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의 다음 승부처는 '사운드'

김영우 pengo@itdonga.com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이른바 '스마트기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기기들의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다. 한때 고성능 기기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듀얼코어 프로세서나 HD급 화질의 디스플레이는 이젠 보급형 기기에도 흔히 탑재될 정도다. 다만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 각 기기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점은 제조사들의 고민이다. 그래서 최근 제조사들이 찾은 돌파구는 바로 '사운드'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와 같은 휴대용 음향기기를 대체하고 있는데다, 미니 컴포넌트와 같은 거치형 음향기기의 대안으로 태블릿PC를 쓰는 사용자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음향 성능을 향상시키는 주변기기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기기 중에는 우수한 음향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상당수다.

LG 쿼드비트와 애플 이어팟, 그리고 돌비 디지털 플러스

이러한 기기들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바로 고음질 번들(기본) 이어폰을 본체와 함께 제공하는 방법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는 '쿼드비트' 애플의 아이폰5는 '이어팟'이라는 이름의 고음질 이어폰을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쿼드비트는 1만 8,000원의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형 이어폰 못지 않은 음질을 들려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어폰만 따로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 때문에 한때는 품귀 현상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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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방법은 음향전문회사의 튜닝(tuning)을 거쳐 기기 자체의 음향 출력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태블릿PC인 '킨들파이어HD'의 경우, 돌비(Dolby)사에서 개발한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 기술을 탑재해 음질을 높였다. 킨들파이어HD에 탑재된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능은 이어폰만이 아니라 스피커로 음향을 감상할 때도 적용되므로 상대적으로 활용성이 높다. 참고로 옵티머스G에도 돌비모바일(Dolby Mobile) 음향기술이 적용되어있지만 이는 이어폰 사용시에만 작동한다.

킨들파이어HD, 기본 스피커로도 소리 '짱짱'

IT동아 편집부에서 옵티머스G와 아이폰5, 그리고 킨들파이어HD를 입수해 같은 음악을 감상하며 느낌을 비교해 보았다. 쿼드비트를 통해 듣는 옵티머스G의 음향은 고음의 날카로움과 전반적인 섬세함이 돋보였다. 그리고 이어팟을 통해 듣는 아이폰5의 음향은 상대적으로 저음이 묵직함이 부각되면서 리듬감이 살아나는 스타일이었다. 음질 자체는 양쪽 모두 수준급이지만 각기 특성이 달라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어폰 없이 본체에 내장된 스피커로 음악을 감상할 때는 양 기종 모두 평범한 음질을 들려주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반면, 킨들파이어HD의 경우, 이어폰을 사용할 때 보다는 오히려 본체에 내장된 스피커로 음향을 감상할 때가 돋보였다. 특히 돌비 디지털 플러스를 적용했을 때 소리의 깊이가 상당하고 입체감이 느껴졌으며, 볼륨을 최대로 높였을 때도 찢어지는 느낌이 없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어폰을 이용할 때도 킨들파이어HD의 음질은 우수했지만, 기기 자체의 특성 때문인지 이어폰을 바꿔가며 들어도 소리의 특성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어폰에 그다지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에게 호감을 얻을 만하다. 다만, 킨들파이어HD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라 구매하기가 어려우며, 한글 표시도 지원하지 않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고급형 음향기기 시장까지 위협하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이미 노트북과 MP3플레이어, 휴대용게임기, PMP 등의 기존 모바일기기 시장을 거침없이 집어 삼키고 있다. 그리고 음향 성능을 높여 고급형 음향기기 시장까지 위협할 기세다. 2012년 11월 현재, LG전자의 쿼드비트와 애플의 이어팟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적용한 킨들파이어HD 역시 해외에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자극을 받은 삼성전자도 최근 고품질 이어폰의 개발을 예고했으며, 돌비는 향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의 다양한 제조사의 기기에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폰이든 음향기술이든 방향성은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향후 스마트기기 시장의 승부수 중 하나로 '사운드'가 부각된 것은 확실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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