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태블릿이 나왔다!? - 와콤 잉클링

태블릿이라는 단어는 2010년 아이패드가 출시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이지는 않았다(엄밀히 말하면, 태블릿과 태블릿PC로 다른 제품을 뜻하지만). 당시 태블릿은 디자이너들이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펜과 패드로 이뤄진 입력도구를 지칭했다. 물론 당시에도 태블릿PC가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지금이야 태블릿이라고 하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단어의 의미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디자이너들에게는 와콤사의 펜 형태 입력도구를 지칭하는 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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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태블릿이 어떤 기기인지 궁금하다면, IT동아에서 다룬 뱀부와 인튜어스 리뷰를 참고하도록 하자.

* 참고기사
평판 태블릿, '뱀부 3세대'에 대한 추가 발언 - http://it.donga.com/review/7316/
전문가용 태블릿 인튜어스4, 무선으로 변신 - http://it.donga.com/review/6686/

과거 태블릿은 꼭 PC에 유선으로 연결해서 사용해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휴대용 태블릿 형태로 발전해왔다. 점점 소형화되고 무선 연결 기능 등이 추가되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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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거치형 태블릿만이 아닌 휴대용 태블릿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실험적인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와콤에서 국내에 정식 발매한 '잉클링'이다. 잉클링을 간단히 소개하면, 언제 어디서나 종이만 있으면 컨셉 또는 아이디어 등을 스케치할 수 있는 휴대용 태블릿이다. 지금부터 이 잉클링이 얼마나 특이하고 신 개념적인 태블릿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잉클링 개봉 박두~!

제품 박스는 블랙과 화이트 투톤 색상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박스에 실제 팬을 이용하여 그린듯한 로고를 새겨 잉클링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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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을 개봉해 상자를 꺼내면 열면 펜과 휴대 케이스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라? 왜 구성품이 이것밖에 없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말자. 펜과 휴대케이스를 꺼내고 나면 펜에 넣어 사용하는 배터리와 가이드북 및 기타 필요 물품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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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케이스를 열어보면 여분의 펜심 4개와 PC에 연결할 수 있는 USB 케이블, 그리고 펜만큼 중요한 수신부 겸 저장기기(이하 리시버)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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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할 때 필요한 구성품은 모두 들어 있지만, 황당하게도 설치 디스크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리시버가 저장기기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USB 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연결하면 USB 메모리처럼 PC상에 외부저장장치 드라이브로 인식되며 필요한 프로그램이 모두 저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잉클링을 사용하는데 꼭 필요한 매니저 프로그램은 설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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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은 집에 둬라!

잉클링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종이만 있다면 바로 스케치하고, 이를 PC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PC가 없어도 그림 파일(JPG, PNG 등)을 만들어 준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몇 번 사용해보니 방법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일단 종이를 리시버의 집게 부분에 끼운다. 끼우지 않아도 상관은 없긴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입력을 위해 고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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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리시버에 표시된 전원버튼을 누르면 붉은 LED가 깜빡이는데 녹색이 되면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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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펜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 바로 리시버에서 가까운 쪽으로 2cm 구역은 입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상 2cm 정도는 띄워두고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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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용법 이외에도 특수 기능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레이어' 기능이다. 레이어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사용하는 기능으로, 하나의 투명한 판이 있고 이 판 위에 그림을 그리는 개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즉, 이 레이어를 여러 개 생성하면, 하나의 그림을 여러 개로 나눠서 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레이어 사용법도 간단하다. 전원 버튼 오른쪽에 있는 문서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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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종이에 그린 그림 또는 글자가 리시버를 통해 PC에서도 바로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펜과 리시버를 가지고 종이에 그림을 그렸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리시버를 PC에 연결하면 매니저 프로그램을 통해 밖에서 그린 그림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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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PC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해당 프로그램으로 편집할 수도 있다. 매니저 프로그램에서 작업한 데이터를 포토샵에는 비트맵 방식으로, 일러스트레이터에는 벡터 방식으로 각각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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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클링을 PC에 연결해 일반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잉클링을 PC와 연결할 후 펜 심을 한번 찍으면 펜이 켜지면서 '온라인 모드'가 된다. 온라인 모드로 바뀐 펜은 일반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펜을 한 번 두드리면 클릭으로, 두 번 빠르게 두드리면 더블클릭으로 인식한다. 다만, 일반 태블릿처럼 기울기나 압력감지 등은 사용할 수 없으니 간단한 작업을 할 때나 점검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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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긴 한데? 하지만...

잉클링의 기본 컨셉은 언제 어디서나 종이에 스케치하고, 그것을 바로 PC로 전송해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본 컨셉 자체는 상당히 신선했다. 종이에 그린 그림을 나중에 PC에 다시 입력하지 않아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신기했다. 두 번 작업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본 제품 성능이나 활용 방법 등에 상당히 만족했다. (개인적으로) 10점 만점에 10점은 주지 못하더라도 8, 9점 정도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야외에서 주로 작업하는 사람이나 생각날 때마다 컨셉 디자인 등을 바로 그리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잉클링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간단한 스케치를 옮겨오는 것, 그 이상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문 디자이너라면, 잉클링으로 스케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차 수정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모든 과정을 잉클링 하나로 끝낼 수 없다는 뜻이다. 한가지 더, 국내 출시 가격도 살짝 아쉽다. 잉클링의 해외 출시 가격은 약 200달러로 이를 환율 계산해보면 24만 원 정도다. 하지만, 국내 정식 발매된 가격은 약 30만 원 수준으로 조금 비싸게 느껴진다.

앞으로 잉클링이 다른 태블릿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모처럼 와콤에서 독특한 태블릿(?)을 선보였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후속 잉클링 신제품이 나온다면, 좀 더 다양한 기능 예를 들어 선을 삭제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글 / 류재민(bluesc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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