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P인가, 태블릿PC인가 - 삼성 갤럭시플레이어 5.8

이문규 munch@itdonga.com

삼성전자의 '완전효자'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전세계에 걸쳐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면서 갤럭시 브랜드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에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이고 MP3, PMP 등의 멀티미디어 기기까지 갤럭시 이름으로 개명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인기에 밀려 사용자의 손길이 뜸해진 MP3 플레이어와 PMP 제품군은 개명 후 판매고에 반사효과를 얻었다(이전 제품 이름은 '옙-Yepp'이었다). 3년 전 출시한 갤럭시S를 시작으로 지금의 갤럭시 노트2까지 삼성전자는 동일한 플랫폼을 십분 활용하여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삼성 PMP 제품군 이름은 '갤럭시 플레이어'다.

최근에는 갤럭시 노트 등 5인치 이상의 화면 크기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갤럭시 플레이어도 5인치급 모델을 내놓았다(당연한 수순이겠지만). '갤럭시 플레이어 5.8'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화면 크기는 5.8인치, 즉 5.3인치의 갤럭시 노트, 5.5인치의 갤럭시 노트2보다 약간 크다. 제품군이 PMP다 보니 스마트폰보다는 화면이 클수록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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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최대 크기, 5.8인치 화면

전반적인 외형과 디자인은 기존 갤럭시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동안 애플과의 디자인 소송 때문인지 네 귀퉁이를 더욱 둥글게 처리했다. 얼핏 봐서 크기는 갤럭시 노트, 외형은 갤럭시S3와 흡사하다. 주변인들이 새로 나온 갤럭시 노트냐 물을 정도다. 전체 크기는 갤럭시 노트보다 약간 크다. 한 손으로 쥘 순 있어도 조작하기는 쉽지 않다. 최홍만 선수처럼 손이 정말 크지 않다면 한 손으로 무리하게 조작하려다 자칫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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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작동 버튼 수나 배치, 용도 등도 갤럭시 시리즈와 동일하다. 볼륨 조절 버튼, 전원 버튼, 홈 버튼 등이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메뉴 버튼과 취소/돌아가기 버튼은 터치 형식으로 홈 버튼 옆에 나란히 달려 있다(버튼 표시는 없다). 오른쪽 위 귀퉁이에는 스타일러스 펜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있는데, DMB 방송 수신 안테나다. 크기는 5.8인치지만 필기용 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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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갤럭시 플레이어70과는 달리 뒷면 커버를 열 수 있고 배터리(2,500mAh)를 분리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는 1개만 들어 있다. 마이크로SD 메모리도 뒷면에 들어 간다. 참고로 뒷면 커버는 다소 단단하게 부착돼 있어 이를 당겨 열 때 손톱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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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카메라는 300만 화소, 앞면 카메라는 30만 화소(VGA급)로 최신 기기치고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일반적인 사진, 동영상을 촬영하며 놀기에는 무리 없다. 아울러 전원 버튼을 약 10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강제 재부팅 되니, 사용 중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적용하면 된다.

화면은 '삼성의 자랑'인 아몰레드(AMOLED) 대신에 일반 TFT-LCD 디스플레이가 채택됐다. 가격을 낮추기 위함이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화면 크기는 갤럭시 노트2보다 크지만 해상도는 960 * 540이라 그보다 낮다(갤럭시 노트2: 1,280 * 720). 이 역시 가격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애정을 갖고 사용해 보니 화질로 인한 불편함이나 아쉬움은 별로 없다. 어차피 모바일 기기인 것을.

