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접속의 대중화를 이끌겠다 - 알서포트 서형수 대표

이문규 munch@itdonga.com

알서포트 서형수 대표의 '원격접속', 한 우물 파기

한 가지 분야만 집중한다는 건 요즘 같이 변화무쌍한 시기에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것이 IT 관련 업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이내 국내외 거대 경쟁자에게 금세 추월 당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난다 긴다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사 속에서 한 분야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우리 기업이 하나 있다. 원격접속 서비스 하나로 10여 년간 전세계 동종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알서포트(www.rsupport.com)'다.

'알'이라는 접두어 때문에 인기 압축 프로그램의 형제 소프트웨어로 착각하기 쉽지만, 알서포트는 Remote Support(원격 지원)의 약자로 외부에서 PC 등의 시스템에 접속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원격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 관련 업체에 공급하는 업체다. 현재 국내에서 컴퓨터 또는 금융업계의 고객 원격지원 서비스는 거의 대부분 알서포트의 원격제어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알서포트 서형수 대표를 만나 지난 10년 간의 '한 우물 파기'에 대해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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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잘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알서포트는 어떤 회사인가?
알서포트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통한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 상용화한 솔루션 개발 업체로 지난 2001년 설립됐다. 현재 리모트콜(RemoteCall)을 비롯해 리모트헬프(RemoteHelp), 리모트뷰(RemoteView), 리모트API(RemoteAPI)등의 제품을 전세계 기업에 공급하고 있고, 많은 고객사로부터 속도와 안정성 등에서 인정 받아 원격지원 분야에서 나름 입지를 굳혔다. 원격제어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 지사를 두고 전세계에 걸쳐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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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원격제어 앱(애플리케이션)인 '모비즌' 베타 버전을 공개해 이미 10만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조만간 정식 버전이 공개되면 더 많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원격제어 분야는 오래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알서포트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알서포트의 고객사는 전세계 4,000여 개 업체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동종 분야 약 8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09년 8월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아시아 시장의 34%를 점유하여 1위에 등록되기도 했다. 일본 시장의 경우도 2008년 12월 기준 71.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MS 윈도우는 물론 리눅스, 유닉스 등 다양한 운영체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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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공급한 고객사 사례는 무엇인가?
이달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www.biff.kr, 10월 4일~13일)에 리모트뷰를 도입하여, 리모트뷰의 원격제어 및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여러 상영관의 관람객 상황과 티켓 예매, 관리 등을 한 화면에서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에 리모트콜(모바일팩 포함)을 공급하여, 향후 출시되는 NTT도코모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안심 원격 서포트'를 제공한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입, 사용하는 부가 서비스로, 사용이나 조작,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때 상담원이 고객과 화면을 공유해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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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LG전자, 삼성전자, 포스코, SC제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국내 대기업, 은행, 주요관공서 등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원격제어 서비스라면 '보안'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데, 전세계 고객사가 인정할 수 있었던 알서포트 만의 보안적 특징은 무엇인가?
알서포트 제품에는 우리 나름의 보안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나 자신이 보안 회사 출신이라 보안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하게 고려한다. 이를 테면, 상대방의 시스템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있으면 화면에 '원격 제어 중'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는데, 이를 제거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다른 사용자의 화면을 몰래 본다는 건 어쨌든 사생활 침해에 해당되거나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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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상대방이 마우스나 키보드 입력을 하면 무조건 제어권을 상대방에게 건네 주는 원칙, 상대방에게 제어 요청을 허락 받아야 하는 원칙, 스마트폰 원격 지원 시 사진/동영상/연락처 등 개인 정보 접근불가 원칙 등 세세한 보안 조건을 적용, 운영하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네트워크 및 시스템 보안 설정은 당연히 갖췄다. 원격제어 분야에서 10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안 사고 한번 터지지 않은 걸 보면 이와 같은 보안 원칙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와 같은 보안 요소가 알서포트 제품•서비스 만의 차별점이라 판단되는데, 그 외에 어떤 것을 차별점으로 여기고 있나?
10년 간 한 우물만 파면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 기술 노하우 등이 우리 만의 무기라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제품을 '명품'이라 자부하고 그에 맞는 기술력과 품질을 갖추고자 한다. 사용자 화면(UI)이나 아이콘 하나에도 다른 제품과는 다른 '세심함'을 자랑으로 우리 만의 독자성(identity)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에 일반 사용자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간결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전세계 수 많은 사용자가 증명하고 있다.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특히 외산 원격제어 소프트웨어가 득세할 시절 원격제어 분야로 뛰어 들게 했던 계기가 있었나?
학창시절, 기계설비를 전공해 졸업 후 모 전자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구형 컴퓨터를 이리저리 사용하며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 그 후 그래픽 환경(GUI)의 MS 윈도우 3.1이 출시되자 이를 토대로 한 일반 사용자용 원격제어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고 싶었다. 보안회사(하우리)로 이직하면서 그러한 열망은 더욱 강해졌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알서포트'를 창립했다. 여담이지만 전 직장이던 하우리, 안랩 등 국내 보안 업체의 90%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원격제어 소프트웨어의 전설 'PC Anywhere'의 시만텍도 우리 고객이다.

