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모니터 뒤에 있는 단자들, 어디에 쓰나요?

이상우 lswoo@itdonga.com

과거에는 일반 가정에서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결해 사용하는 AV기기라고 해봐야 콘솔 게임기, 비디오(VHS) 플레이어 정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 셋톱박스, 게임기, PC, 다채널 스피커 등 더 많고 다양한 제품을 연결해 사용하는 가정이 늘고있다. 모니터 하나에 DVD 플레이어와 다채널 스피커를 연결해 '안방극장'을 구성하는가 하면, PC와 셋톱박스를 연결해 모니터겸 TV로 사용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다양한 입출력 인터페이스
다양한 입출력 인터페이스

연결하는 제품이 늘어난 만큼 디스플레이 기기가 지원하는 입출력 인터페이스도 많고 다양해졌다. 오늘은 다양한 입출력 인터페이스에 관해 알아보자.

컴포넌트

컴포넌트(component video)는 아날로그 영상 표준의 하나다. 영상 정보를 각각의 케이블로 나눠 전달하기 때문에 각 정보간의 간섭이 줄어들기 때문에, 여러 아날로그 방식 중 색신호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컴포넌트 케이블은 빨강, 초록, 파랑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크게 RGB 방식과 YPbPr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빨간색 케이블은 붉은색 색상정보 또는 Pr신호(붉은색, 밝기차이)를, 초록색은 녹색 색상정보 또는 Y신호(휘도), 파란색은 푸른색 색상정보와 Pb(푸른색, 밝기차이) 정보를 전달한다.

컴포넌트 비디오 입력 단자
컴포넌트 비디오 입력 단자

연결방법은 간단하다. 각 케이블을 같은 색상의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각각의 색상은 표준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떤 기기를 연결하더라도 동일하다. 컴포넌트 방식은 SD급(480i) 영상부터 풀HD급(1080p) 영상까지 모두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빔 프로젝터, TV 등 다양한 AV기기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컴포넌트는 음성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음성 케이블을 함께 연결한다. 음성 케이블도 모양은 같다.

아날로그 방식의 2채널 스테레오 음성 입력
아날로그 방식의 2채널 스테레오 음성 입력

컴포지트

컴포지트(Composite Video)는 컴포넌트와 함께 널리 쓰이는 아날로그 방식 중 하나다. 대부분의 AV기기들이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케이블 형태는 컴포넌트와 동일하며, 색상은 노란색이다. 컴포넌트와 달리 케이블 하나로 밝기신호와 색신호를 모두 전송하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진다. 출력할 수 있는 영상은 SD급이다.

컴포지트
컴포지트

컴포지트역시 음성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므로 아날로그 음성 케이블을 함께 연결해야 한다.

D-SUB

D-SUB(D-Subminiature) 혹은 VGA(Video Graphics Array)라고 불리는 방식은 가장 범용성이 높다. 케이블 하나로 모든 영상정보를 전달하지만, 컴포지트와는 그 방식이 다르다. 일반적인 D-SUB 단자를 살펴보면 15개의 핀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의 핀이 색상정보, 수직/수평 동기화 등 다양한 신호를 전달한다. 때문에 컴포넌트나 컴포지트보다 화질이 높다. 해상도는 최대 2,048x1,536(QXGA)까지 지원한다.

D-SUB를 통해 노트북과 대형 모니터를 연결한
모습
D-SUB를 통해 노트북과 대형 모니터를 연결한 모습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대부분이 이 방식을 기본 지원하기 때문에, 빔 프로젝터나 모니터 그리고 TV 등을 연결해 일반 PC 사용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최근 데스크톱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그래픽 카드에서 출력할 수 있는 해상도는 점점 높아지는데, D-SUB 케이블로 전송할 수 있는 신호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DVI

앞서 소개한 컴포지트, 컴포넌트, D-SUB 등은 모두 아날로그 방식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스 기기(PC나 VHS 등 영상 정보를 전송하는 기기)가 디지털화되면서 이전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높은 품질의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DVI(Digital Visual Interface)는 이런 이유에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신호는 전달되는 과정에서 케이블의 소재나 전압의 변화 그리고 주변의 잡신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화질이 저하된다. 반면 디지털 방식은 이런 일이 적다. 특히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해 필요한 대역폭이 적어 더 높은 품질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듀얼링크 방식의 DVI는 2,560x1,600에 이르는 고해상도 영상을 60Hz(화면 주사율, 높을수록 화면이 부드럽게 보임)로 출력할 수 있다.

