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1.7조 원, "남들과는 다르게"

스마트폰 대중화와 맞물리면서 비주류, 틈새 시장으로 치부했던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지난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약 22.5조 원, 출처: ABI리서치)에 달한다. 국내도 마찬가지. 올해 초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약 1.7조 원에 달한다.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등 기존 액세서리와 같은 고정 형태도 벗어 던졌다. 이제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는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이나 새로운 부가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는 확장 기기 등 계속 변화하고 있다.

초창기 휴대폰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액세서리는 틈새 시장에 불과했다. 당시 휴대폰 액세서리는 줄, 고리, 가죽케이스 등 단순한 형태였으며, 가격이 낮은 저가형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휴대폰 화면 크기가 커지고, 고가의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액정보호필름이나 보호 기능을 추가한 액세서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말, 아이폰3Gs 국내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꽃을 피웠다. '본격적인 성장기'다.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가파르게 성장한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올해로 접어들면서 완만하게 성장하는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4년간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가 증가함에 따라 액세서리 시장도 연평균 62% 성장했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3년 말 70%를 넘어감에 따라 다소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액세서리 시장은 품질로 차별화된 다양한 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 액세서리 시장 규모
국내 액세서리 시장 규모

패션 아이템으로 바뀐 액세서리

패션 업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액세서리 시장에도 접목되고 있다.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톡톡 튀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콜레보레이션 제품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유명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 제품도 다양하다. 유명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입상한 작품도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벨킨, 인케이스 등 글로벌 브랜드는 유명 디자이너 또는 유명 브랜드와 콜레보레이션한 제품을 주로 선보인다. 지난 7월, 벨킨이 선보인 아이폰5 전용 레고 빌더 케이스가 좋은 예다. 이 제품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넓은 구매층을 확보하고 있는 레고를 케이스에 접목한 제품. 아이폰5뿐만 아니라, 아이폰5c/아이폰5s와도 호환해 사용할 수 있다. 제품 뒷면에 레고 특유의 패턴을 그대로 적용해 다른 레고 블록을 끼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최근 벨킨은 이 제품을 아이패드 미니에도 그대로 적용해 출시했다. 제품 가격은 아이폰용이 4만 5,000원, 아이패드 미니용이 6만 5,000원이다.

벨킨 레보 빌더 케이스
벨킨 레보 빌더 케이스

패션 디자이너 올라 카일리와 콜라보레이션해 내놓은 아이폰, 아이패드 미니용 케이스도 있다. 그만의 독특한 무늬 패턴과 색상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특징. 아이패드 미니용은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동영상 감상 등 장시간 사용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용 케이스는 4만 5,000원, 아이패드 미니용은 5만 8,000원이다.

벨킨 올라카일리 커버
벨킨 올라카일리 커버

인케이스는 팝아트 디자이너 '앤디 워홀'과 스트리트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을 그대로 담은 아이폰5용 케이스를 선보였다. 기존 인케이스 스냅 케이스에 두 아티스트의 작품을 담아 총 18종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미국 힙합그룹 '오드 퓨처', 미국 패션디자이너 '마라 호프만',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허프'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지속해 출시하고 있다.

인케이스 콜라보레이션 제품
인케이스 콜라보레이션 제품

액세서리? 앱세서리?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의 변화는 단순히 패션을 더한 개성 표출 아이템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부가적인 기능을 더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군 '앱세서리' 로도 확대되고 있다. 앱과 액세서리의 줄임말인 앱세서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웨어러블 PC' , '입는 컴퓨터' 등으로 불릴 정도로 기존 제품의 틀을 깬 제품이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 소니의 스마트워치2 등 스마트 시계나 구글글라스와 같은 스마트 안경도 앱세서리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앱세서리를 포함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2016년에 이르러 약 100억 달러(약 1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손목에 착용해 사용하는 피트니스 보조 기구 '나이키 퓨얼밴드', '조본 UP', '미스핏 샤인' 등 이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품도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발전과 시장 규모 확대는 자연스럽게 해당 기기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의 발전을 이끌었다. 더 이상 액세서리 시장은 틈새 또는 비주류 시장이라며 무시할 수 없다. 나름의 영역을 구축한 하나의 시장이다. 어떤 이들은 모바일 기기를 선택할 때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고려 대상에 포함하기도 한다. 이제 '남들과는 다르게'가 아닌 '남들과는 다른' 액세서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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