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폰케이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김영우 pengo@itdonga.com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함께 호황을 맞이하게 된 종목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산업이다. 스마트폰용 케이스는 스마트폰 1대가 개통할 때마다 기본으로 함께 팔릴 정도다. 다만, 이렇게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커지고 경쟁도 심해지면서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졌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모양이 비슷해도 제조에 쓰인 소재에 따라 내구성이나 질감이 천차만별인데,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차이를 알아차리기란 쉬운 법이 아니다. 게다가 상당수의 업체들은 단순히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팔거나 설계부터 제조까지 하청업체에 맞기는 경우도 있다. 이래서야 판매원조차도 자사 제품의 품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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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1)

이런 와중에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에 관한 연구뿐 아니라 소재의 선택 및 개발, 그리고 생산까지 직접 하는 기업이 있다면 당연히 주목받을 만하다. 박원식 대표가 이끌고 있는 상원아이티(Sangwon I.T)가 바로 대표적인 기업이다.

소재 전문기업이 '폰케이스' 팔게 된 이유

"상원아이티는 본래 전기전자관련의 소재 및 부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업체입니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로 기능성 소재를 다수 개발해 특허도 20여 개나 확보했지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LG전자의 TV에 들어가는 일부 소재도 저희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20년여 전옥탑방 한 채에 팩스와 타자기 한대를 두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감개가 무량합니다"

상원아이티의 박원식 대표는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상원아이티는 본래 전자제품에 쓰이는 각종 소재의 개발 및 공급업무를 주로 하는 기업이었다. 이러한 상원아이티가 스마트폰 액세서리의 개발 및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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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2)

"저희 회사는 내구성이 강한 내충격성 소재, 수분으로부터 제품을 지키는 방수성 소재, 그리고 여러 번 반복해서 쓰더라도 원래의 기능을 유지하는 리웍(rework) 가능한 소재의 개발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만들면 적격일거라 생각했지요. 그리고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는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보니 소재나 기능 면에서 한심스러울 정도로 수준이 낮은 제품이 많았어요. 우리는 소재도 있고 아이디어도 있으니 이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보기로 했지요"

6가지 기능 하나에 담은 '프라이버시 케이스'

2012년 현재, 상원아이티는 자사브랜드인 'SWAVE'로 직접 판매하는 제품 및 타사에 OEM방식으로 공급하는 제품, 그리고 수출 전용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 박원식 대표는 상원아이티의 특유의 컨셉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제품으로 기능성 케이스인 '프라이버시 케이스'와 점착 시트의 일종인 '클린스탠드패드(스마트클린거치패드)'를 소개했다.

"프라이버시 케이스는 단순한 스마트폰 본체 보호의 용도 외에 플립커버의 기능도 겸합니다. 커버의 필름은 투명인데다 터치가 가능해서 화면보호필름의 기능도 대신할 수 있지요. 더욱이 이 필름은 정면에서만 화면이 보이기 때문에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생활 보호 기능의 경우, 저희와 공동마케팅을 하고 있는 '세화피엔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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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3)

프라이버시 케이스의 기능을 설명하는 박원식 대표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 외에도 프라이버시 케이스는 커버를 뒤로 젖혀서 가로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거치하는 스탠드 기능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사소하지만 주목할 점은 상원아이티 고유의 소재가 쓰인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동봉된다는 점이죠. 이 벨크로를 이용해 차량의 대시보드나 유리창에 스마트폰을 부착할 수 있지요. 몇 번이고 떼고 붙여도 접착력이 남아있는데다 뗀 후에 흔적도 없어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소재를 살펴보면 납득할 수 있을 것

박 대표의 말대로 상원아이티의 프라이버시 케이스는 얼핏 보기엔 평범한 케이스 같지만 상당히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의 가격은 2012년 1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5만 원 근처로, 스마트폰 케이스 치고는 제법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이 점에 대해서 박 대표는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가격이 다소 비싼 감이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기능과 함께 소재까지 고려한다면 소비자들께서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천연소가죽이 쓰인데다가 디자인도 세련되었죠. 실용신안과 디자인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인 만큼, 구매가치는 충분하다고 자부합니다. 이미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당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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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4)

프라이버시 케이스는 현재 갤럭시S3용이 나와있으며 앞으로 아이폰5, 갤럭시노트2용도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시중에 팔리는 스마트폰 모델 중 상위권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일부 제품만 지원하는 점을 아쉬워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법한데, 이 점을 박 대표 역시 알고 있었다.

"저희도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싶었지만 고급 소재를 사용한데다 개발비도 모델 당 5천만 원에 달할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일부 기종만 지원하게 된 것이지요. 다른 기종 사용자 분들께서 상원아이티의 소재 기술을 부담 없이 접하고 싶으시다면 '클린스탠드패드'를 추천해드리고자 합니다.

자그마한 합성수지 패드에 녹아있는 다양한 소재기술

상원아이티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클린스탠드패드는 판매원에 따라 '스마트클린거치패드'라는 제품명으로도 팔리고 있는 제품으로, 손가락 두 개 정도 너비의 합성수지 패드다. 너무 작아서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여기에도 상원아이티의 다양한 소재기술이 녹아 들어있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클린스탠드패드의 기본적인 사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스마트폰 뒤에 붙이고 다니는 것이죠. 바닥 부분은 반영구적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리무버블 시트(리사이클 시트)'로 이루어져 있어 어디에나 몇 번이고 붙였다 떼어도 접착력이 살아있죠. 이렇게 붙이고 다니다가 떼어서 시트 위쪽의 극세사 직물로 화면을 닦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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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몇 번이고 탈부착이 가능한 소재는 신기했지만, 그 쓰임새가 화면을 닦는 용도뿐이라면 효용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탠드패드는 소재의 특성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세워 사용하는 스탠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는 점이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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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탠드패드는 표면에 있는 기준선을 접어 스마트폰 뒤에 붙이면 스탠드로도 쓸 수 있습니다. 리무버블 시트의 소재 특성을 살린 응용방법이라 할 수 있죠. 클린스탠드패드는 일반 판매도 하지만 기업 홍보용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미 몇몇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에 납품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요"

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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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폰케이스들 보다못해 직접 나섰습니다 - 상원아이티 박원식 (7)

클린스탠드패드에 쓰인 상원아이티의 리무버블 시트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외에도 벽 부착용 후크, 포인트 벽지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활용방안이 무궁무진하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상원아이티는 기본적으로 소재 개발회사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 방식 또한 다른 업체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다른 업체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에 맞는 소재를 찾는 식이지만 저희는 반대입니다. 저희가 가진 소재를 어떻게 응용하면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하지요. 덕분에 소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낸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지요."

소재까지 따져보는 깐깐한 소비자들을 기다린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박원식 대표는 IT동아의 독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저희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능성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에 소개해드린 프라이버시 케이스나 클린스탠드패드의 후속모델도 개발 중이지요. 간단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하나를 고르더라도 단순히 디자인만 볼 것이 아니라 구성된 소재의 질까지 따지는 깐깐한 소비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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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기관인 IDC의 발표에 의하면 201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 4억 9천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에 스마트폰 케이스를 비롯한 액세서리의 판매량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눈높이 역시 크게 높아졌다. 이런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 액세서리의 개발을 위해서는 기능적인 아이디어뿐 아니라 소재 역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상원아이티는 그런 면에서 참으로 유리한 조건을 가진 업체다. 탄탄한 소재 개발능력을 가진 상원아이티의 다음 제품이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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