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 스마트폰 시대, 그 서막을 열다 '팬택 베가넘버6 풀HD'

강일용 zero@itdonga.com

팬택의 야심작 베가넘버6는 과연 어떤 제품일까. 운 좋게도 발매 전에 미리 접해볼 수 있었다. 그 소감을 가감 없이 적는다.

스마트폰 화면의 해상도가 480x320(HVGA)에 불과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화면 해상도의 대세가 1,280x720(HD)에 이르렀다. 하지만 HD만으론 사용자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없었던 모양이다. 때문에 풀HD(1,920x1,080), TV와 모니터에서나 볼 수 있던 해상도를 갖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바로 '팬택 베가넘버6 풀HD(이하 베가넘버6)'다.

베가넘버6의 가장 큰 특징은 '풀HD 해상도'와 '5.9인치 대화면'이다. 거의 6인치에 육박하는 크기다.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거대하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제품은 아니다. 크기에 맞춰 UI(사용자 환경, User Interface)도 새로 구성했고, 대화면을 보조하고자 제품 뒷면에 터치패드 'V터치'를 더했다.

스마트폰에 풀HD, 선명함이 달라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화면 해상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이유는 뭘까? '선명함' 때문이다. 화면 크기를 유지한 채로 해상도를 늘리면 화면이 보다 선명해진다. 선명한 화면은 인터넷이나 전자책을 읽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같은 글씨나 그림을 봐도 선명함이 확연히 차이 난다. 특히 한글이나 한자는 선명하거나 선명하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인간의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선명함의 한계는 300PPI(Pixel Per Inch) 내외라고 밝힌 바 있다. PPI는 화면의 선명함을 나타내는 단위로, 높으면 높을수록 더 선명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눈은 400PPI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가 "20대 젊은이들의 경우 선명함을 최대 500PPI까지 인식할 수 있다"고 밝힌 사례도 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 베가넘버6의 이야기를 해보자. 베가넘버6의 선명함은 373PPI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선명하다. 경쟁제품인 '갤럭시노트2'는 267PPI, '아이폰5'는 325PPI, '옵티머스G'는 312PPI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베가넘버6가 얼마나 선명한지 화면을 확대한 사진을 동봉했다. (확대사진 참고)

이처럼 화면이 선명하기에 인터넷을 하거나 전자책을 읽을 때 한층 만족스럽다. 풀HD 해상도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기에도 제격이다. 한번 풀HD 스마트폰을 경험하고나니 해상도가 낮은 스마트폰으로 다시는 못 돌아 갈 듯하다.

5.9인치 대화면, 글씨, 그림, 동영상도 큼직큼직

단지 선명함만이 베가넘버6의 전부는 아니다. 화면도 5.9인치로 거대하다. 때문에 글씨나 이미지를 한층 큼직하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주용도인 인터넷, 동영상 감상, 게임 등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처럼 거대한 스마트폰을 패블릿(Phablet)이라고 한다. 전화와 태블릿PC의 장점을 동시에 취했다는 의미다.

먼저 인터넷부터 확인해보자. 베가넘버6로 IT동아, 동아닷컴, 네이버 등 여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따로 모바일 페이지로 열지 않고 PC화면으로 사용해도 글을 읽는데 지장이 없다. 태블릿PC로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동영상을 감상해봤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때에도 마음에 든다. 큼직한 화면 덕분에 어지간한 태블릿PC 못지 않게 실감나게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DMB도 마찬가지다. 큼직한 것이 향후 야구중계를 볼 때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게임도 실감난다. '윈드러너', '다함께차차차', '솔리팝' 등 다양한 게임을 한층 큼직한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버튼을 잘못 누르는 문제도 줄었다.

물론 화면이 큰 것이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면 크기가 늘어남에 따라 제품 크기도 덩달아 늘어났고, 때문에 일반 스마트폰보다 휴대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와이셔츠 윗 주머니에 간신히 들어간다. 한 손으로 제품을 쥐거나 조작하는 것도 조금 어렵다. 다만, 항상 가방을 휴대하는 여성이나 블레이저 자켓을 입고 다니는 남성이라면 별다른 무리 없이 휴대할 수 있을 듯하다. 필자도 블레이저 자켓에 넣어 다녔다.

V터치, 이런 기능 본적 있나요?

현재 시중의 패블릿은 저만의 독특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갤럭시노트의 S펜, 옵티머스뷰의 4:3 화면 등이 그 예시다.

베가넘버6 역시 V터치라는 독특한 기능을 탑재했다. V터치는 쉽게 말해 스마트폰 뒷면의 터치패드다. 한 손으로 베가넘버6를 사용하는 것이 힘들기에 이를 보조하고자 탑재한 기능이다. 한 손으로 베가넘버6를 쥐면 검지 손가락이 V터치에 닿는다.

