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에 숨은 먼지, 딱 걸렸어! 로보킹 듀얼아이 2.0

구석에 숨은 먼지, 딱 걸렸어! 로보킹 듀얼아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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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 숨은 먼지, 딱 걸렸어! 로보킹 듀얼아이 2.0 (1)

로봇청소기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 청소하던 랜덤 방식 로봇청소기는 어느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제품 상단의 카메라로 천장 이미지를 캡처해 청소 동선을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비전 방식 로봇청소기가 어느새 대세를 꿰찼다. 심지어 하단에도 카메라가 달린 제품까지 등장했다. 바닥의 패턴을 수시로 캡처하기 때문에 청소하다가 미끄러져서 자리를 이탈해도 원위치를 찾을 수 있단다. 그야말로 신통방통한 로봇청소기가 아닐 수 없다. LG전자의 ‘로보킹 듀얼아이’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카메라가 여럿 달린 로봇청소기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상단 및 하단 카메라에 원격제어용 카메라까지 탑재한 ‘로보킹 트리플아이’도 있다. 대신 여느 로봇청소기보다 1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출고가 89만9,000원) 걸림돌이다. 이 로보킹 트리플아이에서 기술 과시용 거품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을 뺀 것이 로보킹 듀얼아이 라인업이다. LG전자는 로보킹 듀얼아이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를 수개월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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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디자인과 기능을 대폭 개선한 ‘로보킹 듀얼아이 2.0(이하 듀얼아이 2.0)’을 내놓았다. 전작의 주요 특징이었던 음성인식 기능이 빠진 대신, 청소 효율을 높이고 청소 시간을 줄여주는 새 기능이 추가됐다. 카메라의 개수와 스마트 기능 여부를 따지기 전에, 로봇청소기의 본질은 청소 성능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일깨워주는 제품이다.

로봇청소기, 네모의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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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아이 2.0은 로봇청소기는 원형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과감히 깼다. 특이하게도 모서리가 둥근 정사각형 모양이다. 최근 사과를 연상시키는 모 회사가 이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이 자사 고유의 디자인이라며 특허 소송을 제기했는데, 혹시 듀얼아이 2.0이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로봇청소기를 태블릿PC로 착각하고 실수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일단 걱정은 놓아도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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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가 사각형이 된 이유는 모서리 청소 때문이다. 원형 로봇청소기로 청소를 하다 보면 방 구석의 브러쉬가 닿지 않는 부분에 사각지대가 생기기 마련이다. 개방된 장소라면 먼지를 보고 빗자루질을 하면 되지만, 탁자 밑처럼 평소에 손이 가지 않는 곳은 깜박 놓치기 쉽다. 듀얼아이 2.0은 이 구석진 모서리의 먼지를 노렸다. 먼지를 끌어모으는 사이드 브러쉬의 길이도 타사 대비 1.5cm 가량 더 길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LG전자의 주장에 따르면, 듀얼아이 2.0의 모서리청소 효율은 94%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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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아이 2.0의 정체성인 2개의 카메라는 상단 윗부분과 하단 아랫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상단 카메라는 여느 비전 방식 로봇청소기의 그것과 같다. 천장의 이미지를 캡처해 현재 어디를 청소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단 카메라는 바닥의 이미지를 3x3mm의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 캡처하는데, 이 이미지와 바퀴 회전수를 비교해 경로 이탈시 원위치를 찾는 것을 돕는다.

일각에서는 하단 카메라의 화소수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들어 ‘듀얼아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LG전자는 “화소가 낮아도 제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확실히 하단 카메라가 상단 카메라보다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화소수가 낮아도 엄연한 카메라가 맞다. 이 부분은 소비자 개인이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상판에는 ‘터보’, ‘모드’, ‘충전’, ‘시작/정지’ 4개의 터치식 버튼이 있다. 터보는 카페트 청소처럼 평소보다 더 큰 흡입력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기능이다. 모드는 ‘지그재그 청소’와 ‘꼼꼼 청소’로 나뉘는데, 전자는 장애물이 비교적 적은 공간에서 쓰기 좋고 후자는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서 쓰기 적합하다. 충전 버튼은 충전기로 돌아가는 버튼이며 시작/정지 버튼은 말 그대로 청소를 시작할 때와 중단할 때 쓰인다.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단순한 편이라 사용법을 익히기 쉽다.

