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 저랬다, 변덕쟁이 노트북 - 도시바 새틀라이트 W30t-A

이문규 munch@itdonga.com

2013년에도 '하이브리드'는 산업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융합' 혹은 '복합' 등으로 해석되는 하이브리드는 쉽게 말해, 두 가지 이상의 특징이나 장점을 적절히 조합한 것을 뜻한다. 이를 테면, 짜장면과 짬뽕을 반반씩 담아 판매하는 짬짜면이 그렇고, 휘발유과 전기를 함께 사용해 연비를 높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그렇고, 노트북과 태블릿PC의 형태를 동시에 갖춘 컨버터블PC, 이른 바 2-in-1(이하 투인원) PC가 그렇다.

투인원 PC는 말 그대로 두 가지 PC가 하나의 기기에 들어 있는 형태로, 키보드가 달린 노트북 형태로 사용하다가 필요에 따라 (키보드 없는) 태블릿PC 형태로 변환할 수 있는 제품이다. 윈도 운영체제용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현재의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활용 범위에 있어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다. 투인원 PC는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에 딱 맞는 새로운 노트북 제품군이다. 시대적/산업적 흐름에 따라 노트북의 생산성과 태블릿PC의 휴대•활용성을 적절히 접목한 좋은 사례다. 노트북의 시초인 '도시바'의 투인원, '새틀라이트 W30t-A(이하 W30t-A)' 역시 IT 업계의 바람직한 하이브리드로 바라 볼 수 있다. 그의 이유 있는 변덕을 훑어 본다.

도시바 W30t-A 01
도시바 W30t-A 01

13인치 노트북? 태블릿PC?
도시바의 새틀라이트 노트북 시리즈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범용적 노트북 제품군 브랜드다. 노트북도 그렇고 태블릿PC도 그렇고,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IT기기가 됐다. 도시바도 그런 의미에서 투인원 PC인 W30t-A를 새틀라이트 제품군에 넣었다.

우선 W30t-A는 화면 크기 13인치급 노트북에 좀더 가깝다. 거의 대부분의 태블릿PC가 10인치 이하임을 감안하면 W30t-A는 '태블릿PC형 노트북'으로 구분하는 게 좋을 듯하다. 태블릿PC로도 사용할 테니 13인치 화면은 터치 입력을 지원한다.

도시바 W30t-A 02
도시바 W30t-A 02

무게는 키보드를 장착했을 때 약 2.1kg 정도다. 13인치 일반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키보드를 달고 있으니 그런데, CPU와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의 주요 부품이 키보드 쪽이 아닌 본체 쪽에 들어 있으니, 키보드를 뗀다 해도 7인치급 태블릿PC(700~800g)보다는 무겁긴 무겁다.

W30t-A의 기본 사양은 인텔 4세대 코어 i3(하스웰) 프로세서에 메모리 4GB, 하드디스크 500GB이며, 운영체제는 MS 윈도 8.1을 내장했다. 하드디스크가 SSD가 아닌 일반 HDD라는 게 아쉽지만, 가격을 낮추면서 대용량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라 해석하고 싶다(2013년 12월 말 현재 80만 원대 초반에 형성되고 있다).

이 정도 사양이면 현존 태블릿PC 성능은 거뜬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실제로 일상 업무에 사용해본 바, 기본 문서 작업은 물론 사진 및 동영상 편집 작업도 별다른 불편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아울러 마우스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태블릿PC보다는 생산성 측면에서는 우수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7~10인치 태블릿PC보다는 화면이 커서 좋다. 최대해상도는 1,366 x 768로 일반적인 13인치급 노트북과 동일하며, IPS 디스플레이 덕에 어느 방향에서 화면을 봐도 색상 왜곡이 없다.

도시바 W30t-A 03
도시바 W30t-A 03

전반적인 디자인과 색상도 무난한 수준이다. 투인원 PC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화면 부분이 키보드 부분보다 두툼한 것 외에 일반 노트북과 디자인이 유사하며, 안팎으로 검정색(키보드 키, 화면 테두리 등)과 회색의 적절한 조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회색 계통이 오래 바라봐도 크게 질리지 않긴 하다.

도시바 W30t-A 04
도시바 W30t-A 04

노트북으로서의 W30t-A
노트북으로 사용해 본 W30t-A는 일반 노트북에 비해 큰 차이는 없지만, 아무래도 화면 부분이 무겁기 때문에 책상 등 고정된 장소가 아닌 무릎 위에 사용하기에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 무릎 위에 놓고 화면을 터치하는 경우에는 뒤로 휙 넘어갈 수 있을 듯했다.

태블릿PC 형태로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이라 화면 부분과 키보드 부분의 연결 이음새(힌지)를 견고하게 처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원버튼 탈부착 방식이지만 부착 시 유격 없이 완벽하게 고정된다. 화면을 열고 닫을 때 역시 조금의 흔들림 없이 단단하다. 다만 화면 분리형 노트북이다 보니 화면을 최대로 젖힐 수 있는 각도가 약 130도까지로 제한된다.

