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발표] OS X 10.9 매버릭스 '무료' 배포 개시, 무엇이 달라지나?

강일용 zero@itdonga.com

애플이 컴퓨터 운영체제 OS X(10)을 유료로 제공하던 기존 전략을 뒤집고 맥북, 아이맥 사용자에게 최신 운영체제 OS X 10.9 '매버릭스(Mavericks)'를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맥북, 아이맥 사용자에게 희소식이다. 발매일은 바로 오늘(23일)이다. 기존 사용자는 맥 앱스토어에 접속하면 매버릭스를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이 22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아트 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하고, 매버릭스를 공식 발매한다고 밝혔다.

2013 애플 신제품 발표회
2013 애플 신제품 발표회

매버릭스는 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 OS X의 최신 버전이다. 매버릭스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이다.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 내장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과 기능을 이식했다. 두 운영체제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뜻. 언젠가 실행될 컴퓨터 운영체제와 모바일 운영체제의 통합을 위한 초석이다.

OS X은 발매 기간이 길고 바뀌는 점도 많은 윈도 운영체제와 달리 발매 기간이 짧고(약 1년 6개월 주기) 바뀌는 점도 조금 적다. 특히 UI(사용자 환경)가 자주 변하는 윈도와 달리 UI를 크게 바꾸질 않는다. 때문에 얼핏 보면 바뀐 게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버릭스는 상당히 많은 점이 변한 운영체제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디한번 살펴보자.

일단 아이북스(iBooks)와 맵스(Maps) 앱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아이북스는 애플이 제공하는 전자책 상점이다. 애플이 제공하는 전자책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전자책(e-pub, pdf)도 추가할 수 있다. 그렇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미 제공하던 기능이다. 그 기능이 마침내 맥으로 진출했다. 아이북스에 내장된 콘텐츠(전자책)는 아이튠즈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와 동기화할 수 있다. 어떤 기기로든 전자책을 손쉽게 감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북스
아이북스

맵스는 애플이 제공하는 지도서비스다. 애플 지도를 기반으로 일반 2D 지도뿐만 아니라 3D로 구성된 입체 지도를 함께 제공한다. 또, 맵스는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길을 찾아가는 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이 역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다. 맵스 앱을 실행하고 특정 지역에 표시를 남기거나, 찾아가는 경로를 설정하면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의 다른 기기에 자동으로 동기화된다. 이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어디서나 찾아가야할 장소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메일, 일정, 문서뿐만 아니라 지도 상에 남겨둔 체크인까지 자동으로 동기해주는 편리한 세상이 열린 셈이다.

맵스
맵스

각종 홈페이지의 암호와 신용카드 정보를 256비트 암호화로 보호해주는 키채인(Keychain) 기능도 '아이클라우드 키채인'으로 강화된다. OS X에 저장해둔 암호를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와 동기화할 수 있다는 뜻. 이를 통해 키채인으로 저장해둔 암호를 다른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폰5s의 경우 내장된 애플의 지문인식 센서 터치ID와 함께 사용하면 한층 안전하고 편리하게 홈페이지에 로그인할 수 있다. 애플은 이날 매버릭스와 함께 아이클라우드 키채인 기능이 포함된 iOS 7.0.3을 함께 공개했다. 아이클라우드 키채인은 뒤에서 소개할 사파리7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다중 디스플레이 기능이 강화되는 점도 흥미롭다. 기존 다중 디스플레이 기능은 하나의 컴퓨터를 여러 화면으로 사용하는 형태였지만, 매버릭스는 마치 2개의 컴퓨터에 각각 화면을 물려놓은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을 보다 능률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OS X 사용자를 위해 좀 더 정확히 설명한다. ‘미션 컨트롤’ 자체가 분리된다는 뜻이다. 미션 컨트롤을 여러 개로 분리해 두 화면에 나눠서 보여준다는 것.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앱을 모아둔 독(Dock)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다중 디스플레이
다중 디스플레이

OS X 속의 각종 파일을 관리할 수 있는 파인더(윈도로 치면 내컴퓨터)도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개선된다. 기존에는 많은 파일을 관리하려면 여러 개의 폴더를 열어야 했다. 하지만 하단에 실행 중인 응용 프로그램이 표시돼 폴더 간 전환이 손쉬운 윈도와 달리 OS X은 폴더를 전환하려면 미션 컨트롤 기능을 실행하거나 단축키(커맨드+탭)를 눌러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치 웹브라우저처럼 탭 기능을 추가했다. 이를 활용해 좀 더 손쉽게 폴더를 오고갈 수 있게 됐다.

또, 각종 파일에 인터넷 게시글처럼 태그(Tag)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자주 사용하는 파일 또는 중요한 파일에 태그를 지정하면 손쉽게 파일을 정렬할 수 있다. 풀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았던 파인더가 풀스크린을 지원하게 됐다. 풀스크린 전환은 폴더 오른쪽 상단 화살표를 통해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메모리 압축 기능이 추가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모리(RAM)에 상주중인 프로세스가 증가하면 잘 사용하지 않는 프로세스를 압축해 추가 메모리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적은 메모리로도 많은 앱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다.

전체 디자인도 많은 부분이 iOS7처럼 간결하게 변했다. 예전에는 사물의 특징을 흉내 낸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이제 애플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이 추구하는 '여백의 미' 위주로 개편됐다. 때문에 캘린더, 연락처, 노트 등에 적용된 스큐어모피즘(특정 사물의 특징을 흉내낸 디자인)은 사라졌다.

사용하지 않는 특정 앱을 일시 정지하는 App nap 기능도 추가됐다. 원래 여러 가지 앱을 동시에 실행할 때 커맨드+탭(윈도의 경우 알트+탭)을 누르면 특정 앱이 앞으로 나오면서 기존 앱은 뒤로 밀려나게 된다. 이 때 기존 앱은 실행 대기 상태로 기다리며 시스템 자원(프로세서, 메모리)을 소모한다. App nap은 이를 차단하는 기능이다. App nap을 사용한다고 설정한 앱은 커맨드+탭을 통해 뒤로 밀려나면 시스템 자원을 소모하지 않고 자동으로 정지된다. 다시 불러내면 그 때 정지가 풀리고 활성화 된다. 이를 통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또,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때 퍼포먼스가 저하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웹브라우저 사파리도 최신 버전인 사파리7으로 강화된다. 애플에 따르면 사파리7은 최신 웹킷(Webkit) 엔진을 채택해 타 브라우저보다 훨씬 빠르게 웹페이지를 표시한다. 애플은 선스파이더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크롬보다 1.12배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 디자인과 UI도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경된다. 공유 기능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트위터, 페이스북만 기본 지원했지만, 이제 보고 있는 웹페이지를 링크트인(Linked in)으로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최근 웹브라우저의 화두인 WebGL 지원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파리7
사파리7

이밖에 온라인 데이터를 통해 지원하던 한영사전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고(미리 데이터를 내려받아야 한다), 알람 기능이 강화됐다. 알람 기능의 경우 알람 화면에서 바로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번거롭게 아이메시지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매버릭스는 OS X에 내장된 맥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OS X 10.6 스노우 레오파드 이상의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 매버릭스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모델은 다음과 같다. 아이맥 2007년 중반 모델과 그 이후 제품, 맥북 2009년 초 모델과 그 이후 제품, 맥북에어 2008년 후반 모델과 그 이후 제품, 맥북프로 2007년 중반 모델과 그 이후 제품(레티나 포함) 등이다.

2013 애플 신제품 발표회
2013 애플 신제품 발표회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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