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웹 브라우저 5종 비교

강일용 zero@itdonga.com

웹 브라우저(Web Browser)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데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브라우저, 또는 인터넷 브라우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웹 브라우저가 없으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기에 사용자들의 PC에는 하나 이상의 웹 브라우저가 설치되어 있기 마련. 그렇다면 각각의 웹 브라우저는 무엇이 다른 걸까? 그 차이점을 알아보자.

인터넷 익스플로러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IE 1.0을 선보인 이래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웹 브라우저다. MS가 4 버전을 윈도98과 함께 제공하면서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한때 전세계 시장 점유율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결국 ‘웹 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공식마저 세우기에 이른다.

IE
IE

윈도XP와 함께 제공한 IE6의 경우 망가진 HTML 코드(웹을 구성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복구해 웹페이지를 정상 표시하는 등 편리한 기능을 여럿 갖추고 있었지만, 웹 표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다. 웹페이지 대부분이 웹 표준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 하지만 파이어폭스, 크롬 등 웹 표준을 준수하는 경쟁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점점 도태되기에 이른다. 자바 스크립트 처리 능력이 떨어져 글, 그림을 표시하는 속도가 느렸고, 웹 표준에 따른 보안 기술 적용을 받지 못해 각종 악성코드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MS는 IE7, IE8을 연달아 선보이며 웹 표준을 준수하고, 글이나 그림 표시 속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용자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떠난 뒤였다. 이 때의 충격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은 55% 내외로 감소했다(넷애플리케이션스 조사 기준).

이에 MS는 IE9을 선보이며 설욕에 나섰다. 웹 브라우저 엔진을 개선하고, 그래픽 프로세서를 활용해 대용량 이미지를 처리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때문에 글, 그림 표시 속도가 경쟁자 못지 않게 빨라졌다(상황에 따라 더 빠른 경우도 존재한다). 또, 웹 표준 지수 만점(Acid3 기준)을 기록하며 다른 웹 브라우저에 비해 웹 표준을 지키지 않는다는 오명을 씻어냈다. IE9는 현재(2013년 7월 기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버전이다.

태블릿PC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또 한차례 큰 변화를 시도했다. 윈도8과 함께 등장한 IE10은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인터넷 익스플로러다. 핀치 투 줌(손가락을 오므리고 벌려 화면을 확대, 축소하는 기능), 더블 탭(화면을 두 번 두드려 축소, 확대하는 기능)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자에게 익숙한 기능을 추가했다. 또,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내장한 것도 주목할 점.

IE10은 PC, 노트북 용 데스크톱 버전과 태블릿PC용 모던UI 버전, 두 가지로 나눠 출시됐다. 데스크톱 버전은 IE9의 개선판에 가깝다. 액티브X도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 모던UI 버전은 고해상도 태블릿PC 사용에 대비해 글씨와 이미지를 최적의 크기로 바꿔주는 기능(스케일링)이 특징이다. 데스크톱 버전은 MS 홈페이지와 네이버 소프트웨어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지만, 모던UI 버전은 윈도8스토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또 다른 특징이 바로 액티브X(Active X)다. 액티브X는 쉽게 말해 PC의 EXE 파일을 인터넷 익스플로러 상에서 실행하는 기술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웹 브라우저의 기능이 다양하지 못해 유용했으나, 웹 표준에 다양한 대체 기술이 추가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퇴출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아직 널리 사용되고 있다. 웹 표준과 담을 쌓은 기술인데다, 보안 문제를 야기하는 만큼 하루속히 폐지돼야 하겠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현재(2013년 7월 기준) IE10이 최신이며, 하반기 윈도8.1과 함께 IE11을 공개할 예정이다.

