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안 노하우 - 제안서를 검증하라 (1)

안수영 syahn@itdonga.com

제안 성공 노하우 14. 제안서 리뷰

어두운 회의실에 여러 사람이 모여 빔 프로젝트로 제안서를 보면서 리뷰를 한다. 몇 시간이 흘러도 끝이 나지 않는다. 리뷰인지 논쟁인지 알 수 없는 회의, 리뷰를 하는 것인지 혼내는 것인지 모르는 분위기… 이는 제안서를 써 본 사람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리뷰 미팅(Milestone Review)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제안의 규모가 클수록, 제안서 작성에 관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제안서 리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단계별로 정확히 리뷰를 해야 제안서 품질이 개선된다. 대개 작성자는 최선을 다해 제안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리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제안서의 표준 리뷰 시스템을 수립하라
2. 제안서를 쓸 때 표준 핵심 단계(Milestone)와 리뷰(Milestone Review)를 결정하고, 합의하고, 사수하라
3. 세부 단계에 따라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수행하라

1. 제안서의 표준 리뷰 시스템을 수립하라

단계별 리뷰를 하면 각 개인별로 맡아 작성하는 부분들이 제안서 전체 전략과 일관되게 작성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일관성 있고 타사와 차별화된 제안서를 만들 수 있다. 사업의 규모나 제안 성격에 따라 주요 리뷰 시점의 개수는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의사결정 주요 시점을 정하고, 리뷰의 형태 및 검토의 기준을 결정해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1) 일관된 프로세스를 따르라

리뷰의 종류에 상관없이 동일한 프로세스를 사용해야 한다. 리뷰의 표준 프로세스는 [준비 → 실행 → 피드백]이다.

제안서 리뷰 표준 프로세스
제안서 리뷰 표준 프로세스

가) 준비

제안팀(제안서를 작성한 팀)과 리뷰팀(제안서를 리뷰할 팀)은 어떤 아웃풋이 나와야 하고 리뷰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훈련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생산적인 리뷰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제안팀이 리뷰팀에게 반드시 요청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다.

나) 실행

리뷰는 생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구두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산적인 리뷰는 문서화된 것이다. 말로 전달하는 리뷰는 즉흥적이거나 감정적일 수 있다. 또한 리뷰팀의 의도가 제안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리뷰에 반영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면, 리뷰 내용을 문서로 전달하면 리뷰팀이 한 번 더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정제되고 합리적인 리뷰를 할 수 있다. 또한 리뷰 의견이 문서로 남기 때문에 제안팀은 모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동시에 부담감을 가지고 리뷰 내용을 보다 잘 반영하게 된다.

제안팀의 PM은 리뷰자가 문서로 의견을 줄 수 있도록 템플릿을 제공해야 한다.

리뷰 기준
리뷰 기준

해당 사업 및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섹션 기획서에서 필수적으로 리뷰할 사항에 대해 기준을 수립하고 리뷰 결과를 문서화하는 것이 좋다.

리뷰 기준 수립
리뷰 기준 수립

제안서를 리뷰할 때에는 일관된 관점으로 리뷰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준을 수립하고 의견을 공유해야 한다.

또한, 리뷰 내용의 초점은 단계별로 분명히 달라야 한다. 전략 리뷰, 섹션기획서 리뷰, 제안서 리뷰는 그 취지에 맞게 템플릿이 제공되어야 리뷰팀이 효과적으로 제안에 필요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각 세부 단계별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체크리스트
체크리스트

다) 피드백

생산적인 리뷰는 대안을 제시하는 리뷰다. 문제를 지적하는 리뷰도 도움이 될 때가 있지만, 대부분은 그 문제점을 몰라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물리적, 시간적 대안 개발)이 없기 때문에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황이 급박하고 바쁜 경우에는 말로 때우는, 대안 없는 '지적'은 과감히 무시하라.

2) 검토자들에게 명확한 역할 분담을 주고, 균형 있게 업무 분량을 나누어라

만약에 리뷰 부분을 분담해 주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대체로 '제안 요약, 기술 부문 요약, 개인적 관심 분야' 순으로 볼 것이다. 때문에 어떤 부분은 여러 명이 보고, 어떤 부분은 검토가 안 되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리뷰팀이 전체 내용을 골고루 볼 수 있도록 사전에 배분해야 한다. 제안서의 90% 이상이 새로운 내용일 경우, 하루 40쪽 기준으로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늘상 사용하는 재사용 콘텐츠라면 하루에 80쪽까지도 리뷰가 가능하다.

3) 섹션 간/섹션 내부에서 내용의 일관성을 검증하라

기술된 내용은 제안서 전체에 걸쳐 일관되어야 한다. 특히 반드시 검증해야 할 부분은 비용과 일정이다. 공공 입찰의 경우 비용 전문가가 투입돼 실제 제안된 내용과 그 비용의 일치성을 검토한다. 고객이 사기업이거나 제안 내용이 글로벌 비즈니스일 경우, 더욱 철저하게 일치성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일정 역시 ‘기술 계획’과 ‘관리 계획’을 정확히 일치하게 계획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야 한다.

4) 모든 섹션에 대해 훑어볼 '시어머니 (gadfly)' 검토자를 배치하라

각자가 제안서를 나눠보다 보면, 제안서 전체의 일관성을 검토할 기회가 없어진다. 그래서 제안서를 한 장씩 보는 것(Vertical Review)만큼 하나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제안서 전체를 보는 것(Horizontal Review)도 중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을 시어머니(gadfly: 잔소리꾼이라는 뜻)라고 한다. 예를 들면 각 섹션의 주제문과 그래픽의 불일치성만을 제안서 전체에 걸쳐서 보는 경우가 있다.

5) 각 리뷰 단계와 리뷰 업무에 적합한 리뷰팀 멤버를 선발하라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멤버들이 리뷰에 참여할수록 제안서 품질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 고객의 비즈니스와 니즈를 이해하는 사람
- 자사 및 경쟁사의 솔루션 전문가
- 자사 및 경쟁사의 관리분야 전문가
- 자사 및 경쟁사의 비용분야 전문가
- 제안 및 PT 전문가

글 /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쉬플리코리아

쉬플리코리아(대표 김용기, http://www.shipleywins.co.kr)는 제안 및 입찰 전문 컨설팅 기업인 '쉬플리'의 한국 지사이며, 국내 유수의 방위 산업체에 제안과 관련된 각종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

김용기 대표는 7년 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쉬플리 아시아 퍼시픽과 함께 2008년 4월 쉬플리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국내 유수 방위 산업체 및 7개 기업에 20여 개 제안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80% 이상의 높은 사업 수주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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