그래도 역시, 4인치대 화면의 스마트폰에서 5.8인치 '대형화면'으로 보니 시원시원해 좋다. 인터넷 서핑도, 블로그/카페 활동도, 앱(애플리케이션) 사용도 가독성이 높다. 큰 화면에 익숙해 지니 애플 아이폰4의 3.5인치 좁은 화면에 빽빽이 들어찬 화면 구성은 왠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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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외장 스피커는 전면 상단과 하단에 각각 달려 있어 나름 스테레오틱한 소리를 들려 준다. 음량도 제법 커서 볼륨을 최대로 올리면 다른 스피커에 연결하지 않고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어폰은 커널형(인이어, in-ear) 이어폰으로 일반적인 번들형 기본 제품 수준이다. 이어폰 줄 중간에는 볼륨 조절, 재생/멈춤(이전곡/다음곡) 버튼도 달려 있어 PMP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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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운영체계는 구글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적용됐고, 저장용량은 16GB 또는 32GB다(본 제품은 16GB 모델이다). 내장 메모리(RAM)는 1GB이며,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TI OMAP 4430)가 내장됐다. 전반적인 성능은 이전 제품인 갤럭시 플레이어7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PMP로서 딱 필요한 사양과 성능을 갖춰 2012년 10월 현재 16GB 모델이 45만원 선이다. 유사 사양의 타사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니 나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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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인터넷 강의 학습 용도의 안드로이드 PMP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PMP는 시대를 대표하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였다.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사용자 층도 20대 초중반의 대학/대학원생, 직장인들이 많았다. 그러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PMP의 판매고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제품군의 명맥만 유지한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중고등학생의 동영상 강의, 인터넷 강의를 위한 학습 기기로 소량 판매되고 있다. 갤럭시 플레이어 역시 철저하게 학습용 기기로 포장했다. 기기 사양이나 성능, 기능보다는 교육 관련 서비스와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닝허브 앱이 '메인'이다. 우선 한가지 마음에 드는 것은 교육용 메인 앱이라도 미리 설치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하는 사용자만 삼성앱스에서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러닝허브로 초등고교 교과 과정, 어학 과정, 회사직무 과정, 고시, 취미 및 교양 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유·무료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각 카테고리 별로 약 2,000개 이상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특히 올해 말까지 교과서 카테고리 450여 개의 전자 교과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단 초등학교 과정은 3학년부터 있다). 교과서 페이지마다 학습자만의 노트도 추가할 수 있고, 밑줄을 치거나 간단한 메모도 기록할 수 있어 유용하겠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종이 교과서보다 활용도가 높으리라 기대한다. 기존의 교육 앱은 대개 수능 수험 과정 만을 다루고 있는데, 러닝허브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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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허브 앱도 학생들에게 쓸 만한 앱니다. 이는 전자책 앱으로 리더스허브 스토어에서 서적, 잡지, 신문(기간 구독) 등의 유·무료 콘텐츠를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최신 콘텐츠 업데이트 제법 빠르고 수량도 적지 않다. 2012년 10월 현재 도서는 약 13만여 개, 만화 2,200여 개, 잡지 450여 개가 제공된다. 다만 신문은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은 게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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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학습 기기답게 프라임 통합사전이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여기에는 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불어, 독어, 한자 등이 포함되며, 중고등학생용 영숙어 사전 4종, 회화사전 등도 필요에 따라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무료 앱은 모두 삼성앱스를 통해 갤럭시 플레이어 5.8에만 적용된다.

수능 준비용 인터넷 강의 콘텐츠도 마련됐다. 대입 교육사이트인 '메가스터디'를 비롯해 '강남구청 수능 방송', 스카이에듀, 비타에듀, 비상에듀, 대성마이맥, 이투스 등의 수능 교육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이트에 따라 유료, 무료 콘텐츠로 구성되니 수강 전 이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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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나 삼성앱스, 에스서제스트(S Suggest) 등을 통해 교육 관련 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EBS 어학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EBS온에어' 앱은 조만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교육용 앱이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니 학습 기기로서 활용도가 높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또한 5.8인치 화면으로 동영상 강의 재생 시 칠판 화면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여기에 스타일러스 펜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유용하리라 판단된다.

갤럭시 노트 - (전화기능 + 펜 입력 + 고급 사양) / 학생 = 갤럭시 플레이어 5.8

안드로이드 기기다 보니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태블릿PC, 갤럭시 노트 등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라인, 다음 마이피플 등 소셜 메신저 앱도 가능하다. 고사양 게임이 아닌 이상 이러한 앱을 사용하는데 높은 성능이 필요하진 않다. 갤럭시 플레이어는 상위급 고가 갤럭시 시리즈에서 PMP로서, 학습 기기로서 불필요한 성능과 기능을 제거해 가격대를 낮춘 패블릿(폰+태블릿) 기기다. 갤럭시 시리즈가 처음 출시된 후 몇 년 동안 많은 개선을 이뤄 이젠 누구라도 별다른 불편,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갤럭시 플레이어 5.8은 갤럭시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와는 달리,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상하고 전략적으로 제작된 제품은 솔직히 아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DNA를 계승한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일 뿐이다. 국내 3,000만 명 이상의 스마트폰(또는 태블릿PC) 사용자보다는 일반 휴대폰(피처폰)을 사용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는 크게 필요하지 않을 기능과 고급 사양을 걷어냄으로써 가격대를 낮춘 학습 도구로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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