도시바 W30t-A 05
도시바 W30t-A 05

키보드의 키 배열과 간격 등은 일반 노트북의 그것과 동일하다. 키감이 약간 밋밋한 듯싶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조용한 타이핑이 가능하다. 엄숙한 분위기의 회의실이나 도서관 등지에서도 민폐 없이 작업할 수 있다. 흔히 태블릿PC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별도로 구매, 연결해 사용하는데, 그보다는 확실히 생산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터치패드까지 지원되니 더욱 그러하며, 필요에 따라 마우스를 연결할 수 있으니 좋다. 여기키보드 백라이트(야간 조명) 기능도 제공되니 주변이 어두운 환경(빔프로젝트 사용 환경 등)에서 매우 유용하다.

도시바 W30t-A 05
도시바 W30t-A 05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는 키보드를 굳이 분리할 필요 없으니 노트북처럼 접어서(닫아서) 휴대하면 되는데, 무게가 2kg 내외라 그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동성/휴대성보다는 노트북/태블릿PC 변환 활용성에 초점을 둔 제품이기에 무게에 대한 부담은 감안하는 게 좋겠다. 여담이지만 본체에 비해 전원/충전 케이블은 비교적 작고 가볍다.

배터리는 화면 부분과 키보드 부분에 각각 들어 있기에 충전 역시 각각 해야 한다. 이는 곧, 키보드 부분을 장착했을 때 화면 부분의 전원을 끌어다 쓰지 않으니 사용 시간을 좀더 길게 유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반대로 충전할 때는 화면 부분 먼저 충전되고 충전 완료되면 키보드 부분이 충전된다. 나름대로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배터리 방식이라 인정할 만하다.

도시바 W30t-A 06
도시바 W30t-A 06

노트북이 태블릿PC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마우스 사용이라 할 텐데, 터치 입력이 제 아무리 좋다 한들 마우스 조작보다는 활용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W30t-A는 마우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노트북으로서 유용하게 느껴졌다.

태블릿PC로서의 W30t-A
키보드 부분 상단에 있는 분리 버튼을 젖히면 화면 부분이 간단히 분리된다. 장착할 때는 힌지 부분의 홈에 맞춰 살짝 눌러 끼우면 된다. 키보드 부분이 분리되면 당연히 이후로 키보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태블릿PC로 전환되면 모든 작업은 일반 태블릿PC를 사용할 때와 동일하게 처리할 수 있다.

도시바 W30t-A 07
도시바 W30t-A 07

MS 윈도 8.1이 내장돼 태블릿PC 사용 환경에 적합하며, 화면 터치 입력도 무리 없이 잘 처리된다. 가로세로 화면 전환도 무난하며, 13인치 화면이라 특히 웹 페이지를 세로로 놓고 보면 가독성이 훨씬 높다. 전 페이지가 한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태블릿PC에 걸맞은 입력 펜(스타일러스 펜)이 함께 제공됐으면 필기 입력 등 활용도가 더 높았으리라 생각한다.

도시바 W30t-A 08
도시바 W30t-A 08

아울러 본 리뷰어의 경우 태블릿PC의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아 키보드를 분리해 사용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업무의 대부분에 키보드 입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미디어 재생/관람에는 태블릿PC 형태가 제법 유용하지만(13인치 화면이라 더욱 그렇다), 문서 작업이나 이메일 송수신에는 아무래도 키보드가 달린 노트북 형태가 유리하다. 그나마 화면이 크니 터치 입력용 화상키보드 사용은 (일반 태블릿PC에 비해) 다소 수월한 감이 있다.

도시바 W30t-A 09
도시바 W30t-A 09

평소에 7~10인치 태블릿PC를 제대로 활용하던 사용자라면, 13인치 윈도 태블릿PC인 W30t-A로는 애플 iOS(아이패드)나 구글 안드로이드 패드와는 또 다른 사용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늘 PC에서 보던 바탕화면과 아이콘, 각종 프로그램 등을 태블릿PC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게 생각보다 편리하게 때문이다.

2014년 PC시장의 구원자, 도시바 새틀라이트 W30t-A 투인원 PC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데스크탑, 특히 노트북 시장이 절명의 위기를 맞았다고 말한다. 물론 모바일 기기로 인해 PC시장이 어느 정도 위축된 건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PC시장이 잠식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태블릿PC와 노트북은 비슷해 보이지만 활용 분야와 범위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연비 좋은 소형차가 제 아무리 잘 팔린다 해도 중형 이상의 고급 승용차 역시 인기리에 판매되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더구나 W30t-A와 같은 '컨버터블 PC' 혹은 '하이브리드 PC' 혹은 '투인원 PC'가 노트북 시장에 구원 투수로 본격 등판할 2014년에는, 태블릿PC로 인한 시장 위협이 더 이상 크게 작용하지 못하리라 예상한다. 이에 노트북과 태블릿PC 사이에서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적절한 절충안인 W30t-A 등의 투인원 PC도 고려하길 권한다.

도시바 W30t-A 10
도시바 W30t-A 10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