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이도 설치하는 유무선공유기, 디링크 DIR-605L

"아빠, 왜 아이패드로 인터넷 못해요?"

요즘 집에만 들어서면 10살 된 아들 녀석의 볼멘 소리가 들려온다.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초지종 사정은 이렇다. 사용 중인 아이패드 오리지널은 3G+와이파이 모델이다. 여기에 아이폰3Gs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부가 서비스인 데이터 쉐어링을 적용해 사용 중이었다. 참고로 (지금은 사라졌지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초기의 데이터 쉐어링은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 데이터 쉐어링: 스마트폰 요금제의 데이터량만큼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PC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다.

잘 사용하고 있던 아이패드에서 인터넷이 끊긴 이유는 간단하다. 필자가 아이폰5로 바꾸며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해지하고, LTE 요금제에 새로 가입했기 때문. 부가 서비스로 이용 중이던 데이터 쉐어링도 3G 요금제를 해지하며 같이 끊어졌다. 아이패드 왼쪽 위에는 (당연히) '서비스 안 됨'이라는 글자만 나타났다. 아이는 갑자기 되지 않는 이유가 내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보챘다. 사실 '이번 기회에 아이패드 할 시간에 문제집이나 풀게 해야지'라는 노림수도 있긴 했지만.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했다. LTE로 바꾸고 난 이후로 데이터량이 금세 바닥난 것. 이대로 가다간 매달 데이터 추가 요금을 밥 먹듯이 내야 할 판이다. 이에 생각을 고쳐 잡았다. 집에서라도 데이터 사용량을 줄여야 하지 않겠는가. 싸고 좋은 유무선공유기도 많으니 집에 하나 설치해두면 그만이다. 아, 물론 아이도 원하고 말이다.

와이파이는 아는데… 유무선공유기가 뭐에요?

스마트폰 열풍 이후 유무선공유기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초기 데이터 사용량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이른바 '폭탄 요금'을 조심하라고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와이파이(무선 인터넷)'였다. 유무선공유기는 이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기다. AP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Access Point'의 약자로, 공유기가 무선 랜 연결(access)를 위한 거점(point)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지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한 기기로 오해하지는 말자. 최근 와이파이 사용 빈도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렇게 설명했을 뿐, 유무선 공유기를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터넷 IP 주소 공유기'다. 즉, 하나의 IP 주소를 여러 대의 컴퓨터가 공유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때문에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기 이전, 공유기는 여러 대의 PC를 사용하는 사무실 또는 가정에서 주로 '유선'으로 사용했다. 초고속 인터넷 회선 1개와 2대의 PC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공유기를 이용해 1개의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2대의 PC에서 '공유'해 사용했던 것처럼 말이다. 유무선공유기는 여기에 와이파이 기능도 추가된 것이라 생각하자.

유무선공유기는 PC와 초고속 인터넷 등에 연결해 사용했었기 때문일까. 유독 공유기라는 이름만 듣고 '설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사무실 내에서도 (해보지 않고) 지레 "그거 어떻게 혼자 해요"라고 울상을 짓는 여직원이 있더라. 그런데, 요즘 공유기 설치 정말 쉽다. 원래 연결되어 있던 선 빼고 다른 선 연결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설치하며 '다음' 버튼 누르듯이 설정 몇 가지만 만져주면 된다. 10살 된 우리 아들도 하더라.

유무선공유기 설치, 정말 쉬워졌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제고,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랬다. 지난 설 연휴에 유무선공유기 '디링크 DIR-605L'을 집에 들고 갔다. 공유기 설치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는데, 연휴 기간 동안 아무래도 아이패드, 아이폰 등을 사용할 일이 많을 테니, 이 때 아니면 언제 설치하랴 싶었다. 집에서 디링크 DIR-605L을 설치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 30분 정도. 중간중간 아들과 장난치며 설치했으니, 혼자 했다면 5분이면 끝냈으리라. 공유기 설치하며 느낀 점이지만, 쉬워도 너무 쉬워졌다.

박스를 뜯으면 디링크 DIR-605L 본체와 전원 어댑터, 짧은 길이의 랜선, 와이파이 카드와 설치 동영상이 포함된 설치 CD가 들어 있다. 본체 크기는 113.2x147.5x31.5mm이며, 무게는 246g이다. 일반적인 유무선공유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어차피 유무선공유기는 한 곳에 두고 사용하는 제품이다. 들고 다니는 제품이 아니니 크기와 무게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이 중 와이파이 카드는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보관하도록 하자(자세한 설명은 뒤에서 하도록 하겠다).

설치부터 시작하자. 필자는 집에서 23인치 모니터를 노트북에 연결해 사용한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노트북에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한다고?), 데스크탑PC에 연결해 사용했지만, 고장이 나 수리 대기 중이다(이것도 고치긴 고쳐야 하는데). 노트북 기본 사양이 데스크탑PC 보다 높기도 하지만. 일단, 노트북에 설치 CD를 넣고 재생해보자.

설치 동영상의 길이는 약 11분. 디링크 DIR-605L 설치 부분은 앞에서부터 약 6분 정도만 보면 된다. 이 동영상만 보면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 (아이패드를 들고서 빨리 해 달라고 투정 부리는) 아들과 함께 설치했는데, 동영상을 보고는 자기도 할 수 있겠다며 나서더라(실제로 그랬다).

먼저 사용하고 있던 PC에 꼽혀있던 랜선을 뽑아, 디링크 DIR-605L의 노란색 포트에 꼽자. 다시 한번 강조한다. PC에 꽂혀있던 랜선이다.

