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밸리는 스타트업이 쉬어가는 공간', A&T홀딩스 고경환 대표

이상우 lswoo@itdonga.com

홍대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젊음, 예술, 불금 등 여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른 이유에서 젊은이들(특히 젊은 창업자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인근의 '홍합밸리'가 바로 그곳이다. 창의적인 분위기와 인근에 대학교(홍익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홍합밸리
홍합밸리

홍합밸리는 여러 창업자가 모여 한국에도 실리콘밸리 같은 곳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나온 곳이다. 홍합밸리는 홍대/합정역 인근 지역을 부르기도 하는 말이지만, 실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물리적 공간도 있다. 이곳은 인근 스타트업이나 1인 개발자가 쉬어갈 수 있는 곳, 스타트업이 서로 모여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젊음과 열정'은 어떤 것일까? 홍합밸리 창립자 중 한 사람인 A&T(Art and Technology) 홀딩스 고경환 대표를 만나봤다.

Q. 호텔경영학과를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소프트웨어 개발사 대표가 됐는가?

A. 사람에 관한 오프라인 비즈니스 중 가장 끝단에 있는 것이 바로 호텔 경영입니다. 호텔경영을 배우면서 여기에 IT를 접목하면 더 크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술경영을 배우게 되면서 이쪽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특히 일본 유학시절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고, 여기에 대한 시장을 한국에 미리 준비하자고 느껴 2009년 A&T 홀딩스를 설립했습니다. 참고로 회사 이름의 'Art'는 예술이 아니라 인문학이라는 뜻입니다. 인문학과 기술을 융합한다는 의미죠.

Q. A &T홀딩스는 어떤 회사인가?

A. 한마디로 말하자면 '인간의 라이프서핑을 위한 회사'입니다. 라이프서핑이란 바다에서 파도를 타듯 인생을 즐겁게, 인간에게 짜릿함과 새로움을 선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작점을 '모바일'로 잡았습니다. 현대인이 가장 가깝게 지내는 IT기기이기 때문이죠.

ANT홀딩스
ANT홀딩스

현재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근처에서 일반 의약품을 판매하는 약국, 편의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나 한옥체험 예약 앱, 여행정보 앱, 한국 전통문화를 다룬 앱 등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다양한 앱을 만들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참여해 최근 개발한 'Memoriant'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Memoriant는 SNS에서 사용자의 과거 게시물을 모아 맥락(context)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하고, 사용자가 '추억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물론 모바일 앱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앱 개발은 라이프서핑 사업을 위한 첫 음이며, 플랫폼을 떠나 사람들의 일상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만 골라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Q. 홍합밸리를 설립한 목적은 무엇인가?

A. 홍대/합정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음과 열정 그리고 창의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정보를 공유하고 스타트업들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실제로 홍합밸리라는 오프라인 공간에는 홍대/합정 인근에 있는 IT기업, 아티스트, 스타트업, 1인 개발자 등이 찾아와 협업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투자를 받기도 합니다.

홍합밸리
홍합밸리

특히 스타트업의 주요 고객은 최신 IT기나 유행에 민감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홍합밸리는 스타트업에게 충분히 매력있는 곳입니다.

Q. 고등학생 앱 개발 경진대회 '스마틴 앱 챌린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가?

A. 사실 이 행사에는 3년 전부터 계속 참여해왔습니다. 이 행사에서 생각이 괜찮은 학생들을 찾고 싶고었고, 이들이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또한, 창업에 관해 허황한 꿈을 꾼다면 현실에 대한 감각을 심어주고, 내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조언을 주고 싶었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너의 꿈을 위해 이런 현실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라'고 말이죠.

제가 맡은 아이들이 낸 아이디어는 학교 관련 공지사항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앱, 어린 동생을 위한 전자책, PC용 게임 등이었습니다. 사실 이들의 아이디어는 기발하거나 혁신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디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능성, 열정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투자자 입장과는 다르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공과 실패만 따지지만, 제 관점에서는 실패하더라도 사람이 괜찮으면 되는 것이죠. 시장상황이나 여러 다른 이유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A. 저는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현실을 직시하라'입니다. 창업하는 것도 좋지만, 창업의 현실을 알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창업은 꿈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스타트업 100개가 생기면 90개가 사라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영혼을 바쳐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 현실을 직시하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되겠죠.

ANT홀딩스 고경환 대표
ANT홀딩스 고경환 대표

다음으로 '체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논하지 말라'입니다. 해보지 않은 것은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죠. '이건 어려울 것 같으니 하지 말자', '이건 아마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미리 판단하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싸워라'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시간 관리만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경쟁 업체가 누구냐를 아는 것이 시간과 싸우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일반인이 24시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1시간이라고 가정하면 이 시간에 경쟁사 앱(서비스)을 사용하는 시간을 뺏어오거나 사용하는 시간을 1시간 이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시간을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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