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꼭 챙길 'IT 아이템', 애플 아이팟 나노

안수영 syahn@itdonga.com

MP3 플레이어, 콤팩트 카메라, 전자사전, PMP….

이들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주춤한 기기들이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요즘, 이제 이런 제품들은 필요 없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아직까지 각 제품만의 역할과 수요층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기존의 기기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MP3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효과적인 음악 재생, 가격, 편의성, 휴대성, 사용시간 등을 이유로 여전히 MP3 플레이어를 찾는 사용자가 많다. 더구나 단순히 음악만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환경까지 고려한 MP3 플레이어가 있다면 더욱 유용할 것이다. 그런 MP3 플레이어가 바로 애플의 '아이팟 나노 7세대(이하 아이팟 나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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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닮은꼴 속 개성 돋보여

아이팟 나노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폰 닮은꼴'이었다. 이전 아이팟 나노에 없었던 홈 버튼의 추가 때문이리라. 아이폰처럼 직사각형 디자인을 채용하고, 제품 하단에 홈버튼을 배치한 것이 꽤 유사하다. 아이폰4 디자인에 만족했던 사용자라면 이 제품도 마음에 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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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어가 사용한 아이팟 나노의 컬러는 레드다. 다만 제품 뒷면 하단부는 흰색으로 전체적인 색상이 통일되지 않아 아쉬웠다. 제품을 처음 보고 느낀 점은 디자인이 심플하고 예뻤다는 점. 얇은 두께도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애플은 레드 컬러 제품을 '(PRODUCT) 캠페인'으로 별도 출시한다. 아이팟 나노의 공식 컬러는 7가지(슬레이트, 실버, 핑크, 옐로우, 블루, 그린, 퍼플)로 PRODUCT 레드 제품을 더하면 총 8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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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구성품은 아이팟 나노, USB 케이블, 사용 설명서, 이어팟(애플 이어폰)이며 충전 어댑터는 없다. 어댑터가 없어서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어댑터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더라. 애플 주변기기 가격이 비싼 것을 생각하면 약간 불만스러웠다. 만약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해당 애플 어댑터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화면 컬러는 레드로 기기의 색상과 일치해 세련된 느낌이었다. 다른 컬러 아이팟 나노도 마찬가지로 '깔맞춤' 되어 있다. 화면 크기는 제품 크기에 비해 널찍한 편이다(2.5인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모양은 아이폰, 아이패드의 앱처럼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 모양이 아닌 동그라미인데, 색다르고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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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아도 속은 꽉 찼네

본격적으로 아이팟 나노에 탑재된 앱을 사용해봤다. 기본 앱은 음악, 비디오, 피트니스, 팟캐스트(Podcast), 사진, 라디오, 시계, 설정이며 카메라 기능은 없다. 아이팟 나노 5세대처럼 카메라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팟 나노의 음악, 비디오, 팟캐스트, 사진 앱은 PC에서 '아이튠즈'를 이용해 음원, 동영상, 팟캐스트, 사진을 동기화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일단 아이팟 나노와 PC를 USB 케이블로 연결했다. 아이폰, 아이패드와는 달리 아이팟 나노는 PC 연결 시 USB로 인식됐다. 그 때문인지 PC와 연결하면 음악, 라디오, 동영상, 시계 등을 이용할 수 없었다. 참고로 연결하고 난 후에는 USB를 이용할 때처럼 '하드웨어 안전하게 제거'한 뒤 기기를 분리하길 권장한다(화면에도 '연결 해제하기 전에 추출하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뜬다). 한편 애플은 충전 커넥터를 30핀에서 8핀(라이트닝)으로 바꾸었는데, 양면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편리했다(그냥 마음대로 꽂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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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를 끝낸 뒤 가장 먼저 음악을 감상했다. 자그마한 화면에서 앨범 자켓 이미지와 노래 가사를 모두 보여주는 것이 제법 야무졌다. 랜덤 재생, 반복 재생 등도 당연히 된다. 음량은 기기 왼쪽 옆면의 +, - 버튼을 눌러 조절할 수 있다. 또 +와 – 사이의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음악이 멈추고, 두 번 누르면 다음 곡이 재생된다. 요즘 같이 추운 날에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않고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참고로 아이폰, 아이패드 이어폰에 있는 컨트롤러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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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라디오를 들어봤다. 라디오를 들으려면 먼저 이어폰을 꽂아야 한다.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어팟이 아닌 다른 이어폰, 헤드폰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화면이 바뀌는데 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주파수를 맞추기만 하면 된다. 라디오를 그만 듣고 싶을 때는 화면에서 ■(멈춤) 버튼을 누르면 된다. 조작 방법이 상당히 단순하고 쉽다. 라디오 음질도 깨끗한 편이다. 참고로 PC, TV 등 전자 기기가 있는 곳에서는 '지지직' 소리가 나는데, 이는 외부 전파의 영향을 받지 말아야 선명한 소리를 내는 안테나 수신 기기의 특성이며 제품 문제는 아니다. 생방송 라디오를 최대 15분 뒤로 돌려 들을 수 있는 '라이브 포즈' 기능도 눈길을 끈다. 라디오를 듣던 도중 전화를 받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라디오를 못 듣게 되는데, 되감기 버튼을 누르면 지나간 내용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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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라디오를 들으며 의외로(?) 감탄스러웠던 것은 이어팟이었다. 저음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사운드가 깊고 풍부하게 울린다는 느낌이다.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착용감도 편안하고 좋았다. 귀가 작은 편이라 평소 이어폰을 사용하면 귀가 아프거나 자주 빠졌는데, 이어팟은 장시간 착용해도 그렇지 않았다. 이어팟의 맛(?)을 느낀 이후에는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할 때도 기존 이어폰 대신 이어팟을 사용하게 됐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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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로 동영상도 볼 만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작은 화면에서 어떻게 동영상을 감상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스마트폰에서 세로 모드로 동영상을 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물론 동영상을 오랜 시간 감상하거나, 자막이 많거나 자막 크기가 작은 동영상을 보기에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 다만, 이동 중 틈틈이 자막 없는 영화, 드라마를 감상하는 용도로는 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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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쉬웠던 기능은 팟캐스트다. 아이팟 나노에서 팟캐스트를 들으려면 PC에서 애플 아이튠즈를 실행해 팟캐스트를 내려받은 뒤, 아이팟 나노와 PC를 연결해 동기화해야 한다. 아이폰, 아이패드는 와이파이, 3G, LTE 등 무선 연결 상태에서 팟캐스트 앱을 이용해 바로 방송을 들을 수 있지만, 아이팟 나노는 꼭 PC와 연결해 동기화를 해야만 한다. 즉, 야외에서 실시간으로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사진 앱은 비교적 활용도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팟 나노에는 카메라 기능이 없다. 카메라 기능이 없으니 사진을 동기화해서 감상하는 용도로밖에 이용할 수 없다. 또 영화, 드라마, 동영상 강의 등 비디오를 감상하는 경우는 많아도 시간을 내서 사진을 감상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무래도 사진은 큰 화면에서 봐야 제맛이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홈 버튼이나 전원 버튼을 누르면 날짜와 시간을 보여주며, 설정 앱에서 시계 디자인도 변경할 수 있다. 시계 화면에서 액정을 터치하거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면 이전에 실행했던 화면으로 전환된다. 오른쪽에서 왼쪽, 위아래로 터치했을 때는 화면이 바뀌지 않는다.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지만, 왼손잡이 사용자라면 불편할 수 있겠다. 참고로 시계 화면에서 홈 버튼을 누르면 이전에 실행한 화면이 아닌 홈 화면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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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음악, 라디오, 동영상, 피트니스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했을 경우 대략 8~9시간 가량 지속됐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팟 나노는 완전 충전 시 음악은 최대 30시간, 동영상은 최대 3.5시간 동안 재생할 수 있다. 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동영상을 자주 감상하지 않는다면 며칠 동안 충전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약 2주 동안 사용하면서 배터리가 부족해 불편한 상황을 겪지는 않았다. 다만,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달리 배터리 잔량은 그림으로만 표시되며, 정확한 수치(숫자)로 확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배터리 잔량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아이팟 나노는 내 피트니스 선생님?

