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읽어드립니다] "주파수는 넓은 게 좋은 것 아닌가요?"

이상우 lswoo@itdonga.com

'주파수가 넓다, 많다. 둘 다 맞습니다.'

문지애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LG유플러스 광고 보셨나요? LG유플러스는 가장 넓은 광대역과 가장 많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다 맞는 말입니다. 우선 주파수가 넓다는 말부터 보기로 하죠. 지난 주파수 경매 이후 SK텔레콤과 KT는 각각 35MHz 범위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1.8GHz 대역에서 35MHz 한 덩어리를 통째로 낙찰 받았고, KT는 1.8GHz 대역의 15MHz를 낙찰 받아 기존에 가지고 있던 20MHz(낙찰 받은 주파수에 바로 붙어있는 주파수)를 붙여 35MHz를 만들었습니다. 이와 달리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에 있는 40MHz를 통째로 낙찰 받았습니다. 다른 통신사보다 5MHz 넓은 것이죠.

주파수가 넓으면 무엇이 좋을까요? 당연히 전송속도가 높아집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의 광대역 LTE 서비스는 이론상 전송속도는 내려받기(다운로드) 150Mbps, 올리기(업로드) 25Mbps입니다. 그런데 LG유플러스는 대역폭이 넓기 때문에 올리는 속도를 50Mbps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는 타사 광대역 LTE를 반쪽짜리라고 '디스'하며, 진정한 광대역 LTE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그런데 여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낙찰받은 2.6GHz 대역은 기존에 서비스하던 주파수 대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전국에 구축한 기지국이나 통신장비에 추가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광대역 LTE 서비스가 늦어지는 것도 이 때문 아닐까요? 한편,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수도권은 올해 안에, 내년 3월에는 광역시를 시작으로 광대역 LTE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가장 많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풀어보겠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에서 20MHz 만큼(총 55MHz), 1,8GHz에서 35MHz 만큼 가지고 있습니다. KT는 800MHz에서 10MHz, 900MHz에서 20MHz, 1.8HGHz에서 35MHz 만큼(총 65MHz) 가지고 있고요. LG유플러스는 800MHz에서 20MHz, 2.1HGHz에서 20MHz, 2.6GHz에서 40MHz 만큼(총 80MHz) 가지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주파수가 많으면 그만큼 전송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CA라는 '주파수 집성기술'이 필요하지만요. CA는 LTE-A의 기술 중 하나로, 서로 떨어진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마치 하나의 넓은 주파수인 것처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도로가 넓어지면 교통체증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LG유플러스는 오는 2015년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주파수를 CA 기술로 묶어 데이터 전송속도를 300Mbps까지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가칭 '광대역 LTE-A'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른 기술이 등장하지 않는 한 KT나 SK텔레콤은 이 속도를 내기 어렵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를 보면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이 적어 이론상 225Mbps가 한계입니다.

문제는 사용자의 단말기가 주파수 3개를 인식해야 3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일부 사용자들은 광대역 LTE-A를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새로 사야하는 상황입니다. 속도가 빠른것은 좋지만, 통신사는 이런 부담을 줄일 방법도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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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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