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패블릿 패러다임

5인치 이상의 큰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개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은 '패블릿(Phablet)'이라고 불리는데,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에 휴대성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패블릿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외 제조사들도 패블릿 출시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더 크게, 더 똑똑하게

패블릿은 '휴대폰(Phone)'과 '태블릿(Tablet)'의 합성어다. 처음 패블릿이 등장했을 때는 '패블릿' 또는 '수퍼폰', '태블릿폰' 등 다양하게 불렸지만, 이제는 '패블릿'이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처음 패블릿이라고 불릴만한 제품이 출시했던 것은 PC 제조사로 유명한 델이 지난 2010년 선보인 스트릭(Stereak)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태블릿폰으로 많이 불렸다. 큰 기대 속에 출시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사실상 스트릭이 실패로 끝나면서 패블릿 시장은 잠시 주춤했다.

패블릿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2월,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를 발표하고 난 이후다. 이 때부터 패블릿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LG전자와 소니, HTC, 모토로라 등 다양한 제조사도 5인치 안팎의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패블릿 열풍에 동참했다.

세계는 지금 패블릿 바람 ****

현재 패블릿은 모바일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시장조사기관들은 패블릿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는 '전세계 패블릿 판매량이 지난 2010년에는 10만 대를 거쳐 2011년에 이르러 300만 대, 2012년은 1,700만 대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2015년에는 5,300만 대, 2017년에는 9,500만 대로 패블릿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HS iSppli도 올해 패블릿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 iSppli 비니타 자칸왈 애널리스트는 "소비자가 점점 더 실물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원하고,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패블릿 출하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패블릿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곳은 단연 국내 시장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5.3인치 갤럭시노트는 전 세계에서 1,000만 대 넘게 팔렸고, 5.5인치 갤럭시노트2 역시 출시 2개월 만에 전서계에서 500만대(공급기준) 판매를 돌파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패블릿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13년 1월 6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올해 10종 이상의 패블릿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출시가격을 대부분 2,000위안(약 34만 원) 이하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화웨이(Huawei)는 지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6.1인치 화면 크기의 '어센드 메이트(Ascend Mate)'를 공개하기도 했다.

화면만 크면 다 패블릿? ****

언젠가부터 패블릿으로 많이 부르고 있지만, 사실 패블릿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았다. 그저 스마트폰치고 액정 크기가 큰 모바일 기기를 뜻할 뿐, 이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각 제조사마다 패블릿이라고 부르는 기준도 제각각이라 시장조사업체가 리서치하는 과정에서도 기준치가 달라진다. 일례로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는 패블릿의 기준을 4.6인치에서 5.5인치로 책정했지만, IHS iSppli는 기준을 5인치 이상의 모바일 기기로 책정했다.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기능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애매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패블릿과 스마트폰 구분 기준을 '스타일러스 펜의 유무'라고 정의했지만, 이마저도 모호하다. 삼성전자는 패블릿이라는 표현보다 '필기가 가능한 스마트 기기'라는 표현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렇다 보니 화면 크기가 큰 스마트폰에 새로운 명칭만 부여해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꼼꼼하게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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