PC 원격제어 분야는 이미 접수했고 이제 스마트폰 원격제어 분야에 '모비즌'을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베타 버전 사용자만 1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비즌은 어떤 프로그램이고 정식 버전은 언제 나오나? 최근 한 모바일 게임 때문에 본의 아니게 세상에 잘 알려지게 됐다. 모비즌(Mobizen)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적용된 모바일 기기를 PC 등으로 간편하게 제어/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PC용)/앱(모바일 기기용)이다. 스마트폰에 있는 고객지원 서비스를 일반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적법'한 앱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겼거나 무언가 설정해야 할 때 자신의 PC에서 부모님 스마트폰에 원격접속해 해결/설정하는 방식이다(물론 부모님의 원격접속 동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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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에는 올 8~9월경 정식 버전을 출시하려 했으나,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에 맞춰 최적화하다 보니 출시일이 늦어지고 있다. 10월 말에는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며,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베타 버전임에도 사용자가 10만을 넘었다. 앱의 기능이나 안정성, 신뢰성 등에서는 자신 있다. 정 의심스럽다면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비즌에 대한 사용자 평가를 읽어 보길 권한다.

본 기자도 모비즌 베타 버전을 이전부터 사용 중이다.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작성 시 PC 키보드를 이용하니 정말 편리하다. 그만큼 개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어떤가?
안드로이드 기기는 운영체계 자체만 동일한 뿐 제조사 별로 기기 사양이나 외형, 특징 등이 각각 다르다. 즉 앱 개발에 표준이 없어 각 기기에 맞춰 앱을 다듬기가 쉽지 않다. 특히 키보드 입력 부분이 골칫거리인데, 영문과 달리 한글은 각 기기 별로 키 매핑(키 위치에 따른 입력값 지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면 스크롤도 어색해 지기 때문에 고충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구매 빈도가 높은 기기를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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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이슈가 나온 김에 묻는다. 이번 건에 대한 솔직한 견해는 무엇인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지만, 모비즌에 대한 그들의 초기 대응이 아쉬울 뿐이다. 모비즌은 애니팡보다 먼저 정식 공개된 스마트폰 원격제어 앱이다. 10만 사용자가 그 유용함을 증명한 공식 앱을 유해 툴과 함께 묶어 차단하고 일방 공지한 것이 유감이다. 또한 문제 발생 시 우리와 협의하여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도 이 참에 말하고 싶다. 중요한 건 어떤 앱을 차단하고 어떤 앱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두 앱을 모두 문제 없이 사용하게끔 양 사가 개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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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즌은 정식 출시 전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잘 알려지면 많은 사용자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듯한데, 홍보나 프로모션 계획은 없는가?
사실 알서포트는 비즈니스 고객용 제품/솔루션을 제공하다 보니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모비즌은 일반 사용자용 앱이니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 이전보다는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솔직히 모비즌과 같은 스마트폰 원격제어 기능이 대중화 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모비즌과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희소성이 감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비즌과 그 사용자는 특별하기를 바란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하드웨어 제품도 출시했는데, 신개념 KVM 스위치라 들었다. 어떤 제품인지 간략히 소개해 달라.
KVM 스위치는 서버 사용 환경에서 여러 대의 서버를 한 세트의 키보드(K)/모니터(V)/마우스(M)로 공유, 전환해 사용하는 기기다. 우리는 기존의 KVM 스위치에 원격제어와 녹화 기능을 가미한 '리모트KVM'을 개발, 출시했다. KVM 스위치라기보다는 이기종 시스템용 원격제어 툴이라 보는 게 맞겠다. 어떤 운영체계든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원격에서 제어, 관리할 수 있고, 풀HD 화질로 녹화도 가능하니 문제 발생 시 대응 범위가 넓다. 이에 따라 일반 PC, 서버뿐 아니라 자동판매기, 티켓발매기, ATM기, 공장시스템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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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이내에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넘버1'이 되겠다는 포부로 향후 5년 이내에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자 한다. 현재로서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는 국내 보안업체가 접근하기 힘든 해외 수출 부문에서 매년 500만 불 이상의 실적을 거둘 수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매출 실적 외에도 원격제어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의지만 있으면 누구라도 손 쉽게, 어떤 기기라도 원격제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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