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용? 게임용? 그래픽용? 나에게 맞는 모니터 찾기

김영우 pengo@itdonga.com

모니터를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화면 크기나 브랜드, 그리고 디자인 정도를 이야기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모니터 시장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제품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자신의 쓰임새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24인치 화면 크기의 삼성 모니터'만 해도 10여 모델에 달한다. 화면의 크기나 브랜드가 같아도 각 제품의 세부적인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각 제품의 '스펙'을 들여다보곤 하는데 이것도 참 골치 아픈 일이다. 패널 형식이 무엇이고, 명암비가 몇 대 1이며, 응답 속도가 몇ms라는 둥, 평소에 IT용어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알 수 없는 '암호'가 난무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런 암호들의 뜻을 파악했다 해도 과연 어떤 항목에 주목해야 자신의 쓰임새에 부합하는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용도에 따른 대표적인 모니터 사용자군을 분류하고 각각의 쓰임새에 부합할 만한 모니터의 특성을 알아보도록 하자.

멀티미디어 애호가 - 최대한의 시야각과 일정 수준 이상의 응답속도가 중요

실감나게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멀티미디어 애호가라면 최대한 넓은 시야각과 일정 수준 이상의 응답속도를 발휘하는지에 주목해 모니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야각이 넓으면 좌우나 상하 방향에서 보더라도 색감이나 밝기의 왜곡이 최소화된 화면을 볼 수 있으므로 여럿이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모니터용 중에서 시야각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은 IPS 형식의 패널을 탑재한 제품들이다. IPS 형식의 패널은 시야각 외에도 응답속도나 색감 면에서도 평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모니터의 응답 속도는 ms(밀리세컨드, 1/1,000초) 단위로 표기하는데, 2012년 현재 팔리고 있는 IPS 패널 탑재 모니터는 5ms 이내의 안정적인 응답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아주 민감한 사용자가 응답속도가 느린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액션 영화를 감상할 때 잔상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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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에는 3D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3D 모니터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모니터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입체감 넘치는 영화를 감상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구매가치가 있다. LG전자 시네마3D DM2752D-PN, 퍼스트 FS-240KV3DIPS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며, 특히 퍼스트 FS-240KV3DIPS는 IPS 패널을 갖춘 3D 모니터인데도 20만 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매니아 - 극히 높은 응답속도와 동적 명암비, 부가기능까지 갖춘 제품도 등장

보다 빠르고 정확한 컨트롤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임용 마우스나 키보드가 팔리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모니터 역시 게임에 적합한 제품이 있다는 점은 의외로 모르는 사용자들이 많다. 게임용으로 주로 쓰는 모니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응답속도다. 특히 '서든어택' 같은 FPS 게임은 화면 전환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므로 약간의 잔상 발생도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2ms 이하의 극히 빠른 응답 속도를 낼 수 있는 모니터가 게이머들에게 적합하다.

이론적으로 응답속도가 가장 빠른 모니터는 CRT(브라운관) 모니터이지만 2012년 현재 모니터 시장에서 CRT 모니터는 단종 상태라 LCD 모니터를 구매할 수 밖에 없다. LCD 모니터 중에서 응답 속도가 빠른 제품은 TN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다. TN 패널은 시야각 면에서 다소 불리하지만 응답속도는 가장 빠르므로 게임용 모니터에 적합하다.

응답 속도 외에도 주목할 점은 바로 동적명암비다. 이는 움직이는 화면에서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같은 RTS, '디아블로' 같은 RPG에서 화면 내에 표시되는 각종 유닛과 캐릭터의 모습을 확실하게 가늠하기 위해서는 높은 동적명암비를 갖춘 모니터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최근 출시되는 몇몇 모니터 중에는 'FPS모드', 'RTS모드'와 같이 아예 게임에 적합한 화면 모드를 제공하는 제품도 있다. 프로게이머용 게이밍 모니터를 지향하는 벤큐의 XL2420T와 RL2450HT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2ms의 빠른 응답 속도와 1,200만 대 1의 극히 높은 동적명암비를 갖췄으며 FPS에서 섬광탄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블랙이퀄라이저'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XL2420T의 경우에는 각 게임 모드를 원터치로 전환할 수 있는 전용 리모컨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그래픽 디자이너 - 원본 이미지의 색감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에 주목

그래픽 작업용 모니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본 이미지의 색상과 질감을 왜곡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시야각이 확보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반면, 정적인 화면을 주로 표시하게 되므로 응답속도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이런 조건에 잘 부합하는 모니터를 찾는다면 TN보다는 VA나 IPS 형식 패널을 탑재한 제품에 주목해 보자. VA와 IPS 패널은 TN 패널에 비해 색감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양 패널을 비교해 본다면 색상표현능력과 명암비 면에서는 VA가, 시야각과 응답속도 측면에서는 IPS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 받는다. 그 외에 'PLS' 패널도 있다. 이는 IPS와 유사한 기술이지만 기존 IPS보다 성능이 개선되었다 하여 개발사인 삼성전자에서 별도의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일부 제품은 원본 이미지의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도록 명암이나 밝기 등을 측정해 교정하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기능을 가진 것도 있다. 삼성전자 S27B970D, 에이조 ColorEdge-CG246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에이조 ColorEdge-CG246 같은 제품은 가격이 3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의 제품으로, 방송국이나 스튜디오와 같은 완전한 전문가 환경에 적합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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