V터치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용도는 인터넷 화면 스크롤이다. 화면에 손을 대지 않아도 V터치만으로 가능하다. 앱을 빠르게 실행하는 단축키로 활용할 수도 있다. 먼저 V터치 설정에 들어가 빠르게 실행할 앱을 하나 선택하면 된다. 그 다음 V터치를 빠르게 두 번 두드리면 선택한 앱을 실행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 사진을 스크롤하거나, 동영상을 보다가 5초 전, 5초 후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화가 걸려오면 V터치를 두드려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팬택이 직접 제작한 앱에서만 V터치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아쉽다. V터치를 활용할 수 있는 타사 앱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팬택만의 독특한 기능, 패블릿에 최적화

팬택은 베가넘버6의 화면이 큰 만큼 가로로 제품을 사용할 일이 잦을 거라고 예측한 모양이다. 기존 팬택 UI(User Interface)에 '태블릿뷰(Tablet View)'라는 가로 화면 전용 UI를 추가했다. 또한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UI '멀티 미니 윈도', 글이나 그림을 작성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V노트', 스마트폰이 익숙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한 '심플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태블릿뷰는 가로 화면에 최적화된 UI다. 하위 메뉴까지 한번에 보여준다.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기분이다.

멀티 미니 윈도는 큰 화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멀티태스킹 기능이다. 이를 통해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인터넷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면서 전화를 걸 수 있다. 특정 기능이 조그마한 미니 윈도로 화면에 나타난다. 미니 윈도로 띄울 수 있는 기능은 다음과 같다. V노트, 뮤직, 동영상, 카메라, 전화, 계산기, 전자사전, 메모, DMB. 멀티 미니 윈도를 활성화하려면 화면 하단의 ‘메뉴 버튼’을 1초 이상 누르면 된다.

V노트는 베가넘버6를 메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사용자는 V노트에 글, 또는 그림을 그려 이를 메시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인과 공유할 수 있다.

심플 모드는 화면을 최대한 단순화해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제작한 UI다. 전화, 메시지, 인터넷 등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과 날씨, 시간, 일정 등 기본 위젯으로 구성돼 있다. 메뉴내의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 다른 앱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장년층 사용자를 위한 팬택의 배려다.

성능도 뛰어난 편, 다만 HD급 스마트폰보다 약간 떨어져

베가넘버6의 성능은 전작 베가R3와 유사하다. 때문에 베가R3만큼 빠른 모습을 보여준다. 윈드러너, 다함께차차차, 솔리팝 등 유명게임뿐만 아니라 ‘노바’, ‘아스팔트’처럼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도 쾌적하게 실행한다. 인터넷 페이지를 여는 속도도 PC 못지않다.

동영상 재생능력도 뛰어나다. AVI, MP4, MKV 등 확장자에 관계없이 대다수의 풀HD 동영상을 이상 없이 재생한다. 다만 WMV와 TP 동영상은 간혹 영상이 끊기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할 것.

화면 해상도가 높다 보니 같은 프로세서(스냅드래곤S4 프로)를 내장한 HD급 스마트폰(베가R3, 옵티머스G 등) 보다 화면의 움직임이나 앱 실행속도가 조금 느리다. 성능을 유지한 채 해상도만 높여서 그런 듯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에 지장은 전혀 없다. 오히려 빠른 축에 속하니 성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6GB가 아닌 32GB의 내부 저장공간을 기본 제공하는 점은 매우 만족스럽다. 각종 동영상, 게임 등을 저장해도 저장공간은 충분했다(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약 25GB다). 원하면 마이크로SD 카드를 삽입해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SDXC(저장공간이 64GB 이상인 SD 카드)도 지원한다.

카메라의 성능도 나쁘지 않다. 베가넘버6에 내장된 1,300만 화소 센서는 여느 스마트폰 못지 않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어두운 장소에서도 별다른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이 너무 어둡다면 플래시를 활용하면 된다. 다만 기본 카메라 앱은 아쉬운 점이 많다. 화면 반응속도도 느리고, 이미지 저장도 오래 걸린다. 다른 카메라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

특이한 전원 어댑터도 흥미롭다. 베가넘버6의 전원 어댑터는 USB 단자가 두 개다. 하나로 본체를 충전하고 다른 하나로 여분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USB 연결선은 하나만 제공하니 본체와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고 싶다면 USB 연결선을 하나 더 구해야 한다. 고속충전기능을 탑재해 배터리를 약 2시간만에 0%에서 100%로 완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314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일까. 배터리 사용시간도 길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할 경우 3일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화면밝기 50%, Wi-Fi 연결). 다만 이 사용시간은 개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것이다. 실제 개통한 상태에선 2일 정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딱히 흠잡을 데 없이 뛰어난 제품임에도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다. 베가넘버6의 출고가는 84만 9,000원에 불과하다. 경쟁 제품들의 출고가가 90만 원에서 110만 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10만~30만 원 가까이 저렴한 셈. 따라서 할부원금도 상당히 저렴할 전망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이 끌리는 사용자와 풀HD 디스플레이의 화질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용자 그리고 실속 있는 스마트폰을 찾는 사용자라면 베가넘버6를 눈 여겨 보는 편이 좋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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