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빨라졌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리뷰

김영우 pengo@itdonga.com

한때 일부 전문가, 혹은 매니아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가 이제는 제법 대중과 가까워진 것 같다. SSD의 원리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라도 ‘SSD라는게 있는데 그걸 달면 PC가 빨라진다더라’ 정도는 인식은 있는 것 같다.

아직은 SSD보다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달린 PC가 훨씬 많이 쓰이지만 앞으로는 모를 일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작년 말 발표에 따르면 작년 SSD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70% 가량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시장의 앞날이 창창하다는 의미다.

작년 말 기준 세계 SSD 시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인텔이 양강을 형성한 가운데,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그 뒤를 따르며 3,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예전부터 각기 다른 분야(HDD, CPU, RAM, 메모리카드 등)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업체들이었는데, 지금은 SSD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이런 와중에 샌디스크는 성능을 강화한 '익스트림II(SanDisK Extreme II)' SSD를 발표했다. ‘익스트림’은 샌디스크의 메모리카드 제품군 중 고성능 제품에 쓰이고 있는 제품명이라 DSLR카메라 사용자라면 친숙할 것이다. 익스트림 SSD 시리즈 역시 샌디스크의 SSD 중 고성능 제품군에 속하며, 익스트림II는 그 중에도 최신작이다. SSD 시장에 임하는 샌디스크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이 제품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PC와 호환되는 크기와 인터페이스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2.5인치 규격의 일반적인 PC용 저장장치 형태다. 제품 두께는 7mm이며,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노트북에 장착할 수 있다. 데스크탑에서는 대부분 3.5인치 규격의 저장장치를 탑재하기 때문에 2.5인치 규격의 디스크를 그대로 설치하려면 베이 공간이 많이 남아 고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2.5인치 규격을 3.5인치로 변환하는 가이드를 함께 제공하므로 데스크탑에 장착할 때도 문제가 없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메인보드와 접촉하는 인터페이스는 최신 규격인 SATA3(SATA 6Gbps)다. SATA3는 기존의 SATA2(SATA 3Gbps)보다 최대 2배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발휘하므로 고성능 저장장치의 빠른 속도를 활용하는데 적합하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참고로 SATA3는 하위 버전의 SATA와 호환되므로 샌디스크 익스트림II를 SATA나 SATA2만 지원하는 구형 PC에 달아도 사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연결하더라도 일반 HDD보다는 훨씬 빠르겠지만 그래도 샌디스크 익스트림II 성능을 완전히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되도록 SATA3를 지원하는 신형 PC에 장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MLC 메모리와 신형 컨트롤러 탑재로 신뢰성 높여

SSD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떤 저장방식의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했는지, 그리고 어떤 컨트롤러(제어기)를 탑재 했는지의 여부다. 현재 SSD 시장에서는 MLC(Multi Level Cell) 방식, 혹은 TLC(Triple Level Cell) 방식의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TLC 방식이 가격을 낮추는데 유리하지만 성능이나 수명 면에서 MLC 방식이 유리하다.

최근 TLC 방식의 SSD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MLC 방식 플래시메모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컨트롤러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익스트림II은 마벨의 최신 컨트롤러인 88SS9187를 탑재하고 있다. 보급형 SSD의 컨트롤러에 비해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기대된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이렇게 샌디스크 익스트림II의 전반적인 특징을 알아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보며 성능을 체감해 볼 차례다. SATA3 포트를 갖춘 ECS의 Z87H3-A2X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한 4세대 코어 i7-4770K(하스웰) PC에 샌디스크 익스트림II 240GB 모델을 장착해 몇 가지 테스트를 해봤다. 비교대상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SD제품 중 하나인 삼성의 840 시리즈 250GB 모델(TLC 메모리 탑재), 그리고 일반HDD인 씨게이트 바라쿠다XT 2TB(회전수 7,200RPM, SATA3 지원) 모델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이용한 성능 측정

우선은 저장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HD Tune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치적인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측정결과,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읽기 속도의 경우, 평균 436.7MB/s, 쓰기 속도는 평균 406.4MB/s를 기록했다. 경쟁사제품과 비교하자면 읽기속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쓰기 속도 면에서는 확실히 유리한 것을 알 수 있다.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비슷한 것이 인상적인데, 확실히 MLC 메모리를 탑재한 덕을 보고 있다. 물론 일반 HDD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앞선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저장장치의 반응성과 민첩성을 가늠하는 응답시간의 경우,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다소 느린 것으로 측정되었다. 그래도 SSD인만큼 일반 HDD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것도 사실이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실제 활용을 통한 성능 측정

윈도7 부팅 속도의 경우, 두 SSD 제품이 거의 같은 것으로 측정되었다. HDD와 3배 가량 속도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SSD는 부팅 속도 면에서 이점이 있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다음에 해본 테스트는 파일 복사속도 측정이다. 같은 저장장치 안에서 10만개의 폴더로 이루어진 10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하며 작업에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약간 더 빨랐다. 사용 중에 큰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더 나은 것은 사실이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포토샵을 이용, 총 200개의 이미지 파일을 동시에 여는데 걸리는 시간도 측정했다. 이런 응용 프로그램 작업은 읽기와 쓰기 속도, 그리고 응답시간을 비롯한 해당저장장치의 전반적인 능력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테스트 결과, SSD 제품군이 HDD를 압도했으며, 샌디스크 익스트림II가 경쟁사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간 더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샌디스크 익스트림II SSD

확실히 나아진 샌디스크 SSD

기자는 2년 전에도 샌디스크의 SSD를 테스트해 본 적이 있다. 당시엔 그다지 인상적인 성능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HDD보다는 빠를지 몰라도 경쟁사의 SSD에 비하면 다소 성능이 부족했다. 하지만 신형 컨트롤러를 탑재하고 나온 샌디스크 익스트림II는 확실히 성능이 개선된 것이 느껴진다.

TLC 방식의 SSD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MLC 방식의 메모리를 탑재해 안정성과 수명 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5년의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쓸만한 제품이긴 하지만 2013년 8월 현재 아직 구체적인 국내 판매가가 나오지 않아 '적극 추천'의 여부는 좀 더 기다려봐야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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