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의 대항마는 바로 나!

2010년 IT 업계의 화두를 떠올린다면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위시한 태블릿 PC 이슈일 것이다. 이중 스마트폰은 이미 시중에서 여러 제품을 볼 수가 있지만, 태블릿 PC는 아직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시중에서 보기가 어렵다. 더구나 얼마 전,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 문제(?)의 아이패드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국내에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왜냐하면 지난 15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기된 이른바 ‘선 인증 후 통관’ 제도로 말미암아 아이패드를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 불법으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이상, 최신 IT 기기들을 만나보기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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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외에서는 아이패드 외에도 다양한 태블릿 PC와 관련해 많은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러한 소식들을 접하기가 어렵다. 이에 국외에서 발표된 다양한 태블릿 PC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HP 슬레이트

HP 슬레이트(Slate)는 지난 1월에 열린 CES 2010의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당시 MS 회장인 스티븐 발머가 직접 들고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러 태블릿 PC 중 아이패드와 견줄만한 1순위 제품이라면 HP 슬레이트가 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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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슬레이트가 눈길을 끄는 데에는 미국 현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티저 영상이 한몫을 했다. 이 동영상이 재미있는 이유는 아이패드에서 되지 않는 여러 가지가 HP 슬레이트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상통화가 불가능한 아이패드와 비교하며 동영상의 주인공이 먼 곳에 있는 친구와 화상통화를 하는가 하면, 16GB의 SD 카드를 메모리카드 슬롯에 꽂아 사진을 불러오기도 한다. 또한, 어도비 플래시 동영상을 감상하기도 하며 HP 슬레이트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기도 한다(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USB 케이블이 바로 애플의 아이폰용 케이블이라는 것). 이렇듯 간접적으로 아이패드에서 불가능한 것이 자사의 제품에서는 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아이패드에서는 플래시 효과, 화상통화 기능이 안 되고, USB나 메모리카드는 호환되는 주변기기를 별도로 사야만 가능하다).

HP 슬레이트의 운영체계는 MS의 윈도우7 스타터 에디션이다(태블릿 PC 역시 스마트폰처럼 운영체계에 따라 그 계열이 나뉜다). 아직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 아닌지라, 실제로 출시될 때 몇 가지 요소가 바뀔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컨셉은 그리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폐쇄적인 아이폰 OS를 운영체계로 탑재한 아이패드에 비해 개방적인 윈도우 운영체계에 기반을 둔 HP 슬레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닐 듯하다. 다만, 문제는 애플리케이션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18만 개가 넘는 방대한 애플리케이션 덕분인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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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슬레이트와 아이패드의 장점 비교(굵은 표시)

현재 공개된 사양 정보는 디스플레이 크기 10인치, 1.8GHz의 인텔 아톰 Z540 CPU, 화상통화용 카메라와 촬영용 카메라, USB 포트, 32/64GB의 저장공간 등이며, 웹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임의대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 자세한 배터리 사용시간과 무게, 전체 크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는 상태. 가격은 약 546달러 정도라고 하며, 출시는 올해 9월경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2. 노션 잉크의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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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Adam)은 인도에 있는 노션 잉크(Notion Ink) 사에서 선보이는 태블릿 PC이다. 얼마 전, MWC 2010에서 제품의 외형만 공개되었지만, 최근 국외 전문 IT 블로그인 엔가젯(engadget)을 통해 실제 사용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이 아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픽셀(Pixel) QI 기술이 탑재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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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외 IT 블로그인 인가젯

픽셀 QI 기술이란, 컬러 화면일 때와 흑백 화면일 때, 디스플레이에 표현하는 방식을 달리 사용하는 일종의 스위칭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컬러 화면일 때는 백라이트를 이용한 LCD 화면을 통해 화면을 보여주고, 흑백 화면일 때는 전자책의 e-Ink 방식으로 화면이 전환되는 기술.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이전, 많은 이들이 아이패드에 탑재되기 원했던 바로 그 기술이다. e-Ink 방식의 디스플레이가 주변의 자연광을 통해 화면을 보기 때문에 오래 보아도 눈의 피로가 적다는 장점과 일반 노트북 같은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모두 담아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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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징으로 태블릿 PC에서 대부분 적용되는 전면 터치 스크린 입력방식만이 아니라, 제품 뒷면에 터치 패드도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태블릿 PC를 양손으로 잡고 사용할 때 제품 뒷면에 있는 터치 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터치 스크린 방식보다 좀 더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마우스 커서를 떠올리자).