로봇청소기가 멍청하다는 편견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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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 능력은 제법이다. 비단 듀얼아이 2.0 뿐만 아니라 최근에 나온 로봇청소기들은 대부분 뛰어난 인공지능을 보여준다. 웬만한 요철은 가볍게 뛰어넘고, 길도 잘 찾는다. 센서의 성능도 좋아졌는지 장애물도 알아서 척척 피한다. 문턱에 걸려 작동을 멈추거나 구석진 곳에서 우왕좌왕하던 로봇청소기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듀얼아이 2.0만의 장점이라면 집 구조를 기억하는 ‘홈마스터’ 기능을 들 수 있다. 여러 번 청소했던 곳의 구조와 장애물의 위치를 기억했다가 다음 번에 청소할 때 더 효율적인 동선을 짜는 기능이다. 로봇청소기가 학습 능력을 갖추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G전자의 주장에 의하면, 경쟁사 제품에 비해 충돌 횟수가 약 60% 줄었다고 한다. 다른 제품과 직접 비교해보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여기저기 충돌하는 상황이 많지는 않은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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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도 꽤 만족스럽다. 매일 10분 가량 사무실에서 사용했는데, 먼지통에는 꽤 많은 양의 먼지 및 작은 쓰레기가 모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 진공청소기보다 못하다는 게 대세였는데, 이제는 굵은 모래알도 말끔히 빨아들일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편견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로봇청소기의 청소 성능에 의구심을 가질 시기는 지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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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아이 2.0을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무엇보다도 소음이다. 내로라하는 로봇청소기들도 최소한 60dB의 소음을 발생시키는데, 이 녀석이 내는 소리는 일반 모드 기준으로 48dB에 불과하다. 이는 도서관에서 잡담을 나눌 때 생기는 소음과 비슷하다. 여러 로봇청소기를 사용해 봤지만 이처럼 조용한 로봇청소기는 처음 봤다. 청소 중에 TV를 보거나 대화를 해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흔적 엿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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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통의 구조를 살펴 보니,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일부 로봇청소기의 경우 먼지통과 본체 사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로봇청소기를 들고 다른 방으로 이동할 때 먼지통의 먼지가 역류해서 흘러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듀얼아이 2.0의 먼지통에는 안으로만 열리는 덮개가 있어 이를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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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어떤 로봇청소기 리뷰를 쓸 때, 미취학 아동이나 애완동물이 있는 집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 적이 있다. 어른들이 외출한 틈을 타 버튼을 이것저것 누르거나 위에 올라타서 망가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감안했는지 잠금기능이 새로 생겼다. 터보 버튼과 모드 버튼을 동시에 3초 이상 누르면 이 기능이 활성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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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스스로 고장 여부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기능이나 음성안내를 끄는 음소거 기능도 사소하지만 유용한 기능이다. 배터리는 최근 대세인(?) 리튬 폴리머다. 참고로 저가형 로봇청소기에 주로 사용하는 니켈수소 배터리는 메모리 효과(완전히 방전하지 않고 다시 충전했을 때 배터리 전체 용량이 줄어드는 현상)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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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아이 2.0은 본 리뷰어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로봇청소기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디자인은 나무랄데 없고, 청소 성능은 만족스러우며, 소음은 역대 최저다. 물론 가장 최신제품이기에 이전 제품보다 우수한 것이 정상이긴 하다. 아마 앞으로 나올 경쟁사 제품도 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2012년 8월 현재로서는 이만한 로봇청소기를 찾기 힘들다. 가격(인터넷 최저가 637,880원)만 감당할 수 있다면 주저없이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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