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애호가의 호사?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김영우 pengo@itdonga.com

아이폰이나 아이팟, 아이패드를 비롯한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유난히 자기 제품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 보고 ‘앱등이(애플을 무비판적으로 찬양하는 사람)’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하지만, 디자인이나 성능, 활용성 면에서 애플 제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이는 판매량만 봐도 충분히 증명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아이패드 시리즈는 태블릿PC 시장 전체에서도 독보적일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이렇게 인기가 좋은 제품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관련 주변기기도 줄지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아이패드 관련 주변기기 중에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독(dock) 형태로 아이패드를 꽂아서 쓰는 스피커다. 아이패드에 내장된 스피커는 아무래도 음질이나 출력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독 스피커다.

다만, 워낙 많은 아이패드용 독 스피커가 출시 중이라 소비자들로서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 지가 고민이다. 특히 디자인을 중시한 몇몇 제품은 음질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몇몇 사용자들은 별도의 오디오용 스피커를 구매해 아이패드에 연결해 꽂아 쓰기도 한다. 다만, 이러면 디자인 면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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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1)

이런 와중에 고급형 오디오 전문회사인 뱅앤올룹슨(이하 B&O)에서 아이패드용 독 스피커를 출시했다. 이전에 출시한 이 회사의 제품들이 그러하듯, 디자인은 물론, 음질 면에서도 기대가 큰 B&O의 베오플레이(BeoPlay) A3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세로와 가로, 모두 문제 없이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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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2)

이전에 출시된 여타의 아이패드용 독 스피커들은 세로 방향으로 아이패드를 꽂아 사용하는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베오플레이 A3는 세로는 물론, 가로 방향으로도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 어떤 방향으로 쓰더라도 디자인 면에서 어색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세로 방향으로 쓰면 전원 케이블이 제품 상단을 향해 꼽히는 형태가 되어 눈에 띄는 것이 옥의 티다. 차라리 전원 포트를 제품 후면 방향으로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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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3)

스테레오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청취자의 양쪽 귀로 각 채널의 소리를 분리 전달해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각 스피커가 양쪽 측면에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베오플레이 A3를 세로로 세워 쓰면 스테레오 음향이 왜곡되지 않을까 걱정할 만도 한데, 다행히도 베오플레이 A3는 각 측면에 1개씩, 4채널로 스피커를 내장했으며, 제품의 배치 각도를 바꿀 때마다 각 채널의 소리 역시 자동으로 전환이 된다. 가로 세로 문제 없이 정상적인 스테레오 음향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디오 전문회사다운 설계 노하우가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아이패드 시리즈를 위한 전용 설계

2012년 현재 출시 중인 아이패드는 초대 아이패드 외에 아이패드2, 뉴 아이패드 등이 있다. 베오플레이 A3는 기본적으로 아이패드 오리지날의 크기에 딱 맞는 결합부를 가지고 있지만, 아이패드2와 뉴 아이패드도 이질감 없이 꽂을 수 있도록 2가지의 고무 재질 케이스도 제공한다. 제공되는 케이스의 디자인이 무난해서 베오플레이 A3 결합 용도 외에 일반적인 보호 케이스로 써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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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4)

베오플레이 A3의 제품 결합부는 애플 제품 전용 30핀 커넥터로 구성되었다.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아이패드 외에 아이폰이나 아이팟 등의 다른 제품을 꽂아 쓰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쓰자니 디자인적으로 매우 어색하며, 베오플레이 A3 측면의 볼륨버튼 및 대기 버튼을 쓰기 위해 기기에 설치해야 하는 ‘BeoSetup’ 앱이 아이패드 시리즈 외의 기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패드가 아닌 다른 기기의 사용자라면 이 제품의 구매는 추천할 수 없을 것 같다.

작은 크기에서 나오는 탄탄하고 힘 있는 소리 매력적

베오플레이 A3에 아이패드2를 꽂아 실제로 사용해봤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베오플레이 A3는 가로와 세로 상관 없이 쓸 수 있지만 실제로 아이패드를 장착해보니 가로 방향으로 놓고 쓰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왠지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소형 TV나 모니터 일체형 PC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동영상을 감상할 때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가요 및 클래식 음악를 번갈아 감상해봤는데, 스피커의 크기에 비해 상당히 탄탄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저음이 아주 고급스러운데, 묵직함을 살리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가형 스피커의 경우 저음을 무리하게 내느라 ‘둥둥’ 하는 둔탁한 소리만 남고 디테일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면에서 베오플레이 A3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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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5)

표현력이 우수한 스피커 덕분에 영화를 감상할 때도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각종 효과음 및 대사가 상당히 또렷하게 들린다. 또한, 한계 음량 자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제품 크기에 비해 상당히 큰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볼륨을 높인 상태에서도 소리가 찢어지거나 왜곡되는 현상이 없어 오디오 전문 브랜드의 역량을 느낄 수 있었다.

철저하게 기획된 타게팅 제품에 매력을 느낀다면

B&O 베오플레이 A3는 철저하게 애플 기기 애호가들의 성향을 분석해 나온 제품인 것 같다. 감각적인 디자인에 아이패드 시리즈만을 위한 전용 설계를 했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여기에 B&O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우수한 음질을 갖추었다는 점 역시 애플 기기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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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호가의 특권?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3 (6)

다만, 약 90만 원(2012년 8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에 이르는 높은 가격은 이 제품의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최대의 장벽이다. 물론 B&O 제품은 전반적으로 고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애호가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제품의 컨셉이나 가격을 볼 때, 이 제품은 확실히 99%의 일반 대중들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아이패드의 활용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어떠한 비용 투자도 감수할 수 있으며, B&O라는 브랜드가 가진 무게감 역시 정확하게 알고 있는 1% 남짓의 소수를 위한 제품이 분명하다. 이 제품의 구매를 쉽게 권할 수 없으면서도, 구매하겠다면 말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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