크롬

크롬(Chrome)은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유명한 구글이 직접 제작한 웹 브라우저다. 2008년 출시된 이후 뛰어난 보안, 빠른 글/그림 표시 속도, 웹 표준 준수 등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보안 기능이 우수한데, 매년 실시하는 웹 브라우저 보안 평가에서 언제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2013년 7월 기준) 유럽과 남미를 중심으로 매섭게 점유율을 늘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자리를 위협하고, 파이어폭스 못지않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크롬
크롬

크롬은 빠른 버전업 속도로 유명하다. 현재(2013년 7월 기준) 크롬28(!)까지 나와있다. 출시 된지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자고 일어나니 버전이 올라갔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빠른 크롬의 버전업 속도는 웹 브라우저 후발주자인 구글의 전략적인 결정이다. 다양한 최신 기술과 편의 기능을 재빠르게 제공해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것. 그 결과, 경쟁자는 버전이 10 단위에서 머물고 있지만, 크롬은 30을 코앞에 두고 있다.

크롬의 또 다른 특징은 강력한 모바일 연동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하나씩 가지고 있을 지메일(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계정을 통해 PC용 크롬과 모바일용 크롬을 동기화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추가한 북마크(즐겨찾기), 방문기록, 주소 자동완성 등이 연동된다. 모바일 크롬으로 북마크한 장소를 PC용 크롬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그 반대로도 가능하다.

크롬은 크롬27까지 애플 주도로 개발된 웹 브라우저 엔진 웹킷(Webkit)을 사용했다. 웹킷은 웹 표준 지수 만점(Acid3 기준)을 기록하며 높은 웹 호환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크롬28부터 블링크(Blink) 엔진을 채택했다. 애플이 웹킷 소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자사 직원에게만 부여했기 때문. 결국 구글이 웹킷에 채용된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오픈 라이선스 엔진 블링크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크롬은 윈도와 OS X(애플 맥 운영체제), 두 가지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한다. 두 운영체제를 차별하지 않고 거의 비슷한 속도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된다. 최신 기술 반영도 적극적이다. 맥북프로 레티나가 등장하자 곧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대응 업데이트를 실시했고, 윈도8.1에 고해상도 자동 스케일링 기능이 추가된 만큼 윈도용 크롬 역시 2K 이상의 고해상도 대응 업데이트를 실시할 전망이다. 크롬은 구글 크롬 홈페이지와 네이버 소프트웨어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파이어폭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경쟁자 넷스케이프를 무너뜨리고 승승장구하던 2002년, 비영리재단 모질라는 조용히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웹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겨루기에 파이어폭스는 너무나도 미약해 보였다. 많은 이가 다른 경쟁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파이어폭스 역시 얼마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파이어폭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90%가 넘는 점유율에 취해있는 동안 웹 표준을 준수하고 꾸준히 성능을 개선해가며 점점 인지도를 쌓아나갔다. 결국 2005년 익스플로러의 점유율 90%의 벽을 무너뜨리기에 이른다. 황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서는 저항군의 리더 파이어폭스가 사람들에게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파이어폭스
파이어폭스

그럼에도 MS의 벽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모질라는 비영리재단의 한계 때문에 파이어폭스 개선마저 힘겨운 상황에 부딪혔다. 이때 구글이 모질라를 돕기 위해 나섰다. 구글의 금전적 지원으로 파이어폭스는 글씨와 그림을 더 빨리 표시할 수 있게 개선됐고, UI(사용자환경)도 점점 세련되게 변했다. 결국 점유율 22~24%를 확보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가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가 됐다(넷애플리케이션스 조사 기준, 스탯카운터 조사 기준으로는 3위).

파이어폭스의 장점은 안정적인 메모리 관리다. 제 아무리 많은 인터넷 탭을 띄워도 상호 간섭하지 않는다. 특정 탭에서 오류가 발생해도 해당 탭만 종료될 뿐 다른 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양한 확장기능(Extensions)도 흥미롭다. 파이어폭스 위에 인터넷 사용을 한층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확장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다. 구글이 크롬 앱스토어를 열고 다양한 확장기능 지원을 시작했지만, 아직 파이어폭스만은 못하다.

