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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 입점 제도 완화, 누구를 위한 개선인가

권명관

2013년 7월 30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게임 플랫폼 입점제도 개편에 대한 새 정책과 협력사 마케팅 효율 증대 방안을 발표했다. 결과부터 얘기하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카카오 게임 등록 기준을 일정부분 공개하고 해당 기준을 만족할 경우 심사 없이 바로 카카오 게임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 것. 카카오는 런칭 1주년을 맞아 오는 8월 중 부분 무심사 입점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무심사 입점 기준은 이렇다. 먼저 한국, 일본, 미국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최고매출 및 무료인기 순위 상위 20위권 내 7일 이상 타이틀을 올린 게임이어야 한다. 또한 카카오 게임 파트너의 경우, 누적 매출 1억 원 이상을 달성한 카카오 게임 하나 당 향후 1회의 무심사 입점 기회를 부여한다. 즉,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 게임 1개의 누적 매출액이 1억 원을 넘었다면, 해당 게임사는 1년 내 차기 신규 게임 1개를 심사 받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톡 로고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 카카오 게임하기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 서비스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 그 규모는 전세계 3위로 끌어올렸다. 당시 약 5,000만 명에 이르던 카카오 사용자는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라는 캐쥬얼 게임을 즐겼다. 이를 통해 이름조차 생소했던 중소 게임 개발사 선데이토즈와 넥스트플로어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카카오의 수익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뚜렷한 수익 구조가 없다는 오명을 쓰고 있던 카카오는 실제로 카카오톡 서비스 런칭 이후 몇 년간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 런칭 이후 올 상반기 매출은 약 730억 원으로 성장했다. 자, 카카오 게임하기의 긍정적인 효과는 여기까지. 지금부터 그 뒷면의 쓴소리를 언급한다.

처음 카카오 게임하기는 중소 게임사의 돌파구였다. 앞서 언급했던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가 대표적인 사례. 모바일 게임도 1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애니팡 신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애니팡 신화 이후 중소 게임사의 인기 몰이는 요원하다. 이제 카카오 게임하기의 인기 게임 순위에는 CJ E&M, 위메이드, 한게임, 컴투스, 게임빌 등 대형 게임사가 자주 등장한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다시 시작한 것.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카카오 게임하기 최고매출 순위

이처럼 상황이 돌변하자, 중소 게임사의 불평 불만은 늘어갔다. 지난 4월 12일, 국내에서 열린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코리아 2013(Unity Technologies Korea)'에서 카카오의 김지호 개발팀장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당시 김 팀장은 카카오가 일개 모바일 메신저에서 어떻게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했는지, 카카오 게임 입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소 게임사와의 상생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강연이 마지막에 이르자 중소 게임사의 개발자들은 카카오를 향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소 게임사 개발자들은 "카카오 게임하기가 대형 게임사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라며, "카카오 게임하기 리스트 내 광고는 대부분 대형 게임사다. 광고 홍보비를 마련하는데 중소 게임사는 제약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12일부터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유나이트 2013에서 발표 중인 카카오 김지호 개발팀장

수수료도 발목을 잡는다.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는 30% 수수료 이외에도 남은 70% 중 다시 30% 즉, 전체의 21%를 카카오에 수수료로 내야 한다. 남은 49%를 그대로 수익으로 챙길 수도 없다. 또한, 중소 게임사의 대부분은 퍼블리셔(서비스 제공사)와 계약하기 때문에 또 다시 수익을 나눠야 한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는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에 김 팀장은 "아직 카카오가 인디 개발자의 입장까지 고려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는 10인 남짓의 중소 게임사 정도만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라며, 향후 중소 게임사와 인디 게임사 또는 개발자들을 위해 지원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무심사 입점 제도, 혜택은 누가?

카카오 반승환 게임사업본부장은 이번 부분적 무심사 입점 제도를 발표하며, "입점 심사제도 개편은 지난 1년간 모바일 게임 개발사 사이에서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개선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혀왔던 사안이다. 이번 개편으로 게임사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입점 심사 제도는 지속적으로 완화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카카오 게임 파트너 외에도 역량있는 개발사들의 참여 기회를 높이고, 사용자들에게도 더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부분 무심사 입점 제도다. 그리고 무심사로 입점할 수 있는 기준도 밝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단 한국, 일본, 미국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최고매출 및 무료인기 순위 상위 20위권 내 7일 이상 타이틀을 올린 게임이어야 한다.

사실 이 기준 중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큰 의미가 없다. 이미 해당 앱 마켓의 60~70%가 카카오 입점 게임이기 때문. 당장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최고매출과 무료인기 순위 리스트를 확인해보자. 'for Kakao'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소 게임사의 경우 그다지 큰 효과기 거두기 어렵다는 뜻. 미국이나 일본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20위권 내 게임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자국 내 게임사의 게임이라 국내 중소 게임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많지 않다.

구글 안드로이드 인기무료 및 최고 매출 순위

두 번째 무심사 입점 조건인 누적 매출 1억 원 이상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도 중소 게임사의 발목을 잡는다. 이미 카카오 게임하기 내 입점 게임은 대부분 대형 게임사다. 중소 게임이 어렵게 기존 심사를 통과해 입점했다 하더라도 홍보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다. '아이디어가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장밋빛 전망은 이제 요원해진 것이 현실. 결국 이번 카카오가 내세운 카카오 게임하기 부분적 무심사 입점 제도는 대형 게임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국내 모바일 시장을 키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국내 게임이 너무 카카오 즉, 모바일 시장으로 편중되고 있으며, 자금력을 갖춘 대형 게임사가 혜택을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 등이 문제되고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카카오는 이번 무심사 제도 부분 도입 외에도 중소 게임사들의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서로 다른 게임사간 카카오 게임의 크로스 프로모션 허용 등을 예로 들었다. 궁극적으로 지원책을 강화해 모바일 게임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한다고 밝혔다. 부디 카카오의 약속처럼 일부 소수만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경쟁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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