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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지만 먹을만한 비지떡일까? 아이리버 울랄라폰(I-K1)

김영우

2013년 1월 현재, 각종 가격비교사이트의 스마트폰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아이폰5, 옵티머스G, 베가R3 등의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고성능 프로세서와 대용량 메모리, HD급 화면, LTE 고속 통신 등의 최신기술을 갖추고 있는 이른바 '프리미엄급' 제품들이다. 출고가는 90만 원대가 보통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스마트폰으로 하는 작업이 고작 카카오톡이나 인터넷 검색 정도인 소비자도 상당수인데, 과연 이들에게 쿼드코어 프로세서나 2GB급 대용량 메모리를 갖춘 고가의 고성능 스마트폰이 필수일까? 대답은 당연히 'No'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만을 고집한다. 물론 자기 돈 내고 좋은 폰을 쓴다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상당한 기회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울랄라폰

이런 와중에 아이리버에서 초저가 스마트폰을 지향하는 '울랄라(I-K1)'를 내놓았다. 출고가는 불과 14만 8,000원이다. 요즘 ‘공짜폰’ 등의 그럴듯한 문구로 단말기를 판매하는 대리점이 많아서 울랄라의 가격이 얼마나 싼 것인지 감이 잘 안 올 수 있는데, 이런 대리점에서 말하는 '공짜폰'은 사실 공짜라고 할 수 없다.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매하면 당장 내는 비용은 없을지 몰라도 2~3년의 약정 계약을 맺고 특정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며, 각종 부가서비스에도 가입해야 한다. 따져보면 거의 제값을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울랄라폰

하지만 울랄라는 그런 것 없다. 가격만 지불하면 단말기를 바로 준다. 통신사나 요금제의 선택도 자유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유심(USIM)만 끼워 곧장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국에 나갈 땐 로밍을 할 필요 없이 해당 국가의 유심을 따로 구매해 꽂아 쓸 수도 있다. '스펙'보단 실속을 추구하며 계약에 얽매이는 것도 싫어하는 사용자, 혹은 외국 출장이 잦은 사용자들을 겨냥해 나온 제품이 바로 아이리버의 울랄라다. 참고로 이 제품의 광고모델은 '울랄라세션'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불렀던 울랄라세션 만큼이나 아이리버의 '울랄라폰'이 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살펴보자.

작은 화면과 두툼한 두께가 오히려 이색적?

아이리버 울랄라의 화면 크기는 3.5인치, 본체 두께는 13.2mm다. 요즘 5인치 이상의 화면과 10mm 이하의 두께를 가진 스마트폰도 많이 나오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고 두꺼운 편이다. 하지만 후면의 배터리 커버 부분에 곡면처리가 되어있어서 손에 쥐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요즘 이런 형태의 스마트폰이 잘 나오지 않다 보니 오히려 이색적으로 보인다.

울랄라폰

타사 제품들은 좌측 면에 볼륨 조정키, 우측 면에 전원 키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울랄라는 위치가 정 반대인 점이 특이하다. 다른 폰에 익숙해진 사용자라면 처음에 약간 혼동을 할 수 있겠으나 사용 자체에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다. 적응하기 나름일 것이다.

외국 여행이 잦은 사용자에게 유용한 2개의 유심 슬롯

후면의 커버를 벗기면 배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배터리 용량은 1500mAh로 제품의 전반적인 사양에 비하면 충분한 수준이다. 총 2개의 배터리를 제공하므로 필요에 따라 교체해가며 쓸 수 있다. 다만, 충전기는 제공하지만 배터리만 따로 충전할 수 있는 거치대는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충전을 하려면 반드시 폰 본체에 배터리를 꽂아야 한다.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제품 값을 낮추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울랄라폰

배터리를 빼면 마이크로SD카드 슬롯과 유심 슬롯이 보인다. 기본적으로 4GB의 마이크로SD카드를 제공하며, 최대 32GB의 마이크로SD카드를 꽂을 수 있다. 그리고 유심 슬롯은 특이하게도 2개다. 덕분에 2개의 통신망을 한 폰에서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울랄라폰

1번 슬롯은 국내에서 쓰는 W-CDMA 방식의 3G 유심, 2번 슬롯은 외국에서 쓰는 GSM 방식의 2G 유심을 꽂을 수 있다. 만약 외국에 나갈 일이 있다면 현지에서 판매하는 유심을 구매해서 장착해서 쓰자, 로밍 요금보다 훨씬 싼 현지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 듀얼 유심 구조 때문에 'SIM1', 'SIM2' 식으로 어떤 유심을 통해 통화나 문자를 이용했는지가 화면에 표시되는 것도 특이하다.

