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디자이너랑 문자하고 예약하는 앱, 'Bookit'

윤리연 yoolii@itdonga.com

신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남다른 기획력, 노매드커넥션의 '고은영' 연구원

"저기……고준희 헤어 할 수 있을까요? 이 사진처럼요, 할 수 있으면 최대한 빠른 시간으로 예약할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바로 답장이 왔다. "예, 고객님. 이 스타일은 단발 바디펌 후, 초코브라운으로 염색한 헤어입니다. 시술 시간은 약 3시간, 비용은 단발 바디펌 15만 원, 염색 5만 원, 총 20만 원입니다. 7시 예약되셨으니, 그 때 뵙겠습니다."

직장인 A씨가 'Bookit'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 나눈 대화다. Bookit이 뭐냐 묻는다면 미용실 목록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헤어스타일 상담은 물론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할 수 있는 앱이라 대답하겠다. 이제껏 맛집 목록과 예약 기능을 제공하는 앱은 여럿 있었다. 그런데 미용실 예약 앱이라니? 생소하다. 이에 노매드커넥션의 고은영 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IT동아: '노매드커넥션', 일반 사용자들에겐 조금은 생소한 기업일 것 같다. 우선, 회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달라.

고은영 연구원: 노매드커넥션은 해외에서 더 알려진 모바일 플랫폼 개발 업체다. 사업의 초점을 해외에 맞추고 있는데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B2B사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동영상 플랫폼, 스마트폰 앱 등을 제작하는 회사로, 핵심 사업은 기술 기반의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이다. B2B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 대상의 B2C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IT동아: B2C사업을 병행한다면 앱이 여러 개 있을 것 같다. 대표적인 앱 몇 가지만 소개해달라.

고은영 연구원: 안드로이드 미디어 플레이어인 'Zimly Player'가 대표적이다. 2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앱으로, 사용자의 50%가 해외 사용자다. 현재 166개 국 이상에서 10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영상과 음악에 특화된 멀티미디어 재생 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다음으로 '2ndTV'가 있다. 페이스북에 흩어져 있는 여러 영상을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는 앱이다. 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볼 수 있어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IT동아: 이번에 새로 나온 Bookit 앱 얘기를 시작해보자. 이 앱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고은영 연구원: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을 찾기 위해 수많은 블로그와 리뷰를 찾아봐야 했던 때를 생각해보라. 번거롭기 짝이 없다. 게다가 시끄러운 장소에서 전화로 예약을 할라치면 잘 들리지도 않아 매번 애를 먹는다. 이런 사용자의 수고와 번거로움을 덜 방법을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문자 기반의 미용실 예약 앱은 어떨까 했다. 자랑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는 뭐든 해보기를 장려한다. 그렇게 의견을 내고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한 앱이 Bookit이다. 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여러 명의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지난 1월부터 의기투합하여 만들었다. 기획을 하면서 디자이너, 미용실 원장님 등 인맥의 힘을 발휘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IT동아: Bookit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Bookit 앱 구동 장면
Bookit 앱 구동 장면

고은영 연구원: Bookit은 문자 입력만으로 헤어스타일 상담은 물론, 미용실 예약까지 빠르게 할 수 있는 앱이다. Bookit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미용실에 직접 전화를 걸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매번 어디서 어떤 헤어를 해야할지 고민인 사용자에게 원하는 헤어스타일에 맞게 미용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날짜, 시간, 원하는 시술, 디자이너만 체크리스트에 기재하면 입력한 조건에 따라 예약이 바로 진행된다. 미용실을 선택하면 미용실과 자동으로 채팅방이 생성되고 여기서 스타일 문의, 예약 등을 할 수 있다. 자신의 현재 헤어스타일 상태와 원하는 헤어스타일 등 사진을 보낼 수도 있다.

이 때, Bookit이 제공하는 카메라 기능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려줘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최신 헤어스타일 사진과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모아 'Bookit StyleBook(부킷 스타일북)'을 만들 수도 있다. 더불어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헤어스타일 정보와 최신 유행 정보까지 앱과 연결된 Bookit Blog(http://blog.naver.com/blogbookit)에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사용자 주변의 가까운 미용실을 검색할 수도 있다. Bookit은 안드로이드, iOS 버전 둘 다 지원한다.

IT동아: Bookit 이름만 보면, 도서 추천 혹은 도서 예약/판매 앱 같다. Bookit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는가.

고은영 연구원: Book it은 '~을 예약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띄어쓰기만 붙여 만든 간단한 뜻의 이름이다. 현재 미용실 예약 앱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후 네일샵, 피부미용 등 다양한 사업과 연계할 계획이 있다. 쉽게 말해 이번 Bookit은 Bookit(for hair-shop)이고,이후 네일샵 예약 앱을 서비스한다면 Bookit(for nail)이 되겠다.

IT동아: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하게 돼있던데, 많은 SNS 중에 페이스북을 택했는지 궁금하다. 페이스북 계정이 없다면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고은영 연구원: 앱을 쓸 때마다 거쳐야 하는 가입 절차가 번거롭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SNS로 자동 가입하는 기능은 사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고 생각했다. 페이스북을 선택한 것은 앱 기능을 페이스북 상에서 다른 사용자와 간단히 공유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또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창인 담벼락의 절대적인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사용자를 위해 앱 자체가입도 현재 개발 중이다. 또한, 나만의 Bookit StyleBook을 페이스북에서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 중에 있다.

IT동아: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여러 미용실과 제휴는 어떻게 맺게 된 것인가? 또한 Bookit의 수익모델은 무엇이 있는지.

고은영 연구원: 네이버 지도 API를 사용해 자동으로 앱에 미용실을 등록했다. 이후 직접 미용실을 찾아 다니며 앱을 소개하고 업체 정보를 얻어 반영했다. API에 등록돼있지 않은 몇몇 미용실도 직접 찾아가 앱을 소개하고 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Booit은 지역 내 한 두 군데만 존재해 소비자에게 덜 알려져 있던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홍보의 기회를 제공한다. 소상공인들은 Bookit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사용자, 제휴 업체에게 사용료를 받고 있지 않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Bookit은 아직 발전하는 단계로 점차 성장하면서 사용료가 아닌 뚜렷한 수익 모델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IT동아: 앞으로 Bootit이 걷게 될 방향은?

고은영 연구원: '제휴업체의 단순 정보(업체가 제공한)와 몇 장의 사진 정도만 보여주고 예약해라'라는 식의 서비스로만 인식되지 않게 하겠다. 몇 가지 전문 테마, 예를 들면 '졸업 사진 헤어', '결혼식 헤어', '공채시즌 헤어' 등의 테마를 두어 그에 맞게 업체를 소개하는 서비스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궁금해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이슈, 예를 들어 A미용실의 교대점과 서초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사안을 점포별 스팟성 이벤트(반짝 이벤트)를 걸어 활용할 예정이다.

인터뷰 그 뒤 이야기

기자와 기획자로 만나 궁금한 것을 묻고 대답하는 것 이상을 얻을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두 여자가 나눈 얘기는 서로가 공감하기에 충분했고, 흥미로웠다.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해 '과연 될까' 했던 앱이 출시 1주일 만에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사니 좋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는 고은영 연구원.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며, 지켜보고 기대해달라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일상의 불편함을 앱으로 발전시킨 연구원의 기획력을 높이 사고 싶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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