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게 찰칵] 2. 스마트폰으로 필름을 스캔한다 '로모스캐너'

나진희 najin@itdonga.com

세상에는 재미있는 카메라가 아주 많다. 별것 아닌 풍경을 그럴싸한 작품처럼 찍어주거나 친구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여러 장면을 한 프레임에 담는 것도 있다. 이런 카메라들은 심심한 일상에 색깔을 넣어준다.

이렇게 특색 있는 카메라가 많은데도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사용하진 않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면 (심지어 얼굴의 모공까지 다 보일 만큼) '사실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있는 그대로도 좋지만, 범죄 현장의 증거 사진이 아니라면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조금 과장되거나 다른 느낌의 사진이 오히려 추억을 더 잘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양한 카메라 및 카메라 장비를 소개하는 연재 코너를 준비했다. 순간의 기억을 빛내줄 색다른 스마트폰 필름 스캐너, 이번 기사는 로모스캐너(Lomoscanner)를 다뤄본다.

로모스캐너?

로모스캐너 윗부분
로모스캐너 윗부분

로모스캐너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쉽게 35mm 필름을 스캔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필름'과 '스마트폰'이라니.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의 편리함을 하나로 합친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장롱 속 오래된 필름이나 방금 현상한 따끈따끈한 필름 모두 로모스캐너를 이용해 스마트폰 속에 넣을 수 있다.

결과물? "꽤 괜찮아요"

로모스캐너로 스캔한 사진
로모스캐너로 스캔한 사진

물론, 로모스캐너로 스캔한 것보다 사진관 사장님의 전문적인 기술이 녹아든 스캔 결과물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재미 삼아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보여줄 용도라면 이 정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필름 스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보통 필름을 스캔하려면 현상비를 포함해 필름 한 롤당 6,000원~10,000원을 내야 한다.

"필름 스캔이 제일 쉬웠어요"

로모스캐너로 스캔하는 모습
로모스캐너로 스캔하는 모습

로모스캐너 사용법은 무척 간단하고 쉽다. 필름 스캔이 '전문가의 영역'같이 느껴지지만 전혀 겁낼 것 없다. 일단 스마트폰 카메라의 렌즈 위치와 로모스캐너 위의 구멍 위치를 맞춘다. 그 후 필름을 로모스캐너의 투입구에 끼우고 전원을 켠다. 이제 필름 스캔 앱으로 필름을 촬영하면 된다. 필름의 한 컷을 찍은 후 로모스캐너 왼쪽의 필름 감개를 살짝 돌려 다음 컷으로 넘어간다. 그 후 필름 감개를 계속 돌리며 사진을 찍어 스캔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는 다양한 필름 스캔용 앱이 나와 있다. 로모스캐너 전용 앱도 물론 있다. 다만, (아이폰용 앱은 괜찮은 편이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로모스캐너 앱은 터치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Helmut'이라는 필름 스캔 앱을 추천한다. 이 앱의 자동 보정 효과 기능이 무척 훌륭하다.

보통 필름 스캔 앱은 알아서 이미지를 반전한 후 자동으로 노출 등을 보정한다. 필름 크기에 맞게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자를 수도 있다. 완성된 이미지를 손쉽게 SNS 등을 이용해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필름 스캔의 원리

필름
필름

보통 우리가 접하는 필름은 이미지가 반전된 네거티브 필름이다. 인화한 사진은 이 필름을 한 번 더 반전해 원래 색깔을 표현하는 것이다. 로모스캐너는 현상한 필름을 스캔하고 편집해 이미지로 만들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로모스캐너 안
로모스캐너 안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으면 의사가 엑스레이 사진을 빛이 나오는 게시판 같은 것에 끼워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가? 로모스캐너 안쪽에는 이와 비슷한 모양의 라이트박스가 있다. 로모스캐너의 전원을 켜면 로모스캐너 안쪽의 라이트박스에 불이 들어온다. 이 위에 필름을 놓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를 촬영하는 구조다.

로모스캐너는 필름 스캔을 위한 작은 스튜디오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지고 보면 필름과 스마트폰만 있어도 필름을 스캔할 순 있다. 하지만 아무 곳에서나 필름을 찍으면 빛 반사, 노출 과다/부족 등의 문제로 아마 결과물이 썩 좋지 못할 것이다.

한가지 더, 로모스캐너로 필름을 스캔하려면 (사진관 등에서) 반드시 필름을 현상해야 한다. 사진을 다 찍자마자 꺼낸 필름으론 당연히 스캔이 불가능하다.

"아, 그땐 그랬지"

필름과 로모스캐너
필름과 로모스캐너

서랍 속 오래된 필름을 스캔하며 추억에 젖었다. "이런 사진도 찍었었나"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표현하면 약간 '허세'같지만, 로모스캐너로 필름을 스캔하는 그 순간이 무척 감성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취미로 재봉틀을 돌리거나 점토 공예를 하는 것 같은 평온함…. 추억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무거운 사진첩 속 필름을 모두 꺼내 스캔하고 싶은 충동도 일었다.

로모스캐너의 정가는 7만 5,000원이다. 홍대 로모그래피 스토어(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2-14 / 02-326-0255)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다음 기사는 모든 장면을 만화처럼 만들어주는 카툰 카메라 앱을 소개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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