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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마트폰, 이제 애인이 가져가도 안심?

강일용

“자기야, 방금 문자 보낸 김교수가 누구야?”
“응? 대학 은사님이야.”
“근데 왜 자기보고 오빠라고 해?”

세상에는 스마트폰을 애인에게 보여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애인 외에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 것을 감추고자 전혀 엉뚱한 이름으로 연락처를 저장하곤 한다. 그러나 사례처럼 불행(?)한 사태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바람난 것을 애인에게 적발당한 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흔한가.

그러나 이제 애인에게 안심하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여줄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다중 계정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중 계정(multi-user support)이란, 하나의 기기에 여러 계정을 등록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다중 계정 기능을 활성화하면 각각의 계정은 핵심적인 시스템 파일만 공유하고 문서, 사진, 연락처 등 개인 데이터는 따로 관리할 수 있다. 윈도에 탑재된 ‘사용자 계정’도 다중 계정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나 iOS는 아직 다중 계정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1(이하 젤리빈)에는 다중 계정을 설정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코드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31일, 다중 계정을 활성화한 영상이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 XDA 디벨로퍼에 올라온 것.

이 영상을 올린 개발자는 “현재로서는 주 계정을 유지한 상태로 타 계정에 게스트(Guest, 손님) 권한만 넘겨 줄 수 있다”라며, “게스트 계정은 와이파이, 블루투스, 홈 화면 설정이나 연락처 등 몇가지 기능만 별도 설정할 수 있고, 통화목록이나 메시지를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이 영상을 살펴본 네티즌들은 “구글이 다중 계정을 추가하기 위해 테스트 중인 것 같다”라며, “통화목록이나 메시지도 별도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내 스마트폰, 이제 애인이 가져가도 안심? (1)

다중 계정 프로그래밍 코드가 이미 삽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다중 계정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다만, 업데이트 시기는 미정이다. 젤리빈에서 활성화할 수도 있고, 다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키라임파이’의 핵심기능으로 소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중 계정이 도입되면 한층 편리하게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타인의 단말기라도 자신의 계정으로 접속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미리 설정해 놓은 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타인에게 스마트폰을 건네줘도 홈 화면 아이콘 배치나 각종 설정이 멋대로 변경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하나의 태블릿PC를 가족끼리 공유해도 변경된 설정 때문에 다툴 우려도 없다.

그러나 다중 계정에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구글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불륜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 다중 계정을 통해 통화목록과 메시지 그리고 연락처를 별도로 관리하면 무슨 수로 애인의 바람기를 적발하란 말인가. 물론 다중 계정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찾아낼 수 있겠지만, 다중 계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애인의 바람기를 잡기위해 기계뿐만 아니라 사람도 스마트해야 하니 바야흐로 세상이 요지경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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