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와이파이? 802.11ac? 기가비트 무선랜?

2013년 1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3,300만 명을 넘어섰다. 불과 몇 년 사이에 3명 중에 2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됐다. 스마트폰과 함께 대중화된 기술이 있으니, 바로 '와이파이(Wi-Fi, wireless fidelity)'다. 무선 랜이라고도 불리는 와이파이는 노트북, PDA와 같은 휴대용 컴퓨터 시스템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다만, 와이파이는 개발 초기 기기 제조사마다 다른 규격을 사용해 호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와이파이 표준을 제정해, 1997년 첫 번째 규격인 'IEEE 802.11'을 발표했다. 사실 와이파이는 IEEE 802.11 기술 규격의 브랜드명을 뜻한다.

와이파이는 처음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졌다. 802.11 규격은 최대 2Mbps의 전송속도였지만, 1999년 발표한 802.11b는 최대 11Mbps로, 같은 해 발표한 802.11a는 최대 54Mbps로(802.11a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2003년 발표한 802.11g는 최대 54Mbps로 전송속도가 향상됐다. 그리고 2002년 처음 발표하고 2009년에 확정된 규격이 802.11n이다. 802.11n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와이파이 규격으로 최대 150Mbps를 지원한다. 또한, 안테나를 여러 개 사용해 출력을 높이는 MIMO(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 기술 적용 시 최대 전송속도는 600Mbps이다.

와이파이의 발전, 802.11n 다음은?

802.11n 규격이 발표된 지도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와이파이로 인터넷만 검색하지 않는다. 1,920x1,080 해상도와 초당 60 프레임 정도의 풀HD급 고화질 동영상을 압축하지 않고 감상하거나 와이파이로 접속해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더 향상된 전송속도가 필요해진 것.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로 인해 와이파이 사용도 크게 늘었다. 새로운 규격이 필요해졌다.

이에 IEEE는 새로운 와이파이 규격에 대한 표준화를 연구했고, 2008년 TGac와 TGad 두 개의 작업 그룹을 만들었다. TGac는 전송속도를 높이는 것에, TGad는 60GHz 대역에서 넓은 대역폭을 사용하는데 중점을 맞췄다. 그리고 지난 2011년 IEEE는 새로운 와이파이 규격 802.11ac를 발표했다. 802.11ac는 1세대 와이파이 802.11, 2세대 와이파이 802.11b, 3세대 와이파이 802.11g, 4세대 와이파이 802.11n의 뒤를 이어 5세대 와이파이 즉, ' 5G 와이파이 '라고 불린다. 또한, 802.11ac는 ' 기가비트 와이파이 '라고도 불린다. 802.11ac의 전송속도가 이론적으로 최대 6.93Gbps이기 때문이다.

802.11ac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빨라진 전송속도다. 기존 802.11n 규격과 비교해 최대 3배 이상 빠르다. Gbps급 전송 속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풀HD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재생할 수 있다. 또한, 802.11n과 비교해 최대 6배 이상 전력 효율이 높다.

802.11ac를 지원하는 AP 공유기는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였다. 2012년 1월 18일, 브로드컴은 국내에 802.11ac 규격 칩을 발표했으며. 당시 브로드컴 모바일 및 무선 그룹의 마이클 헐스턴(Mochael Hurlston) 수석 부사장은 “디지털 미디어 및 무선 연결 장치는 기하 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애플도 새로운 자사 제품군에 적용할 뜻을 밝혔다. 새로운 에어포트와 타임캡슐, 애플TV,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그 대상이다.

802.11ac는 노트북, 데스크탑PC 이외에도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에 적용할 예정이다. 디지털TV 및 셋톱박스도 올해 내 지원할 예정이다. 더 이상 TV와 셋톱박스를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풀HD급 동영상을 원활하게 감상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해도 마찬가지. 곧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4도 802.11ac를 지원할 예정이다. 갤럭시S4 이후 각 제조사가 선보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802.11ac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3년 2월 19일, 디링크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802.11ac 지원 유무선 공유기 'DIR-850L'을 출시했다. 아직 802.11ac를 지원하는 노트북이나 PC가 많지 않아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802.11ac 동글도 함께 선보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802.11ac 지원 제품은 올해 빠르게 증가하고, 2013년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인스탯이 발표한 와이파이 칩셋 관련 보고서는 오는 2015년 관련 시장 규모가 61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무선 마우스, 무선 스피커, TV 리모컨 등 블루투스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했다.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이 보장된다면 추후 차세대 와이파이 802.11ac가 무선 통신의 표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 것. 향후 802.11ac, 5G 와이파이, 기가비트 와이파이가 보편화되면 지금보다 더 향상된 무선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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