듀얼링크 DVI와 싱클링크 DVI
듀얼링크 DVI와 싱클링크 DVI

최근 출시되는 그래픽카드 대부분은 DVI 단자를 갖추고 있으며, 모니터 등의 출력 기기 등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방식인 D-SUB와도 호환되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단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노트북에는 이 방식이 잘 쓰이지 않는다. 이때는 노트북에 있는 변환 젠더를 연결하고 D-SUB 단자를 이용하면 된다.

S/PDIF

디지털 영상 출력방식으로 DVI가 있다면, 디지털 음성 출력방식으로는 S/PDIF(Sony/Philips Digital Interface)가 있다. S/PDIF는 동축 케이블(coaxial) 방식과 광섬유 케이블(optical) 방식으로 나뉜다. 소스 기기에 따라 하나만 갖추거나 둘 다 갖춘 제품이 있는데, 규격이 다르더라도 전달되는 신호는 기본적으로 같다.

다양한 형태의 S/PDIF
다양한 형태의 S/PDIF

DVI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것처럼 아날로그에서 발생하는 음질 저하가 없으며, 더 질 좋은 음성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아날로그 방식은 스테레오(2채널) 음성을 전달할 때 좌우 음성 신호를 각각의 케이블로 나눠 전달한다. 만약 5.1채널 스피커(스피커5개+서브우퍼1개)를 구성하려면 소스기기와 연결하는 케이블이 6개나 필요하다. 반면 S/PDIF는 케이블 하나만으로 최대 6.1채널(스피커6개+서브우퍼1개)를 구성할 수 있다.

HDMI

지금까지 소개했던 출력방식은 영상이나 음성을 단독으로 출력하는 방식이지만,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는 케이블 하나로 음성과 영상을 모두 출력할 수 있다. 콘솔 게임기, 그래픽카드, 노트북, 스마트폰 등 최근 출시되는 AV기기 대부분은 이 방식을 지원한다. DVI단자와 비교해 크기가 작아 노트북처럼 부피가 작은 제품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으며, 가장 작은 HDMI 규격인 마이크로HDMI는 얇은 태블릿PC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HDMI 1.4 규격은 UHD(3,840x2,160) 콘텐츠를 30Hz, HDMI 2.0은 60Hz까지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주목 받고 있다.

다양한 크기의 HDMI
다양한 크기의 HDMI

HDMI로 전달되는 디지털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DVI의 영상 신호와 S/PDIF의 음성 신호를 합친 것이다. 때문에 DVI와도 호환된다. 변환 젠더를 연결하거나 HDMI to DVI 케이블을 이용하면 화질저하 없이 디지털 영상을 출력할 수 있다. 단 이 방식은 음성 출력을 직접 지원하지 않으며, 일부 PC용 그래픽카드는 전용 젠더를 사용해 음성 출력을 지원하기도 한다.

HDMI to DVI 케이블
HDMI to DVI 케이블

최근에는 셋톱박스 등도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HDMI를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톱박스, 대형 모니터, HDMI 케이블만 있으면 화질 좋은 디지털 방송을 복잡한 연결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셋톱박스를 모니터에 연결한 모습
셋톱박스를 모니터에 연결한 모습

USB

최근 출시되는 AV제품, 특히 모니터나 TV를 보면 USB 단자를 갖춘 것이 많다. 이런 제품들은 제품 자체에 동영상 코덱을 내장하고 있어, PC나 기타 기기를 거치지 않고도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따로 PC 전원을 켜고 동영상 재생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필요도 없다. 이 방식의 조금 아쉬운 점은 제품이 모든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C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때 해당 코덱이 없으면 내려받아 설치하면 되지만, TV나 모니터에는 이것이 어렵다.

USB를 디스플레이에 직접 연결한 모습
USB를 디스플레이에 직접 연결한 모습

LAN

최근 나오는 모니터나 TV 중에는 유선 랜 단자를 갖춘 제품이 있다. 유선 랜 단자의 용도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인터넷 접속용이다. 스마트TV 등의 제품은 자체적으로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고, 여기에는 웹 브라우저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TV에서 직접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고 웹 서핑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용도는 콘텐츠 공유용이다. TV나 모니터를 공유기로 연결하고, 같은 네트워크에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연결하면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같은 무선 공유 기능으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앱장터에서 구매한 동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아닌 대형 TV나 모니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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