현재 밝혀진 아담의 사양은 10인치 디스플레이에 엔비디아 테그라 2가 탑재되며, 3.2 메가픽셀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또한, USB 포트 2개, HDMI 포트, 멀티카드 슬롯도 있으며, 16/32GB의 저장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운영체계는 안드로이드이며, 무게는 600~650g으로 아이패드와 비슷하다고 한다. 배터리 사용시간에 대해 제조사가 밝힌 바는 인터넷 검색 16시간, 동영상 감상 8시간이 가능하며, 총 대기 시간은 48시간 동안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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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노버의 아이디어패드 U1

레노버의 아이디어패드 U1은 노트북과 태블릿 PC의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노트북으로 쓸 수도 있고, 태블릿 PC로도 쓸 수 있다는 것. 지난 1월 CES 2010에서 HP 슬레이트와 같이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은 제품으로, 그 독특한 컨셉과 디자인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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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2 듀오 CPU와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운영체계를 갖춰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모니터로 쓰이던 부분을 제품에서 떼어내면 그 상태 그대로 퀄컴(Qualcomm) 1GHz 스냅드래곤(Snapdragon) CPU, 스카이라이트 리눅스(Skylight Linux) 운영체계를 가진 태블릿 PC로 변신한다. 태블릿 PC로 사용될 때는 16GB의 저장용량을 가지며, 무게는 약 700g, 사용시간은 5시간 정도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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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CES 2010 시연 회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여러 사람의 반응은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 그리 큰 문제가 없지만, 태블릿 PC로 사용할 때 약간의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고도 했다. 또한, 자체적인 리눅스 운영체계를 선택해 아이폰 운영체계나 안드로이드, 윈도우 운영체계보다 애플케이션의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엿보인다.

4. 아코스 9

아코스(Archos)는 프랑스의 휴대장치 전문 기기 개발업체로,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꽤 유명하며 스마트폰, PMP, MID, 태블릿 PC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코스 9은 9인치형 태블릿 PC로 이미 작년부터 선보인 제품이며, 최근 탑재되는 CPU와 저장장치 등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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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스 9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은 CPU를 아톰 Z510 1.1GHz를 아톰 Z515 1.2GHz로 업그레이드했다는 것. 기본적인 사양은 8.9인치 디스플레이에 1GB 메모리이며, 2개의 USB 포트와 VGA, HDMI 포트 등도 마련되어 있다. 저장 용량은 최대 120GB까지 업그레이드 가능하며, 32GB SSD도 선택 가능하다. 운영체계는 윈도우 7 스타터 에디션이 탑재되어 있으며, 가격은 549달러라고 한다.

아코스의 태블릿 PC는 아코스 9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크기에 따라 여러 제품이 마련되어 있다. 최근 아마존을 통해 아코스 7 제품을 예약판매 한다고 밝혔는데, 이 제품은 7인치형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한 것이다. 아코스 7의 가격은 199달러(한화로 약 20만 원 초반)로 비교적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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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스 7

국내에 정식 출시될지는 미지수인 제품들이지만, 동급의 여러 제품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가격이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5. 국내에서 준비 중인 태블릿 PC

사실, 태블릿 PC의 경우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더 인기가 많고 관심도 높다.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인지 국내 PC 제조사의 태블릿 PC에 대한 소식은 아직 뜸하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공식 출시된 이후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태블릿 PC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TG삼보는 이보다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1일, TG삼보는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태블릿 PC를 상반기 내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ARM 계열의 CPU가 탑재될 것이며, 7인치형 제품과 10인치형 제품 두 모델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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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에서 밝혔던 태블릿 PC 예상도

특히, TG삼보에서 준비 중인 태블릿 PC는 윈도우, 리눅스,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운영체계를 채택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태블릿 PC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운영체계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윈도우 운영체계라면 여타 다른 윈도우 운영체계가 탑재된 기기들과의 호환성이,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아이폰 운영체계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라면 높은 발전가능성이 장점이다. 이에 TG삼보의 태블릿 PC는 다양한 운영체계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사용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여러 제품이 출시되는 상황이 꼭 지금 국내 스마트폰 시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태블릿 PC 역시 언제 갑자기 국내 시장에 휘몰아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이에 사용자는 쏟아지는 많은 제품 속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 각 제품의 특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날이 갈수록 더욱 다양해진 태블릿 PC 제품들. 과연 아이패드와 진정한 진검 승부를 겨룰만한 제품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아이패드가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 이후, 국내외에서 태블릿 PC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만 가고 있다. 이에 전문 PC 제조사들은 아이패드의 진정한 라이벌은 자사 제품이라며 아이패드와 직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동영상을 만들 정도로 열을 올리고 중. 어찌 되었든 아이패드와 그 경쟁자들의 치열한 자리다툼으로 인해 태블릿 PC는 분명히 2010년을 대표하는 하나의 IT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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