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이젠 가정용입니다 - 벤큐코리아 김치언 팀장

김영우 pengo@itdonga.com

시각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출력장치, 즉 디스플레이 기기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TV나 모니터 정도가 언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외에 상당히 이용 빈도가 높은 편인데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 또 하나의 디스플레이 기기가 있으니 바로 프로젝터(projector)다.

한때 프로젝터는 영화관에서나 쓰는 생소한 물건으로 인식되었지만, 요즘은 사무실이나 학교, 학원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그리고 집에서 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가정용 프로젝터를 구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가격도 예전에는 100~200만원대가 기본이었지만, 최근에는 수십만 원 정도로 살 수 있는 제품도 많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최근 관련 업체들은 프로젝터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글로벌 IT기업인 벤큐(BenQ)도 그 중의 하나다. 벤큐의 한국 지사인 벤큐코리아에서 프로젝터 사업팀을 이끌고 있는 김치언 팀장(34)을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 DLP 프로젝터 시장 1위는 ‘벤큐’

2013년 현재, 프로젝터 시장은 LCD 방식과 DLP 방식이 공존하고 있다. LCD 방식은 정지화면, DLP 방식은 동영상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시장은 점차 DLP 방식의 프로젝터가 서서히 주도권을 잡는 추세로 가고 있다. 그리고 벤큐는 DLP 프로젝터 시장의 강자 중 하나다. 김치언 팀장의 입을 통해 벤큐의 프로젝터 사업 현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벤큐코리아
벤큐코리아

"벤큐는 2004년에 처음으로 프로젝터 사업을 시작해서 매년 급성장을 해왔습니다. 벤큐는 2012년 전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 2위를, DLP 프로젝터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요. 그리고 한국 DLP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2007년에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요즘은 국내에 동종업체가 20여 개에 달할 정도 경쟁이 극심해져서 순위가 5위 정도로 밀리긴 했지만, 아직도 매년 15~20%씩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예전 순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한동안 프로젝터 시장은 기업이나 관공서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가정에도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과 가정, 각 시장에서 선호하는 프로젝터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벤큐코리아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업용 시장에서 선호하는 프로젝터는 일단 밝기나 명암비, 램프의 수명 같은 프로젝터 본연의 기능이 충실한 제품입니다. 반면, 가정용 시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색감이나 조작의 편의성, 다양한 입력 포트 지원 등을 중시하지요. 벤큐코리아는 기업용 시장에 관련한 사업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정용 시장에 대한 공략을 한층 더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장차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프로젝터는 기업용 제품이라는 편견, 서서히 깨지고 있다

김치언 팀장의 말처럼 최근 벤큐는 한층 향상된 기능을 갖춘 가정용 프로젝터를 하나 둘 내놓고 있다. 특히 풀HD급 화질과 3D 기능(전용 3D안경 착용시)을 동시에 실현한 'W1070'을 최근 출시했으며 여기에 짧은 투사거리에서도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단초점 기능까지 갖춘 'W1080ST'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신제품에 대한 벤큐코리아의 기대를 들어봤다.

벤큐코리아
벤큐코리아

"최근 출시한 W1070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생각 이상으로 뜨겁습니다. AV커뮤니티 사이트인 'DVD프라임'에서 사전 예약 판매를 했는데 초기 물량인 50대가 30분 만에 매진될 정도였습니다. 풀HD와 3D를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이 흔치 않은데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2013년 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130만원 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풀HD급 제품 중에 최초로 단초점 기능까지 지원하는 W1080ST가 출시된다면 벤큐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제품은 불과 1.5미터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 주십시오"

휴대 가능한 미니 LED 프로젝터에 기대 커

다만, W1070과 같은 제품은 가정용을 지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홈시어터를 가진 AV매니아 취향의 제품인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시장 규모를 넓히기 위해서는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에 대한 공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벤큐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와 어울리는 미니 LED 프로젝터에 대한 보급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저희는 작년에 미니 LED 프로젝터인 'GP2'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크기가 작고 배터리도 내장되어 있어서 휴대성이 매우 높은데다 아이폰 전용 독(dock)을 갖추고 있는 등,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성도 매우 우수한 제품이지요. 게다가 주기적으로 램프를 갈아줘야 하는 기존의 프로젝터와 달리, 반영구적인 LED 광원을 내장하고 있어서 관리도 편합니다. 캠핑장에서 그날 찍은 영상을 모여서 보거나 가정에서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천정에 영화를 투사해서 보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지요"

벤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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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GP2가 야심작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판매량이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벤큐코리아는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판매량만으로 보면 GP2의 성과는 기대한 수준의 50%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특히 캠핑 전시회 같은 행사에서 현장 판매를 해봤는데 반응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소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요. 이에 따라 향후 출시될 GP2의 후속 모델은 밝기를 더 높이고 외부 연결 없이 프로젝터 자체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구호뿐이 아닌 실제로 이득이 되는 친환경 기술

최근 들어 IT시장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이다. 벤큐 역시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환경 보호'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벤큐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친환경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구호뿐인 친환경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면, 벤큐 프로젝터의 친환경 기술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줍니다. 특히 최근 벤큐 프로젝터에 적용하고 있는 '스마트 에코(Smart Eco)' 기술에 주목해 주십시오. 기존의 프로젝터는 어떤 종류의 화면이라도 화면 전체에 강한 빛을 투사하기 때문에 전력 낭비와 발열도 심하고 램프의 수명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에코 기술이 적용된 벤큐의 프로젝터는 콘텐츠의 종류를 분석해 칩의 집중과 차단 여부를 판단합니다"

벤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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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벤큐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다는 스마트 에코 기술에 대한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간단히 말하자면 어두운 곳에는 빛을 차단하고 밝은 곳에만 빛을 집중하는 것이지요. 덕분에 램프에 공급되는 전력의 소모를 30%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밝은 곳은 더욱 밝게, 어두운 곳은 더욱 어둡게 표현되기 때문에 화질 향상 효과도 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영상 신호의 입력이 없을 때도 기존의 프로젝터는 100%의 전력을 소모했지만 벤큐 제품은 이 경우 30%까지 전력 소모를 낮춥니다. 최대 70%의 전력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프로젝터가 가정에 들어오면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앞으로 벤큐가 선보일 프로젝터는 더 밝은 LED 램프에 2D화면을 3D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추는 등 한층 더 향상된 영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선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기대되고요.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프로젝터가 기업 전용의 물건이라는 편견은 사라질 것입니다. 소비자 여러분들도 프로젝터라는 기기 하나가 한 가정의 삶의 질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한 번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벤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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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기던 전자제품 중 상당수가 지금은 가정에서 쓰이고 있다. 컴퓨터나 캠코더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여기에 프로젝터가 포함된다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벤큐를 비롯한 관련업계의 활발한 움직임만 보자면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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