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잘 되는 울트라북 없소? HP 엔비(Envy) 4

김영우 pengo@itdonga.com

생산 규모와 시장 점유율이 일정 수준 이상에 올라선 제조사라면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중에는 일반 제품과 사뭇 다른 이른바 ‘프리미엄급’ 제품 역시 나오기 마련이다. 사실 프리미엄급 제품이라고 해서 일반 제품과 쓰임새가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해당 제조사의 노하우와 특별한 손길이 들어간 만큼, 세세한 곳까지 일반 제품에선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함 정도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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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14인치 화면의 울트라북인 엔비(Envy) 4-1038TX(이하 엔비4)는 HP의 프리미엄급 노트북 브랜드인 엔비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기본적으로는 인텔의 울트라북(Ultrabook) 표준을 따르고 있지만, 이곳 저곳 살펴보면 엔비 시리즈 고유의 정체성이 깃들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울트라북이 되었어도 역시 엔비는 엔비

HP의 엔비 시리즈를 접해본 사용자라면 엔비4의 외관을 보고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헤어라인 무늬가 들어간 알루미늄 재질, 그리고 블랙과 실버가 어우러진 투톤 컬러의 디자인은 이전의 엔비 시리즈에서도 채용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엔비4의 무게는 1.75kg으로, 보기보단 다소 묵직한 편이다(요즘 나오는 14인치급 울트라북 중에는 1.5kg 남짓의 제품도 제법 많다). 그래도 그만큼 금속 재질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내구성 면에서는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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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젠 엔비 시리즈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은 비츠(beats) 오디오 시스템도 탑재했다. 키보드 상단에 위치한 스피커에 붉은색 비츠 로고가 찍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엔비4로 음악을 들어보니 노트북용 스피커치고는 저음이 단단한 편이고, 고음의 섬세함도 수준급이었다. 일반 스테레오 스피커 외에 저음 전용의 서브우퍼를 추가하고, 음향 전반을 다듬어주는 비츠 오디오 전용 프로그램이 기본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키보드 백라이트 없는 점은 다소 아쉬워

키보드는 요즘 유행하는 아이솔레이트 타입이다. 키 사이의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타이핑할 때 오타를 줄일 수 있고, 일단 보기에도 좋다. 각 키의 표면도 널찍해서 데스크탑PC용 키보드 못잖은 감각으로 타이핑할 수 있다, 특히 외국 브랜드 노트북 중에는 오른쪽 시프트(shift)키가 작아서 한국인이 타이핑하기에 좀 불편한 경우가 제법 있는데, 엔비4의 오른쪽 시프트키는 매우 넓어서 그럴 걱정이 없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키보드 백라이트(후방조명)가 안 들어간 건 조금 아쉽다. 키보드 백라이트가 있으면 어두운 곳에서 작업할 때 매우 편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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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패드는 버튼과 터치 면이 일체화된 형태다. 이런 형태의 터치패드는 터치 면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두 개의 손가락을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터치 기능도 지원하므로 이를 이용해 확대나 축소, 회전 및 스크롤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버튼부의 표면을 만져도 마우스 커서가 이동하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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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할 때는 터치패드 좌측 상단의 기능버튼을 빠르게 두 번 터치하자. 이렇게 하면 터치패드 좌측의 램프에 불이 들어오면서 터치패드가 비활성화된다(노트북 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즉, 타이핑할 때 손목이 터치패드에 닿아 마우스 커서가 오작동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전형적인 울트라북의 측면 포트 구성

측면 포트의 구성은 전형적인 울트라북의 그것이다. 총 3개의 USB 포트와 음성 입력/출력 포트, 그리고 HDMI 및 유선랜(RJ-45), 카드리더(SD, SDHC, SDXC, MMC 지원)로 구성되어 있다. CD나 DVD를 사용할 때 쓰는 ODD(광학드라이브)가 없는 것을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울트라북 중에 ODD를 탑재한 제품은 없으니 이를 이 제품만의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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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아쉬운 점이라면 구형 모니터나 프로젝터로 화면을 출력할 때 주로 쓰이는 D-Sub(VGA) 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HDMI 포트가 있지만 이는 신형 모니터나 HDTV에서만 주로 지원한다. 따라서 엔비4를 모니터나 프로젝터에 연결해서 쓰고자 한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영상기기의 포트 구성을 명확히 확인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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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3개의 USB 포트 중에 2개가 최신 규격인 USB 3.0이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므로 USB 3.0을 지원하는 USB메모리나 외장하드가 있으면 유용하다. 실제로 USB 3.0 규격의 외장하드를 꽂아 데이터 복사를 해보니 USB 2.0에 비해 3배 정도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고성능 GPU 탑재, 게임 구동에도 문제 없어

울트라북은 대개 성능 보다는 휴대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최신 게임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일반 노트북에 비해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 면에서 아쉬움을 느끼곤 했다. 엔비4 역시 CPU는 울트라북용인 인텔 3세대 코어 i5-3317U(1.7GHz)를 탑재했다. 하지만 GPU의 경우, 노트북용 GPU 중에서도 중상급에 해당하는 AMD 라데온 HD 7670M을 탑재하고 있어 게임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성능을 보강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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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 ‘디아블로3’를 실행해 엔비4의 게임 성능을 가늠해봤다. 화면 해상도는 엔비4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인 1366x768로 설정했으며, 그래픽 옵션은 모두 ‘높음’으로 맞추고, 계단현상 제거는 적용하지 않은 상태로 20여분 정도 플레이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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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55 프레임 내외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몬스터가 등장할 때는 25~30 정도까지 프레임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역시 전체 게임 실행에는 크게 지장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픽 옵션을 높인 상태에서 테스트한 것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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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엔비4는 라데온 HD 7670M과 함께 인텔 HD 4000 GPU도 함께 탑재하고 있다.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라데온 HD 7670M으로, 평상시에는 전력 소모량이 낮은 HD 4000으로 실행된다. 다만, 간혹 고성능이 필요할 때도 HD 4000으로 구동되어 제 성능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때는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오른쪽 클릭 후, 화면에 나오는 ‘전환 가능 그래픽 구성’ 메뉴를 실행해 원하는 프로그램의 항목을 골라 ‘고성능’ 모드로 지정해두자.

그 외에 엔비의 성능 중 눈에 띄는 점이라면 2개의 저장장치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32GB의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와 500GB의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혼합한 구성이다. 기본적인 일반 데이터는 용량이 큰 HDD에 저장하고, 자주 쓰는 데이터나 부팅에 필요한 데이터는 속도가 빠른 SSD에 저장해 프로그램 실행 및 부팅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엔비4의 부팅이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는 일반 노트북에 비해 제법 빠른 편이다.

천편일률적인 울트라북 시장에서 나름의 개성 확립

최근 노트북 시장은 그야말로 울트라북 전성기다. 그래서일까. 제조사는 달라도 제품은 비슷한 경향이 있어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HP 엔비4는 제법 개성이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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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울트라북이면서도 게임 성능 및 데이터 저장 공간의 확충에 신경을 쓴 점, 그리고 HP 엔비 시리즈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 및 우수한 음향 성능을 계승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가격도 110만 원 정도(2012년 7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로, 성능에 비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참고로, HP는 현재 엔비4-1038TX 및 엔비6-1014TX, 그리고 엔비 스펙터의 체험 이벤트를 실시중이다. 신청은 IT동아의 이벤트 페이지(http://it.donga.com/event/9969/)에서 2012년 7월 22일까지 받는다. 행사 참여단 중 5명에게 제품을 증정하며, 나머지 체험단에게는 자신이 체험한 제품을 66%의 할인가에 구매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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