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우리 덕분이다"

강일용 zero@itdonga.com

"경쟁력 있는 한국의 콘텐츠, 구글을 통해 전세계로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

스티브 잡스의 동업자이자 최대의 적이었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내한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킨 태블릿PC '넥서스7'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기 위한 행보였지만, 정작 넥서스7 출시 현장에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사업 설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와 애플간 소송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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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7은 관문, 중요한 것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슈미트 회장은 "넥서스7보다 넥서스7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넥서스7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경험하기 위한 관문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날 구글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구글 플레이 무비' 서비스를 런칭했다. 월트 디즈니, 소니 픽쳐스, CJ E&M 등 국내외 다양한 영화 배급사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달 초 개시한 전자책 서비스 '구글 플레이 북' 서비스에 이은 두 번째 온라인 콘텐츠 유통 채널이다. 그리고 "구글 플레이 북에 대한 한국 사용자들의 반응이 놀랍다"라며, 구글 플레이 북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에둘러 말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슈미트 회장은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정복하게 된 단초는 구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라며, "K팝이 성공하려면 인터넷 공유 문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를 세계로 널리 알리고, 세계의 콘텐츠를 한국 사용자도 손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슈미트 회장의 지론이다.

이밖에 "한국은 사용자 일인당 가장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은 국가"라며, "성공한 앱 개발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 사례로 스마트폰 게임 전문 제작사 컴투스를 꼽았다. 컴투스의 매출 90%는 스마트폰 게임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슈미트 회장은 구글 코리아 본사에서 싸이와 단독으로 만났다. 싸이는 "팬들을 위해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는데, 이제는 전 세계 팬들이 뮤직비디오를 즐기고 있다"라며, "이는 유튜브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슈미트 회장은 "보든 이들을 즐겁게 하는 훌륭한 콘텐츠였기에 가능했다"라며, "강남스타일 때문에 전세계가 한국을 주목한다. 당신은 한국의 위상을 높인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제품 판매 금지는 혁신을 막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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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에 대한 질문에는 "타사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혁신을 막는 행위"라며, "승자와 패자는 시장에서 가려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 대신 법정에서 싸우려는 애플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또한 "(기업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며, "제품 판매 금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애플의 기술(특허권)에는 많은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이 말이 애플과 직접적으로 특허소송에 나서겠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단순한 립서비스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애플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슈미트 회장은 "애플은 경쟁사지만 동시에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라며, "매일 애플 고위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불화설에 관해 입장을 표명했다. 슈미트 회장은 "삼성전자는 제일 중요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이건희 회장, 최지성 부회장으로 보인다)와 회동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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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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