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품은 윈도8? '버추얼박스'

김영우 pengo@itdonga.com

최신 운영체제가 탑재된 신형 컴퓨터를 구매했는데, 기존 운영체제에서 즐겨 쓰던 응용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일이 종종 있다. 이를테면 윈도 XP에서 윈도 98용 프로그램이, 혹은 윈도 7에서 윈도 XP용 프로그램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신형 컴퓨터에 구형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도 뭔가 찜찜하다. 하드웨어는 최신인데 운영체제가 구형이라면 해당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의 경우, 윈도 외에도 맥OS나 리눅스와 같은 전혀 다른 운영체제 기반의 컴퓨터가 필요한 때가 종종 있다. 물론 여러 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운용한다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지만 이러자면 공간도 많이 필요하고 비용 면에서도 부담이 된다.

이때 유용한 것이 바로 가상 운영체제 구동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용하면 현재 구동 중인 컴퓨터 내부에 또 다른 컴퓨터가 있는 것처럼 여러 운영체제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윈도 8 기반 컴퓨터 안에 윈도 XP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윈도 컴퓨터 상에서 맥OS나 리눅스를 설치, 이들 가상 운영체제를 별도의 창으로 띄워 편하게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무료로 쓸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가상 운영체제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오라클의 '버추얼박스(VirtualBox)'는 손쉬운 사용법과 다양한 기능을 제공,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부담도 없다. 다만, 이러한 가상 운영체제 프로그램은 다른 운영체제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지 운영체제 자체까지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버추얼박스를 이용해 다른 운영체제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해당 운영체제의 정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는 개발사 홈페이지나 네이버소프트웨어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으며, 개인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쓸 수 있다. 설치 과정에서 본 프로그램 외에 몇 가지 부가 프로그램이 초기 설치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모두 버추얼박스의 기능을 원활히 쓰기 위한 것이므로 걱정 말고 함께 설치해주자.

버추얼박스로 운영체제 추가하기

버추얼 박스의 설치를 끝내고 실행해 보면 현재 사용자의 PC에 설치된 가상 운영체제의 목록을 확인하고 각종 설정을 할 수 있는 관리자 메뉴가 나타난다. 가상 운영체제를 추가하고자 한다면 메뉴 좌측 상단의 '새로 만들기'를 선택, 원하는 운영체제를 추가하자.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새로 만들기 메뉴에서 추가하고자 하는 운영체제의 종류 및 버전을 고르고 임의의 이름을 설정해주자. 그 다음에는 해당 운영체제에 할당할 메모리(RAM) 용량을 설정해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메모리 할당량이 높으면 한층 원활하게 가상 운영체제를 구동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메모리를 할당하게 되면 현재 사용중인 기본 운영체제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자. 윈도 XP 운영체제라면 192MB~1GB 이내의 메모리만 할당해도 원활히 구동되며, 이 설정은 나중에 다시 조정할 수 있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메모리 설정이 끝나면 가상 운영체제를 구동할 가상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용량 및 형식을 설정해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재 컴퓨터에 설치된 HDD의 일부를 가상 운영체제에 할당하는 것인데, 적절한 용량은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가상 HDD의 종류도 설정할 수 있는데, VDI(버추얼박스 디스크 이미지) 형식이 무난하나, VMWARE와 같은 다른 가상 운영체제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가상 HDD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VMDK(가상 머신 디스크) 형식을 고르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버추얼박스 관리자에 새로운 가상 운영체제의 목록이 나타난다. 구동하고자 하는 항목을 고르고 상단의 '시작'을 선택하면 해당 운영체제의 설치가 시작된다. 설치를 시작 하기 직전에 시동 디스크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때 컴퓨터의 CD/DVD 드라이브에 설치하고자 하는 운영체제의 설치디스크를 넣거나 설치디스크에서 추출한 디스크 이미지 파일(ISO나 CDR, DMG 형식)의 경로를 지정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운영체제 설치가 시작된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에서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과정은 컴퓨터에 직접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과정과 완전히 동일하다. 설치하고자 하는 파티션을 골라 포맷을 하고, 제품 키를 넣는 등의 과정이 이어진다. 사용자 컴퓨터의 성능과 운영체제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지만, 윈도 8 기반의 컴퓨터에 윈도 XP 가상 운영체제를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30분 정도다.

윈도 XP 품은 윈도 8의 구현도 가능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설치를 마치면 현재 사용 중인 기본 운영체제의 화면에 새로운 가상 운영체제가 창 형태로 함께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된 가상 운영체제에서도 기본 운영체제의 키보드와 마우스, 프린터, CD/DVD드라이브, USB 포트 등의 장치를 공유하므로 대부분의 작업을 동일하게 할 수 있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그리고 '장치' 메뉴의 '클립보드 공유'와 '드래그 앤 드롭' 항목을 '양방향'으로 설정해 두면 기본 운영체제와 가상 운영체제 사이에서 편하게 마우스로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버추얼박스 버전 4.3 기준이며, 일부 운영체제에서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음).

게임 구동용으로는 추천하기 어려워

참고로, 버추얼박스로 구동하는 가상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해당 운영체제용 응용 프로그램을 대부분 문제 없이 구동할 수 있으나,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용도로는 그다지 추천할 수 없다. 가상 그래픽카드에서는 3D나 동영상 가속 성능이 온전히 발휘되지 않기 때문이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버추얼박스 설정 메뉴의 '디스플레이' 항목에서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을 높이고 '3차원 가속 사용하기'와 '2차원 비디오 가속 사용하기'를 활성화(가상 운영체제를 종료한 상태에서 설정 변경 가능) 해주면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그래도 실제 운영체제에서 구동하는 것에 비하면 성능이 확실히 떨어진다. 버추얼박스와 같은 가상 운영체제 구동 프로그램은 그래픽카드의 가속 기능을 쓰지 않는 사무용 프로그램을 주로 구동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유용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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