MP3 플레이어는 휴대용 제품이기 때문에 이동 중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걷기나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할 때 집중력을 높이고 지루함을 덜고자 MP3 플레이어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여러 MP3 플레이어 중 아이팟 나노의 특장점은 무엇일까.

앞서 '아이팟 나노는 사용자가 음악을 듣는 환경을 고려한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동하거나 운동을 할 때 피트니스 앱(Nike+)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트니스 앱은 운동 시 GPS와 만보기를 통해 운동 시간, 걷거나 달린 거리, 소모한 칼로리 등을 측정한다. 또한, 주/월별 통계까지 보여줘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할 때 참고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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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앱 사용 전에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도록 하자.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는 이유는 헬스장의 런닝머신 등에서 운동할 경우 만보기 기능을 통해 걷거나 달린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GPS만 적용되면 런닝머신에서 뛸 경우 이동거리를 0m로 인식해 정확한 데이터가 측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보기 기능이 피트니스 앱과 연동됐다.

우선 '걷기'와 '달리기' 중 걷기 메뉴를 선택했다. 만보기 기능이 내장돼 걸은 만큼 숫자가 올라간다. 소모한 칼로리, 운동한 시간, 걸은 거리 등도 표시되며, 일일 걷기 목표도 설정할 수 있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달리기 메뉴에서 달릴 시간, 달릴 거리, 소모할 칼로리 등을 선택하고 '운동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음악, 라디오, 팟캐스트 등도 감상할 수 있다. 그 밖에 피트니스 앱 화면 왼쪽 하단의 시계 그림을 누르면 개인 최고 기록, 운동 기록 합계, 월별 운동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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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4.0)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운동할 수 있다. 무선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 운동 시 음악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심박 측정 모니터도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팟 나노는 운동 시 편리한 점이 많다. 아이폰에서 피트니스 앱(Nike+ ipod)을 이용하려면 나이키 플러스 운동화나 별도의 GPS 센서가 필요하다. 운동화나 센서가 없다면 'Nike+ GPS' 앱을 받아야 하는데 이 앱의 가격은 1.99달러다. 반면 아이팟 나노에서는 별도의 장비 없이 피트니스 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달리기를 하면 스마트폰이 주머니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팟 나노는 작고 가벼워서 잘 빠지지 않는다. 다만, 아이팟터치 5세대처럼 스트랩을 걸 수 있었다면 더욱 휴대가 용이했을 것 같다.

아이팟 나노 7세대,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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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나노를 약 2주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일단 휴대하기 편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은 덤이다. 음악, 라디오, 동영상, 피트니스,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여기까지만 봤을 때 10점 만점에 10점이다. 하지만 발목을 잡는 것이 가격이다. 아이팟 나노의 가격은 19만 9,000원이다. 용량은 16GB로 동일하다. 가격이 다소 높은 편. 약간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 때문에 8점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

그러나 통학/통근길이 먼 학생과 직장인, 산책이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애플 제품 마니아에게는 충분히 메리트 있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제품 안정성이나 완성도도 높아 구입한다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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