낮은 해상도 보다도 아쉬운 건 좁은 시야각

이제는 본격적으로 울랄라를 써보자. SK텔레콤이나 KT의 통신망에 가입된 유심을 가진 사용자라면 이를 즉시 울랄라에 꽂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울랄라는 기본적으로 3G 단말기이지만 SK텔레콤이나 KT의 LTE 유심을 꽂아도 정상적인 이용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이 경우에도 통신 모드는 3G다). 다만, LG유플러스 가입자라면 울랄라를 이용할 수 없다. LG유플러스의 3G 서비스는 유심 자체를 사용하지 않으며, LTE 서비스 역시 유심은 있어도 타사와 주파수가 달라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울랄라폰

전원을 켜면 익숙한 안드로이드(버전 2.35 진저브레드) 운영체제의 초기 화면이 나타난다. 울랄라의 3.5인치 화면은 320x480 해상도를 갖췄는데, 이는 2~3년 전에 나온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준이다(LG전자 옵티머스원, 팬택 미라크A 등). 화질이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바일 버전 웹 페이지를 서핑하거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나 트위터 같은 SNS를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화질보다 더 아쉬운 건 시야각이다. 특히 화면을 위쪽에서 보면 거의 이미지를 확인하기 힘들다.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는 이점일 수도 있겠지만.

내부 저장공간 부족해 용량 관리에 신경 써야

다음은 울랄라를 이용해 여러 가지 앱을 실행해 볼 차례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찰나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저장공간 부족' 메시지가 뜬 것. 그래서 현재 남은 저장공간을 확인해 보니 불과 20MB 남짓이었다. 출고 직후 울랄라의 내부 저장공간은 100MB 정도인데, 이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설치된 초기앱(구글 플러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유튜브 등)을 전부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총 80MB정도의 저장공간을 더 점유하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앱을 추가 설치하기가 힘들어진 것. 내부 저장공간이 너무 적은 것 같다.

울랄라폰

진저브레드 운영체제는 내부 저장공간 외에도 SD카드에 앱을 설치하는 기능을 지원하긴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기본 앱과 같은 일부 앱은 내부에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울랄라를 정상적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기본 앱 중에서도 정말 필요한 앱만 업데이트 해야 한다. 플레이 스토어나 구글 지도, 지메일 같이 거의 필수적인 앱을 제외하면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야 하며, 이미 업데이트가 되었더라도 제거하도록 하자. 그리고 플레이 스토어의 '내 애플리케이션' 항목에 가서 반드시 '자동 업데이트 허용'의 체크도 해제해 두도록 하자. 이렇게 하니 60MB 정도의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상적인 활용과 캐주얼 게임 구동에 무리 없어

이렇게 용량 확보 작업을 한 후 각종 앱을 설치해 이용해봤다. 참고로 울랄라는 퀄컴의 코어텍스 A5 기반 단일코어 프로세서인 MSN7225A 800MHz, 그리고 512MB의 메모리(RAM)을 탑재하고 있다. 요즘 출시되는 대다수 스마트폰에 비해 상당히 낮은 사양이긴 한데, 정말로 못쓸 정도인지는 실제로 활용해 봐야 알 것이다.

울랄라폰

며칠 간 써보니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나 '네이버 지도' 같은 위치정보 앱은 상당히 매끄럽게 구동되며 웹 서핑 속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유튜브 동영상도 비교적 원활히 구동되는 편이다. 이런 류의 작업은 프로세서의 속도보다는 메모리의 용량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2010년 최고의 인기 제품이었던 갤럭시S도 512MB의 메모리를 갖추고 있었고, 지금도 이 제품을 잘 쓰는 사람들이 있다. 울랄라라고 못 할 것은 없다.

