 불만이 없다면 무리해서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순히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정도의 용도로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보안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는 것은 사실이니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에서 윈도XP 기반 PC를 쓰려한다면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막 나온 최신 PC에 윈도XP를 설치하는 것도 좋지 않다. 신형 하드웨어에서 제공하는 각종 고급 기능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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