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ROG 메인보드? ASUS MAXIMUS VI HERO

김영우 pengo@itdonga.com

에이수스(ASUS)의 ROG(Republic of gamers) 제품군은 만인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이름 그대로 극한의 성능을 원하는 게임 매니아들만을 위해 나온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ROG 시리즈는 메인보드, 노트북, 데스크탑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유사한 사양의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비싸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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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ROG 시리즈는 매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고정 수요층이 있다는 의미다. 물론 그들은 일반인은 아닐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인텔 4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하스웰) 프로세서 전용 ROG 메인보드인 'MAXIMUS VI HERO(이하 막시무스 VI 히어로)'도 마찬가지다.

30만 원대 메인보드가 '가성비' 좋아?

ROG 제품군이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따진다는 것이 조금 어색할지 모르겠으나 막시무스 VI 히어로는 실제로 가성비 중시 모델이라는 점을 에이수스는 강조하고 있다. 같은 하스웰용 Z87 칩셋 기반의 ROG 메인보드 중에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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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제품인 맥시무스 VI 익스트림 모델은 60만 원, 막시무스 VI 포뮬러 모델은 50만 원에 달하는데, 막시무스 VI 히어로는 35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물론 시중에는 20만 원대 이하로 팔리는 하스웰용 메인보드도 많다. 에이수스가 말하는 '가성비'는 어디까지나 ROG 제품군 사이에서 비교할 때만 유효하다는 것을 알아두자.

시리즈 특유의 레이아웃, 질감은 그대로

조금 저렴(?) 하다고는 하지만 시리즈 전통의 레이아웃은 그대로다. 검정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기판 디자인, 그리고 기판 곳곳에 일본산 캐패시터(콘덴서)로 대표되는 고급 부품이 쉽게 눈에 띄는 점이 대표적이다. 캐패시터의 품질은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 및 오버클러킹의 성공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 CPU 소켓 주변의 전원부도 8+2 페이즈 구성으로 충실한 편이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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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를 겨냥한 제품답게 복수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멀티 GPU(그래픽카드의 핵심칩)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2개의 PCI 익스프레스x16 슬롯을 갖추고 있는데, 최신의 3.0 규격이며 여기에 엔비디아의 SLI, AMD의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멀티 GPU 모드를 구현할 수 있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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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막시무스 VI 히어로는 1개의 PCI 익스프레스x4 슬롯과 2개의 PCI 익스프레스x1 슬롯을 갖췄다. 과거에 쓰던 PCI 슬롯은 전혀 없으니 구형 확장카드(사운드카드, 랜카드 등)을 쓰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유의하도록 하자. 사실 요즘 메인보드는 어지간한 기능을 다 내장하고 있으니 그래픽카드 이외의 확장카드를 꽂을 일이 그다지 없긴 하다.

의외로 평범한 후면 패널 구성

후면 패널의 구성은 평범한 편이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총 8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그 중 4개가 최신 규격인 USB 3.0 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기판 표면에 USB 3.0 규격의 헤더(핀)이 있어 이를 이용해 PC 케이스 전면으로 USB 3.0 포트 2개를 확장할 수도 있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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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에이수스의 고급형 메인보드에 주로 탑재되는 USB 바이오스 플래시백 버튼도 달려있다. 이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bios, 메인보드의 기본적인 작동을 제어하는 펌웨어) 파일이 담긴 USB 메모리를 꽂은 후 버튼만 누르면 PC를 부팅하지 않고도 간단히 바이오스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바이오스를 업데이트하면 메인보드 출시 이후에 나온 신형 CPU를 장착할 수 있게 되며 각종 기능도 향상된다.

그래픽카드 없이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자체 포트는 HDMI 1개뿐이다. 이 정도 수준의 메인보드를 쓰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테니 메인보드 자체의 영상 출력 기능은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전원 넣으면 기판에 빨간 줄이 ‘번쩍’

막시무스 VI 히어로의 기판을 살펴보면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음성 출력 관련 부품들이다. 사운드 칩셋에 전자파 보호용 커버를 덮었고, 사운드 칩셋과 음성 출력 포트로 연결되는 선로에 실드(보호) 처리를 하여 노이즈 간섭을 최소화 한 것이 눈에 띈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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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음성 관련 선로에 붉은 색 LED를 내장, PC의 전원을 넣으면 붉게 빛난다. PC 내부에 들어가는 선로가 빛나는 것이 무슨 의미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비싼 메인보드를 쓴다는 느낌은 준다.

더할 나위 없는 오버클러킹 기능

막시무스 VI 히어로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실제로 활용해 볼 차례다. 막시무스 VI 히어로의 가장 특징은 하드웨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만한 소프트웨어도 충실히 갖춘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오버클러킹에 특화된 TPU, 그리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EPU 기능을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 Ai 스위트(Ai Suite 3) 소프트웨어의 높은 편의성이 눈에 띈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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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클러킹을 할 때 코어 별로 섬세하게 클럭이나 배수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메모리와 칩셋을 비롯한 전반적인 전압의 조절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버클러킹 시 온도 상승으로 인한 냉각팬 소음의 증가를 최소화 하기 위한 소음 튜닝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MAXIMUS VI HERO
MAXIMUS VI HERO

온라인 게임을 할 때 네트워크 부하로 인한 랙(지연)을 최소화 하기 위한 트래픽(데이터 부하) 제어 기능도 갖췄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트래픽 쉐이핑(Traffic Shaping)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현재 구동중인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트래픽의 우선순위를 지정해 네트워크 상태를 최적화한다. VOIP, 미디어스트리밍, 게임, 파일 공유 등의 상황을 설정해 원터치로 네트워크를 설정하는 기능도 있으니 누구나 쉽게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

흠 잡을 데 없지만 사용자 크게 가리는 제품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에이수스 막시무스 VI 히어로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많은 이점을 가진 흠잡을 데 없는 메인보드다. 특히 과도하게 비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ROG 시리즈 제품 치고는 '그나마' 저렴한 30만원 대에 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 할 수 있다.

MAXIMUS VI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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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렇다 해도 사용자를 크게 가리는 제품이라는 점도 이전의 ROG 시리즈와 다르지 않다. CPU의 클럭이나 전압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그래픽카드를 2개씩 꽂고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점수를 올리는 재미에 사는 매니아에겐 이 이상의 재미를 주는 제품이 없겠지만, 그 외의 일반 사용자에겐 20만원 이하의 평범한 메인보드를 쓰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활용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참 좋은 제품임에도 함부로 추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에이수스 막시무스 VI 히어로가 바로 대표적인 경우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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