파이어폭스에 내장된 게코(Gecko) 엔진은 모질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웹 브라우저 엔진이다. 게코는 파이어폭스17 이후부터 웹 표준 지수 만점(Acid3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가장 최신 파이어폭스는 파이어폭스22이며, 모질라재단 파이어폭스 홈페이지와 네이버 소프트웨어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참고로 파이어폭스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가장 소홀히 대하지 않는 웹 브라우저다. 윈도, OS X용 파이어폭스 못지않게 리눅스용 파이어폭스를 지원하고 있다.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모질라 재단의 성향 때문인 듯하다.

사파리

사파리(Safari)는 애플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항하기 위해 2003년 선보인 웹 브라우저다. 많은 이가 OS X용 사파리만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윈도용 사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사파리5 이후로 지원을 중단한 상태라, 사실상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현재 가장 최신 버전은 사파리6.1이며, 최신 OS X 매버릭과 함께 사파리7이 출시될 예정이다.

사파리
사파리

사파리는 OS X에서 그 성능을 극한으로 발휘한다. 빠른 글씨, 이미지 표시 속도, 다양한 트랙패드(터치패드) 제스처 인식, 레티나 디스플레이 지원 등 장점이 많다. OS X만을 위한 웹 브라우저라는 느낌이 강하다.

웹 표준을 제대로 준수하는 웹킷 엔진을 채택해 웹사이트와 호환성도 좋다. 다만 웹 브라우저 보안 평가는 매년 하위권이다. 그래도 문제가 발생하면 애플이 조속히 패치를 실시하는 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윈도용 사파리가 그 존재감마저 흐릿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사파리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웹 브라우저가 사파리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국내 맥북 사용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도 한몫 거든다. 사파리는 애플 계정을 활용해 아이폰, 아이패드와 자동 동기화된다. 크롬과 마찬가지로 방문한 웹사이트, 자주 입력한 주소, 책갈피(즐겨찾기) 등을 일치시켜준다.

사파리는 OS X에 기본 설치돼 있다. 윈도용 사파리는 애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오페라

국내 사용자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웹 브라우저 오페라(Opera)만큼 전통 있는 웹 브라우저도 없다. IE1보다 1년 빠른 1994년 태어난 오페라는 작지만 그 나름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왔다.

오페라
오페라

오페라는 경쟁자처럼 빠르지도 않고, UI가 세련되지도 않으며, 메모리 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국내처럼 인터넷 환경이 우수한 국가에서 오페라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한 국가에선 얘기가 다르다. 오페라만의 독자적인 글씨, 이미지 처리 기술 덕분에 데이터 패킷은 적게 소모하면서, 빠른 속도로 볼만한 품질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때문에 인터넷 환경이 뒤떨어지는 국가를 중심으로 상당한 점유율을 보여준다.

또, 오페라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한 정도를 넘어, 열악한 국가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상정해 ‘오프로드’라는 독특한 기능을 내장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해당 웹 페이지를 곧장 불러들이지 않고, 북유럽에 위치한 서버에서 먼저 저 용량으로 압축한 후 전송해준다. 데이터 소모를 매우 줄일 수 있고, 한층 빠르게 웹 페이지를 표시할 수 있다.

물론 웹 표준도 정확히 준수한다. 과거 오페라에 채택된 프레스토(Presto) 엔진은 웹킷과 함께 가장 빠르게 웹 표준 지수 만점(Acid3 기준)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페라 소프트웨어는 엔진 개량에 부담을 느껴 결국 프레스토 엔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구글 크롬과 마찬가지로 블링크 엔진을 적용한 오페라15를 공개했다. 오페라는 오페라 소프트웨어 홈페이지 또는 네이버 소프트웨어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여담으로 오프로드 기능은 일종의 프록시 서버다. 즉, 오프로드 기능을 활용하면 국내에서 접속할 수 없는 웹페이지도 접속 가능하다. 클릭 한번이면 오프로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으니, 프록시 서버 설정에 곤란을 겪는 사용자라면 오페라를 설치해보자. 다만 실정법을 위반한 웹페이지에는 접속하지 말아야 하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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