울랄라폰

게임도 구동해봤다.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다함께 차차차'의 구동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플레이 중 끊김이나 느려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쾌적한 진행이 가능했다.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3D 그래픽을 도입한 게임인 '터치 파이터'도 구동해봤다. 이 게임은 '저사양 버전'과 '고사양 버전'을 선택해 설치할 수 있다. 고사양 버전의 경우는 끊김과 느려짐이 다소 발생했지만 저사양 버전의 경우엔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그래픽 품질이 높은 고사양 게임은 다소 무리지만 가벼운 캐주얼 게임 정도는 울랄라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양의 한계가 느껴지는 멀티미디어 성능

멀티미디어 관련 성능은 기기 사양의 한계가 확실히 느껴진다. 특히 동영상의 경우, HD급(1,280 x 720)은 아예 구동이 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구동되어 시청이 거의 불가능했다. 게다가 기본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지원되는 동영상 규격(코덱)도 얼마 되지 않으므로 되도록이면 'MX 플레이어' 같은 별도의 동영상 구동용 앱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HD급은 커녕 SD급 해상도도 되지 않는 울랄라의 화면에서 고화질 동영상을 본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긴 하다.

울랄라폰

음악 재생 성능은 미묘하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을 사용하면 제법 깔끔하고 리듬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이어폰(쿼드비트, 이어팟, XBA-4 등)을 꽂으면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색한 음색에 잡음까지 섞인 소리가 들린다. 더 이상한 것은 울랄라의 번들 이어폰을 다른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에 꽂아도 역시 좋지 않은 음질이 출력된다는 점이다.

울랄라폰

울랄라의 이어폰 출력부와 번들 이어폰의 임피던스(저항) 수치가 여타의 기기들에 비해 매우 이질적인 것은 아닌가 짐작할 따름이다. 아니면 아이리버 측에서 이 제품에 특화된 독특한 음질 튜닝을 거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울랄라로 음악감상을 하려면 다른 이어폰을 꽂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울랄라폰

카메라 성능도 썩 좋지 않다. 후면 300만, 전면 3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는데, 전후면 할 것 없이 화질은 피처폰 시절의 '폰카' 수준이다. 노이즈가 심한데다 AF기능도 없어서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물론 '폰카' 특유의 흐릿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2013년에 팔리고 있는 스마트폰에 어울릴만한 카메라는 분명 아니다.

울랄라폰

요즘 국내에 팔리는 스마트폰들은 지상파 DMB 기능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울랄라는 DMB 기능이 없는 대신 FM라디오 수신 기능을 갖춘 것이 눈에 띈다. 이어폰을 안테나로 이용해 방송을 수신하는데, 감도도 우수하고 음질도 좋은 편이다.

콘셉트 확실한 의미 있는 제품이지만

아이리버의 울랄라는 콘셉트가 확실한 제품이다. 하드웨어의 사양은 낮지만 카카오톡이나 웹 서핑, 캐주얼 게임 정도를 즐기기엔 무리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가격이 싸다. 통신사나 요금제의 선택도 자유로우니 부담 없이 사서 마음대로 쓸 수 있다. 그리고 외국에 자주 나가는 사람이라면 듀얼 유심 슬롯의 활용성이 제법 높을 것이다.

울랄라폰

물론, 울랄라를 이용해 HD급 동영상이나 고사양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당연히 실망할 것이다. 이것 저것 많은 앱을 깔아두고 다양한 용도로 쓰는 것도 무리다. 구동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 이전에 내부 저장공간부터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14만 8,000원짜리 폰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오히려 울랄라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성능이 아니라 중고시장의 존재일 수 있다. 요즘 워낙 스마트폰의 교체 사이클이 짧다 보니 불과 몇 개월 밖에 쓰지 않은 스마트폰이 중고 시장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중고라고 해도 성능은 울랄라보다 높은 것이 많다. 울랄라 같은 제품의 출시 자체는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것이 높은 판매고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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