그리고 박스 안에 동봉되어 있는 랜선을 꺼내 본체 노란색 포트 옆 1, 2, 3, 4 숫자가 적혀 있는 포트 중 아무 곳에나 꼽자. 그리고 랜선 반대편을 방금 전 랜선을 뺀 PC 포트에 꽂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본체에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자.

디링크 DIR-605L, 와이파이 기본 설정 방법

준비 과정은 앞서 설명한 것이 끝이다. PC에 꽂혀 있던 랜선을 뽑아, 디링크 DIR-605L에 꽂고, 박스에 동봉된 랜선으로 공유기와 PC를 연결하면 그만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제 남은 건 공유기 설정 과정이다.

디링크 DIR-605L에 전원을 연결하면 아래 사진처럼 전면 LED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공유기 아래에 있는 것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모뎀이다(결과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모뎀 – 공유기 – PC 순으로 연결한 셈이다).

이제 PC의 전원을 켜고, 부팅이 끝나면, 웹 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 크롬 등)를 실행한다. 그럼 자동으로 아래 스크린샷처럼 디링크 공유기 설정 창이 열린다. 스크린샷 위에 찍혀 있는 곰플레이어는 설치 동영상의 캡처 화면이다. '직접 설정'과 '자동 검색' 중 '자동 검색'을 선택하고 '다음' 버튼을 누르자.

이후에 '디링크 간편 설정 마법사'가 시작되고, 10~30초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아래 스크린샷처럼 '1단계: 인터넷 연결 구성' 이 나타난다. 여기서 '인터넷 연결'과 '무선 설정' 메뉴 중 '보안 방식'에서 'WPA/WPA2 자동'으로 체크되어 있고, '보안키'가 입력되어 있는지 확인한다(맨 처음 언급했던 박스 안 와이파이 카드와 같은 내용이 적혀있을 것이다). 이상 없다면, '다음' 버튼을 누른다.

이제 '2단계: 비밀번호설정'이다. 사용하고자 하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다음' 버튼을 누른다.

마지막으로 '3단계: 시간대선택'이다. 자동으로 서울로 설정되어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GMT +09:00) Seoul'을 찾아 설정하면 된다.

'다음' 버튼을 누르면 '인터넷 설정 완료' 창이 뜨고 10~30초 정도 기다리면 아래 스크린샷과 같은 확인 창이 나타난다. 여기서 '인터넷 설정'과 '무선 설정' 메뉴 중 '시스템 상태'가 초록색으로 '연결됨', '보안키'로 나타난다면, 실질적인 공유기 설정은 모두 끝났다. 이대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와이파이를 검색해보면 무선 설정에 입력되어 있는 '무선 네트워크 이름'의 와이파이가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의 'mydlink 계정'도 등록하자. 계정을 등록하면 디링크가 제공하는 다양한 클라우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디링크 DIR-605L에 현재 접속하고 있는 기기 정보와 접속했던 기기들의 방문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관련 애플리케이션(mydlink lite)을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나 공유기 설정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설치 동영상을 보면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니 계정을 생성하도록 하자.

와이파이 이름을 바꿔보자

와이파이 이름이나 비밀번호 사용 유무 등을 바꿀 수도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와이파이 없냐? 써라'라는 이름의 와이파이가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나만의 와이파이 이름으로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공유기 마다 설정 방법이 약간씩 다를 수 있다).

공유기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공유기 접속 주소로 접속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초보자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다), 디링크 DIR-605L은 iOS와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도 접속할 수 있다. 와이파이 카드에 적혀있는 iOS, 안드로이드 접속 주소를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폰에서 입력하면 된다. 다만, 이 공유기 설정을 변경하려는 기기가 디링크 DIR-605L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집에 공유기를 설치한 후 아이폰으로 와이파이 카드에 적혀 있는 iOS 접속 주소를 입력하니 아래 스크린샷과 같은 화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공유기를 등록했을 때 봤던 바로 그 화면이다. '무선 설정' 메뉴에서 '설정' 버튼을 클릭하자. 여기서 '무선 네트워크 이름'에 바꾸고 싶은 이름을 입력하면 된다. '보안 방식'은 와이파이를 개방 여부를 결정하는 메뉴고, 'WPA/WPA2 자동'을 선택했을 경우 접속 비밀번호를 '보안키'에 입력하면 된다.

필자는 무선 네트워크 이름에 '내 꺼!'라고 입력해봤다. 아이패드, 아이폰3Gs, 아이폰5 다 잘 접속된다. 다만, 어머니께서 사용하시는 '프라다폰(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와이파이 목록에서 한글이 깨지며 제대로 접속되지 않더라. 이처럼 간혹 한글로 무선 네트워크 이름을 입력했을 경우, 와이파이 접속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iT dongA'라는 영어 이름으로 바꾼 이후로는 접속이 잘 되더라).

더 이상 유무선공유기는 낯설지 않은 기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알게 모르게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 유무선공유기다. PC 보급이 1가정 1PC를 넘어 1가정 2PC 시대가 되면서 유선공유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났고, 스마트폰 열풍 이후 와이파이 기능을 추가한 유무선공유기는 대중화에 이르렀다. 이제는 지하철, 버스를 타면서 'olleh', 'T wifi', 'U+ zone'가 내 스마트폰 와이파이 목록에 나타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물론,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유무선공유기가 아니라 기업용 AP에 가깝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같다.

설치 방법도 어렵지 않다. 10살 된 아이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작동 원리나 기술 개념 등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 없다. 그건 더 관심이 생겼을 때 공부해도 된다. 잘 설치하고 잘 사용하면 그만 아닐까. 디링크 DIR-605L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설치가 간단하고, 이용하기 편리하며, 성능 좋은 유무선공유기로 추천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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