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애니팡이 성공한 이유? 바로 '오픈 콜라보레이션'

윤리연 yoolii@itdonga.com

만약 유튜브(Youtube)가 내부 직원에게만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게 했다면 지금처럼 막대한 양의 콘텐츠를 보유할 수 있었을까? 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몇몇 전문가만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면 단기간에 현재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었을까?

유튜브와 네이버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누구나 동영상을 올리고 질문을 하며 답변을 해줄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대표적인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 개방형 협업)' 사례다.

오픈콜라보레이션
오픈콜라보레이션

이 책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저자 이준기는 미래 경영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오픈 콜라보레이션에 주목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인터넷을 이용해 외부에 있는 다수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방'과 참여'가 주된 특징이다. 크라우드 소싱, 오픈 이노베이션, 집단 지성 등의 IT 용어들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 생각하면 된다.

저자는 기업체에서 오픈 콜라보레이션과 관련해 여러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강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다. 때문에 오픈 콜라보레이션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시시콜콜한 내용보단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실제 작동원리, 사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및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오픈콜라보레이션
오픈콜라보레이션

인터넷에서 책을 판 기업은 아마존닷컴이 처음이 아니었고, 스마트폰을 처음 제작한 회사 또한 애플이 아니었다.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후발주자였음에도 이들이 성공한 이유를 저자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에서 찾았다. 아마존닷컴은 오프라인 서점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기는 1차 혁명(대체)를 넘어 소비자가 좋은 책을 살 수 있도록 돕는 2차 혁명(변환)을 이뤄냈다. 아이폰은 사용자들에게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하는 1차 혁명을 넘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본인의 스마트폰에 직접 내려받도록 하는 2차 혁명을 택했다. 이처럼 아마존닷컴, 구글, 애플 등 기업은 저자가 2차 혁명이라 정의 내린 '변환'을 통해 경쟁자를 제압하고 시장의 새로운 승자로 등극했다(참고로 2차 혁명은 현재의 방식을 변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업종을 막론하고 서비스화를 이루고,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의 집단적인 힘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픈 콜라보레이션 모델이다. 이처럼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전에 없던 성공을 가져와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다음으로 저자는 오픈 콜레보레이션의 실제 활용 방법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해당 개념의 도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국내 기업에 구체적인 안내와 실행 방법을 알려줘 유용하다. 실제로도 저자가 강의를 할 때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도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기업에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입할 것인가'하는 방법의 문제였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여덟 가지 모델을 정리하고 각각의 사례를 분석했다. 개방형 혁신 모델, 상금 모델, 오픈 벤처링 모델, 참여형 게임화 모델, 데이터 기반 모델, 집단 예측 모델, 소비자 참여 모델, 플랫폼 모델 등이다.

이 중에서 작년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SNS의 특징을 살려 교유와 경쟁을 적절히 유도한 참여형 게임화 모델로 꼽혀 흥미로웠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여덟 가지 모델에 적용해 설명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그 중요도에 비해 우리에게 생소하고 체계화된 현상이 아니므로 이 책에 분석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기업에서 실제로 오픈 콜라보레이션 모델을 만들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선적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무슨 모델을 만들 것인지, 누구를 협업 대상으로 할 것인지, 효과적인 협업을 위해 어떤 인센티브가 디자인돼야 할 것인지, 내부 자원과의 조화를 위해 외부 자원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이 그러하다.

오픈콜라보레이션
오픈콜라보레이션

오픈 콜라보레이션 모델로 성공할 수 있는 네 가지 조건도 제시한다. 플랫폼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라는 것, 서비스화와 디지털화가 미래 경쟁력이라는 것, 개방형 혁신과 부합되는 기업 전략을 세우는 것, 기업의 유연한 사고와 근육 등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오픈 콜레보레이션 물결이 본격화되면 변화는 더욱 크고 급격하게 일어날 것이다. 저자는 기술 변화 주기상 앞으로 20년 동안 오픈 콜레보레이션을 잘 이용한 기업이 대부분의 기회를 손에 넣게 될 것이며 이러한 물결에서 탈락한 기업은 하루아침에 설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델과 조건 및 제언이 성공을 위한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고 현재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또는 기획하고 있는 사업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일지 고민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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